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여,
제게 희미한 빛이라도 주옵소서.
밤에 날아다니는
개똥벌레가 내는 만큼의 빛을
이 생애를 통하여 주시옵고
또 인도하소서.
단 하루밖에 지속되지 않는 이 꿈,
거기에는 만나야 할 숱한 것,
웃어 넘겨야 할 많은 것,
그런 것들이 도사려 있습니다.
그런데
여느 변속한 사람들은
그 돌길을 즐겨 걷고,
또한 이 길을 따라
자꾸자꾸 뛰어가고 있습니다.
– “달의 신전’ 중에서….
제게 희미한 빛이라도 주옵소서.
밤에 날아다니는
개똥벌레가 내는 만큼의 빛을
이 생애를 통하여 주시옵고
또 인도하소서.
단 하루밖에 지속되지 않는 이 꿈,
거기에는 만나야 할 숱한 것,
웃어 넘겨야 할 많은 것,
그런 것들이 도사려 있습니다.
그런데
여느 변속한 사람들은
그 돌길을 즐겨 걷고,
또한 이 길을 따라
자꾸자꾸 뛰어가고 있습니다.
– “달의 신전’ 중에서….
김진 선생님의 수많은 작품들을 좋아하지만, 손에 못 넣은 미련이 있어서인지, ‘달의 신전’과 ‘신들의 황혼(라그나로크)’은 개 중 특별합니다. ‘신들의 황혼’은 제가 처음으로 접한 김진 님의 작품이고, 달의 신전은 그 두번째 작품이거든요. 전자는 제게 순정만화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게 만든 녀석이고, 후자는 그 발을 한층 더 깊게 들여놓게 만든 녀석입니다. 한참 주변과의 거리감에 지쳐있던 어린 여자아이에게는 망치로 머리를 한대 얻어맞은 듯한 커다란 충격으로 다가왔지요. 그 뒤에는 몽롱한 부유감이 덮쳐왔고 말입니다. 너무나도 현실에 가까워서 현실이 아닌 듯한, 몸 전체가 공중에 떠 있지만 그 살갗에는 싸늘한 소름이 돋아 있는 그런 느낌. 아마 한눈에 반한다는 게 그런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워낙 이 두 작품을 본 지가 오래되어서 지금 보면 또 어떤 기분이 들지 모르겠습니다. 이제는 더이상 그정도로 감동받고 자시고 할 영혼이라는 게 과연 남아있는지도 의심스러운 실정이니까요.
덧. 상자 만들기, 요긴하게 쓰겠습니다, 전뇌인간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