태그 보관물: 넷플릭스

월간순정 노자키군

https://www.youtube.com/watch?v=aAaQekXuISU

일본 애니를 안 본 지 한 백만 년은 된 것 같은데
친구 집에 놀러갔다가 추천받아서
넷플릭스에서 정주행.
[넷플릭스 대단해. 발리우드 영화도 일본 애니도 마구 올라오고 있어!]

확실히 나이가 들고 나니 [이건 나오는 작품들의 분위기가 바뀐 탓도 있을 듯]
더 이상 일본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볼 수 없게 되었는데
처음 오프닝을 볼 때까지만 해도 그냥 평범한 작품인지 알았건만

생각 외로 엄청나게 폭소하면서 뒹굴며 봤다.
기존 클리셰를 뒤집고 있을 뿐만 아니라
캐릭터들이 다들 유쾌하고 기본적으로 정상인 놈이 하나도 없는데
동시에 각자 미묘한 데서 정상적인 특성을 함께 보유하고 있어서
균형을 잘 잡고 있다.

호리 선배 최고야. 캬캬캬캬캬캬캬
그리고 오랜만에 여주인공도 귀엽다.
딴지를 거는 역할이라 그런가 싶다.

원작은 4컷 만화라는데 단행본도 한번 사 볼까 고민 중.

 

넷플릭스 “우산혁명: 소년 vs 제국”

원제는 “조슈아”

중국 본토의 정신교육이라 할 수 있는 국민교육에 반대하여 14세에 학생운동조직인 학민사조를 조직하여 홍콩 정부의 항복을 이끌어내고 이후 홍콩 우산혁명에서 학생운동 주축으로 활동했던 조슈아 웡과 동료 학생운동가들에 관한 다큐멘터리.

무심코 선택했는데 올해 선댄스 영화제 출품 및 수상작품이라고 한다.

내가 어렸을 적, 일본문화가 개방되기 전에 홍콩은 내가 알던 아시아 최고의 자유국가이자 선진국이었다. 영화 속 거리에서는 외국인들이 일상적으로 돌아다녔고 홍콩인들 역시 유창한 영어를 말하며 영국 국기에 경례를 했다. 홍콩반환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것과 약간 다른 의미로 지난 세기와 21세기를 가르는 역사적 사건이었다.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이후에 태어난 세대는 그야말로 독특한 이들이다. 그들은 중국인도 아니고 식민지인도 아니다. 식민지 시절의 자유로운 홍콩의 혜택을 받으면서도 늘 중국 본토가 그들의 일부분이며 항상 옆에 존재하고 있음을 피부로 느끼는 세대다.

그럼에도 자신들이 무엇을 잃어가고 있는지를 알고 있기에 가져야 할 것을 갈망하는 세대. 앎에서 자생적으로 일어난 학생운동. 신기할 정도로 차분하고 어른스럽고 동시에 냉정한 이 운동가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우리나라의 과거와 현재와 겹쳐보이면서도 동시에 많이 다른 이들이 새로운 정당을 통해 앞으로 조금씩 더 많은 승리를 맛보고 원하는 결과를 일궈낼 수 있기를 바란다. 갈등하고 분열하고 좌절하겠지만, 그래도 수십년 뒤에 지금보다 더욱 자랑스럽게 돌아볼 수 있길 바란다. 그리고 무엇보다 부디 살아남기를.

수년 전 홍콩에 며칠 여행을 갔을 때 광장에 세워져 있던 대자보를 발견한 기억이 난다. 묘한 곳이었다, 그곳은. 그러한 대자보를 보며 이곳이 본토와는 다른 곳임을 느끼고, 경찰이 아닌 군복을 보며 중국의 일부임을 느끼며, 시내 한가운데 건물들을 점령한 동남아 출신 파출부들을 보며 기괴함을 느꼈다.

아무래도 나는 영어권에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있기에 주변 아시아국의 정황에 대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거나 이해도가 낮은 경향이 있다. 우산혁명 당시 조슈아 웡은 상당한 유명인사였던 모양인데, 전혀 모르고 있었다. 지금이라도 조금이나마 알게 되어 다행이야.

 

마인드헌터


존 더글러스의 동명의 논픽션을 바탕으로 한 창작 드라마.
존 더글러스와 로버트 레슬러, 앤 버지스를 모델로 주인공들을 재구성했다.
[확실히 요즘에는 이런 기법의 창작물 – 특히 미국 드라마 부문에서 – 이 늘어난 것 같다.
생각보다 자주 눈에 띠는걸.]

오랜만에 수사물다운 수사물을 봐서 기쁘다.
정통적인 수사물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한동안 캐릭터의 매력에만 기대서 스토리에는 신경쓰지 않는
이야기들을 너무 많이 본 탓에 정말 단물 같았다.
무엇보다 정말 간만에 연출이 좋아. ㅠ.ㅠ
다른 TV 방송국 드라마보다 넷플릭스가 질적인 면에서 훨 낫다니 ㅠ.ㅠ

가볍게 휙휙 넘어갈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끝’이 어떻게 되는지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달리게 된다.

어릴 적부터 읽어 익숙한 인물과 사건들과 실제 살인범들이 등장하고
또한 익숙한 용어와 시스템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전개될 때마다
일종의 희열감이 느껴지기도 하고.

하지만 이제는 많은 시간이 지나고
사회적인 억압과 코드도 바뀌어
기존의 프로파일링 기법이 어디까지 쓸모가 있는지 모르겠다.
현장에서는 내가 모르고 미디어에 노출되지 않는 심층적인 부분까지
지금도 끊임없이 다듬고 있겠지만.

에드워드 켐퍼 역의 배우에게 박수를.
보는 내내 정말 소름끼쳐서 죽는 줄 알았다.
외모까지 그렇게 닮아도 되는걸까.

“드랍 데드 디바”

넷플릭스에서는 “체인지 디바”

일하다 중간중간 가볍게 볼 게 필요해서
눌렀는데
생각보다 재미있어서 4시즌까지 미친 듯이 달렸다. .
다만 4시즌 피날레에서
여기서부터는 그만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일단 중지.
나중에 내키면 다시 시작할지도.
뎁의 성격이 제인의 머리와 만나 너무 빨리 바람직하게 변화한 건 둘째치고
일단 초반에는 사건들과 법정 공방이 재미 있어서 달렸는데
후반부로 가니 사건들도 왠지 비현실적인 해결책이 늘어서  
흥미를 잃었다. 아쉬워라.
킴이 생각보다 상당히 흥미로운 캐릭터였고,
중간에 한국과 부탄 이야기는 좀 많이 실소할 수 밖에 없었고
[굳이 그래야했을까 -_-;;]
장점이 있는 만큼 단점도 눈에 띄는 편.
그래도 한동안은 재미있게 보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