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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덤” 2시즌 – 넷플릭스

넷플릭스의 “킹덤” 2시즌.

확실히 재미있어.
“시그널”도 내 취향일 거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찾아봐야 하나.

1시즌에 벌려놓았던 떡밥을 전부 회수한다.
각 화마다 한 가지씩의 볼거리가 있다는 점에서 좋았으나
시간에 너무 쫒기는 터라 ‘스토리’를 푸는 데에만 급급하다는 것이 너무 아쉽다.
1시즌에서는 좀 급해도 이야기가 몇 개 안 되니 뭐 괜찮지 않나 싶었는데
2시즌은 6화가 아니라 최소 8화, 아니면 10화로 늘렸어야 했다.
하기야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겠지만. 

우리나라 좀비들은 정말 너무 빠르고 급하고 부지런해서
괜히 한국 좀비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단 말이야.

상복을 이용해 붉은 피의 효과를 최대한 낸 것도 보기(?) 좋았다.
1시즌부터 확실히 비주얼에 신경쓰고 있는 것 같지.

서비의 활약이 늘어나서 기뻐.
지난 시즌에는 그 배두나를 데려다가 이거밖에 못써먹나 많이 아쉬웠었고
사실 지금도 좀 아쉽긴 한데 그래도 포지션은 확실히 구축했으니까.

“윗쳐” – 넷플릭스

볼까말까 하다가
머리를 식힐 게 필요해서.

게임 원작이라는 것만 알고 있을 뿐 관련 정보를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상태에서 시청했다.
(요즘엔 뭐든 백지 상태에서 보는 게 버릇이 되었다. 흥미롭거나 궁금해진다면 정보는 그 후에 찾아보는 게 좋고.)
아마 그 사실을 알고 시작했는데도 처음, 중간 몇 화는 굉장히 지루하다.
그나마 흥미를 느끼기 시작한 건 예니퍼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시작이 강렬한 데다 배우의 연기가 좋다.
그러다 보니 나중에 외적 변신을 한 뒤에는 오히려 캐릭터가 죽는 느낌이 든다는 게 단점.
예니퍼와 시릴라가 나오는 부분은 흥미진진한데
게롤트가 나오는 화들은 “아, 방금 플레이어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선택지 골랐네”는 순간들이 정말로, 문자 그대로, 적나라하게 느껴진다. 그만큼 가끔 엥? 싶을 정도로 개연성이 떨어지고 어색해.
HBO가 목표인지 쓸데없는 눈요기거리도  빠지지 않고.

다만 중반 이후 드라마 전체를 관통하는 트릭을 눈치채기 시작하면서 스릴감이 붙기 시작하는데
마지막에 한 점으로 귀결될 때에는 거의 쾌감까지 느껴진다.
다른 모든 단점들을 깜박 잊어버리게 만들 정도로 뿌듯함이 느껴지더라.
이런 거 너무 좋아. ㅠ.ㅠ

개인적으로 최애는 신트라의 여왕님과 마법학교 티사이아.
내가 중년 아저씨뿐만 아니라 확실히 중년 여성들에게도 약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흑.

2시즌 궁금하네.

“넥스트 인 패션” – 넷플릭스

패션에 딱히 관심도 없고,
특히 경연프로그램엔 관심이 없는 편인데
추천이 올라오길래 가볍게 볼 생각에 클릭.

오랜만에 보는 기분 좋은 프로그램이었다.
미국애들 경연 프로그램은 특히 자극적인 부분이 많고
한국 쪽은 지나치게 개인적인 이야기가 많아 거부감이 드는데
아주 적당하다.
개인의 배경을 설명해주긴 하나 간결하고 지나치게 감정에 치우쳐 있지 않으며
무엇보다 참가자들끼리 커다란 갈등 없이
서로 돕고 도와가며 친목을 다진다.

아마 참가자들 전원이 이미 웬만큼 경력을 지닌 프로페셔널들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참가자를 선정할 때 정신감정까지 했다는 정보를 읽었다.

심사위원의 평에는 몇 개는 찬성, 몇 개는 동의하지 않는 편.
난 역시 깔끔하고 실용적인 걸 좋아하다 보니 런웨이와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한국 디자이너인 민주 킴의 스타일은 나와는 조금 안 맞는 편인데
그럼에도 레드 카펫 드레스와 밀리터리와 마지막 컬렉션 중 대다수는 좋았어.
색감이 뛰어나고 개성이 넘친다는 말에 동의. 확실히 형태든 색깔이든 언제나 눈에 확 띤다.

찰스와 다니엘도 깔끔한 게 좋았어.
하지만 역시 가장 취향이라면 경연 내내 엔젤이 입고 나온 옷들이 아닐까 싶다.

기분 좋은 프로그램이라서 10화를 다 본 뒤에도 몇 부분은 다시 돌려 보게 되더라.

“메시아” – 넷플릭스

확실히, 디즈니 플러스에 너무 밀리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작품들 보는 맛이 정말 쏠쏠하다.
좋은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물론 대중은 어떤 선택을 할지 모르겠지만.

팔레스타인 지역에 홀현히 나타난 메시아일지도 모른 사나이와
그의 등장으로 인해 벌어지는 사건들.
정부기관에서는 조금씩 그의 존재를 밝혀내기 시작하는데,
진짜 신의 사도인가 아니면 사기꾼인가.

종교가 없으며, 무신론자라기보다는 인격신 부정론자인 나로서는
극 초반에 에바가 한 말에 동감한다.
“어차피 예수도 (사회혼란을 야기하는) 떠버리 무정부주의자였을 것”

그리고 극동인이다보니,
회의적이면서 하지만 진짜였다면 참 좋겠다, 라는 게 극을 보고 거기 이입하는 게 아니라 이 극을 보고 있을 백인 시청자들에게 이입하는 기분이다. 주제가 흥미롭고 심각하며 현실과 이렇게까지 가까운 의문을 던질 때면 이렇게 되는거지. 저 신은 내가 생각하는 신이 아니요, 우리의 신이 아니므로. 다만 기독교인과 이슬람교인의 느낌은 정말로 나와 다르겠지.

의문만 던지고 애매모호하게 끝날 것 같았는데 보아하니 2시즌이 기획될 것 같다.
적어도 예수의 일대기는 따라가야겠지.

중간중간 정말 아슬아슬하게 “범죄자”일지도 모른다는 분위기를 풍겨주는 게 진짜 좋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