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보관물: 레이아 올가나

The courtship of Princess Leia

나름대로 “오오, 귀여워~~~”하고 킬킬거리며 읽어 내려가고 있던 중

쓰리피오의 장황설 속에 이어지는, 한 솔로에 대한 그 괴악한 설정을 읽고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당황해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봐요, 작가. 당신 진담이오? -_-;;;
아니, 물론 수많은 EU 소설들에 진담처럼 안 보이는 설정들이 많다는 건 이해하지만, 인정하지만, 알고 있지마안~~~~~~~~~!!!!!!!!! 이, 이건 좀…….????????

아아, 황당해서 머리가 굳었어요. ㅠ.ㅠ
하비님, 대체 이 충격에서 어떻게 벗어나신 겁니까아!!! 혹시 뒤쪽에서 또 반전이 있거나 그런 건 아니죠? 으허허허허허허허허……

그 둘이 불과 물이라면….

스타워즈 30제 목록을 주욱 훑어보다가 문득 떠올라서 끄적여봅니다.

14번 ‘불’과 24번의 ‘물’은 떼어놓고 보면 여러가지 이미지가 떠오르지만 그 둘을 나란히 놓고 들여다보면 저절로 스카이워커 부부가 연상되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아나킨은 확실히 ‘불’입니다. 그는 건조한 사막의 혹성에서 자라났고, 화려하고 강렬하게 타오르며, 언제나 사방으로, 그리고 위로 뻗쳐나가려는 성질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래서 결국은 주변 모든 것을 빨아들이고, 자신의 불꽃으로 감아올리고 파멸시키죠. 그래서 그의 에너지는 세상을 까맣게 불태우고 모든 것을 무로 되돌립니다. 그리고 새로운 세상은, 바로 그 시점에서부터 시작되지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에 비해 파드메는, 물의 속성을 지닙니다. 그녀는 호수의 혹성에서 자라났고, 불의 주민인 아나킨이 동경하는 존재입니다. 아나킨이 밖으로 밖으로 확장해나가려는 성질이 있다면, 파드메는 중앙으로, 하나로 집중하려는 성질이 있습니다. 그녀의 믿음은 언제나 확고합니다. 물은 전반적으로 일관되고 한쪽 방향으로 흐르며, 그 속성을 변질시키기가 가장 힘든 존재입니다. 수면은 흔들리지만 심해는 고요하고, 평소에는 온화해보이지만 한번 폭발하면 불보다 거셉니다. 그 순간에는, 불을 꺼뜨릴 수도 있겠지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루크는 ‘대지’입니다. 그는 스타워즈 세계의 중심이며, 모든 이야기가 시작되고 동시에 이야기가 끝나는 완성 지점입니다. 그는 이 세계를 받치고 지탱하는 자이자, 모든 이들의 발판입니다. 그러나 결코 눈부시게 돋보이는 존재는 아닙니다. 왜냐하면 그는 항상 우리의 ‘발 밑’에 있기 때문이죠. 그는 가장 중요한 왕의 자리에 위치하지만, 결코 우러러보는 존재는 아닙니다. 대지는 그렇게 모든 것을 감싸안고, 조용히 그 자리에서 단단하게 버팁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레이아는 ‘금속’입니다. 그녀는 대지 위에 길을 내고 누구보다 제일 먼저 앞장서서 나아갑니다. 그녀는 날카로운 칼날로 장애물을 베는, 진정한 투사입니다. 반면 금속은 그 무엇보다 단단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깨지기 쉽습니다. 따라서 어찌보면 가장 연약한 존재라고도 할 수 있지요. 그녀는 어디서나 반짝반짝 빛나는 존재이고 불 다음으로 파멸의 속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오비완은 ‘나무’입니다. 그는 유일하게 생명이 있는 유기체이고, 유일하게 스카이워커 집안이 아닌 사람입니다.[왜 아니냐!!고…….주장하시면 반박하기 힘듭니다만 ^^*] 그는 홀로 설 수 없으며, 하늘과 땅을 잇는 다리이자 중간자입니다. 기둥은 수직으로 서 있지만, 가지는 수평으로 뻗어가는 융통성있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나무는 바람에 휘어지지만, 태풍에는 부러집니다. 그는 대지에 뿌리박고 자라나 불에 타오르고, 다시 재가 되어 대지로 돌아갑니다. 그렇게 원을 완성하고 죽어가지요.

뭐, 진짜 오행 이론으로 따지자는 게 아니라, 그저 이미지가 그렇다는 거죠. ^^*

이글루스 가든 – 황제님을 모시는 착한 제다이가 되고 싶어요!

어머니와 딸

과연 누가 어머니고 누가 딸인지는 머리를 좀 굴려봐야 나오는 해답. ^^*


…………….마크 씨, 제발 헤이든하고 딱 한 컷만 사진 좀 다정하게 같이 찍어주세요, 네???????????

이글루스 가든 – 황제님을 모시는 착한 제다이가 되고 싶어요!

[스타워즈 30제] 22. 고백

스타워즈 30제 가운데 22. 고백편입니다.

……….쓰다보니 왠지 고백과는 전혀 상관없는 듯한 이야기가 된 듯 합니다만……
거기다가 이상하게 호러물의 분위기가 물씬……크헉.
납량특집이라고 생각하며 읽어주십시오. ^^*


[#M_생각보다 길어져 접습니다.|닫아주세요|22. 고백

오늘은 내 열 번째 생일이다. 오늘 아침, 아버지는 어딘가 약간 어두운 얼굴로 내게 축하의 말을 건네셨다. 그래서 나는 물었다. 아버지, 어째서 그런 표정을 하고 계세요? 나는 옛날 옛적, 지금보다 더 어렸을 때부터 이런 데에는 눈치가 빨랐더랬다. 아버지가 눈웃음을 지으시더니 말씀하셨다. 네가 너무나도 빨리 어른이 되어가는 것 같아서 말이다. 이제 금방 자라서 내 곁을 떠나게 되지 않겠니. 그래서 나는 말씀드렸다. 하지만 저는 아버지 곁을 떠나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빨리 크면 그만큼 아버지 일을 더 많이 도와드릴 수 있잖아요. 아버지는 다시 웃으셨다. 정말 고맙구나. 난 정말 자식복이 있는 모양이다. 그러더니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셨다. 오늘 저녁에는 둘이서 아주 멋진 식사를 하도록 하자. 커다란 케이크에, 과일을 많이 얹은 것으로. 그리고…..오늘은 네게 아주 중요한 이야기를 하나 들려주마. 네가 어른이 된 기념으로 말이다, 레이아. 아버지는 그 커다란 팔을 벌려 나를 안아주시더니, 등을 돌리고 떠나셨다. 넓고 포근한 등을 돌리고.

나는 아버지가 무슨 말씀을 하실지 알 것 같다고 생각한다. 아니, 난 분명 알고 있다.

그건 내가 다섯 살 때의 일이었다. 그 때 나는 편찮으신 엄마의 침대 옆에서 데이터 패드를 가지고 장난을 치고 있었다. 엄마는, 무척 아름다우신 분이었지만 당시 몸이 많이 약해서 침대에 누워계시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나는 항상 그 옆에서 무언가를 하며 놀곤 했다. 나는 상냥한 엄마가 좋았다. 그 나이 때 꼬마들이라면 다들 그렇듯이.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내가 멍하니 앉아 침대 위의 엄마를 쳐다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유 따위는 모른다. 엄마가 갑자기 평소보다 좀 더 괴로운 듯한 신음소리를 내기 시작한 탓인지도 모른다. 나는 그저, 엄마를 쳐다보고 있었다. 한 장소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노라면 시야가 막 소용돌이치는 느낌, 누구라도 겪어봤을 거라고 생각한다. 눈도 한번 깜박이지 않고 나는 그렇게 앉아있었다. 갑자기 사방이 어두워지더니 마치 한 가닥 빛줄기가 비추듯 눈앞이 환해졌다. 꼭 엄마에게만 모든 조명이 집중되는 것 같았다. 엄마의 신음소리가 점점 더 커지더니, 이제는 거의 비명에 가깝게 들렸다. 평소라면 시녀나 항상 대기하고 있는 의료 드로이드를 불렀겠지만, 나는 아무 생각 없이, 아무 짓도 안 하고, 그저 바라보았다. 이유는 모른다. 그때는 그냥 그랬다. 엄마가 있는 힘껏 얼굴을 찡그리고 눈물을 흘리며 비명을 지르는 모습을, 나는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엄마는 마치 맑은 여름날 우리집 지붕처럼 하얗게 빛나고 있었다.

그리고 다음 순간, 나는 처음으로 눈을 깜박였다. 엄마가 그렇게 눈부시게 빛나는 건, 엄마가 하얀 옷을 입고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럴 리가 없었다. 엄마는 그 때 푸른색 잠옷을 입고 계셨으니까. 그리고 나는 다시금 깨달았다. 그건 엄마가 아니었다. 적어도 내가 아는 엄마가 아니었다. 그녀는 엄마보다 훨씬 젊고, 훨씬 작았고, 훨씬 가냘펐다. 그리고 훨씬 괴로워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건 엄마였다. 우리 엄마였다. 왠지 모르지만, 그건 우리 엄마였다. 엄마는 울고 있었고,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여전히 하얀 옷의 엄마에게서 눈을 떼지 않은 채 귀를 쫑긋 기울였다. 제발…….아나……….엄마는 몸을 심하게 뒤틀었다. 나는 엄마가 이불을 차지나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다시, 하얀 옷의 엄마는 이불을 덮고 있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나는 그 작은 엄마가, 입술을 몇 번 달싹거리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뺨 위로 한 방울, 눈물이 굴러 떨어지는 게 보였다. 엄마는 눈을 감더니, 숨을 한번 길게 내쉬었다. 어딘가 많이 힘든 듯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곧 숨소리가 잦아들었다. 나는 나도 모르게 멈추고 있던 숨을 내뱉었다. 하얀 옷의 엄마는 이제 잠이 들었는지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어디선가, 색색거리는 숨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비로소 자리에서 일어나, 아장거리며 엄마의 침대 옆으로 걸어갔다. 엄마가 주무신다면, 아까 몸을 뒤척이느라 헐거워졌을지 모를 담요를 다시 덮어주기 위해서였다. 침대로 가까이 다가가자 고른 숨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엄마를 올려다보았다. 익숙한 얼굴의 엄마가 잠들어 있었다. 푸른 옷을 걸친, 내가 아플 때 품에 안고 포근하게 얼러주는 우리 엄마가. 나는 잠시 동안, 엄마의 얼굴을 하나하나 뜯어보았다. 아무리 봐도 하얀 옷의 엄마와는 비슷한 점을 찾을 수가 없었다. 나는 뭔가 잘못된 게 아닐까 싶어 엄마의 침대를 한 바퀴 빙 돌았다. 어쩌면 엄마가 침대 밑에 또 다른 엄마를 숨겨두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하지만 그건 우리 엄마였다. 푸른 옷의 엄마도 우리 엄마였다. 나는 머리가 뒤죽박죽이 되어 버렸다.

너무나도 혼란스러운 탓에 오히려 백지가 되어버린 머리를 감싸 안고, 나는 엄마의 방을 나왔다. 엄마가 둘일 수도 있나? 아빠는 이 사실을 알고 계실까? 혹시 아빠가 모른다면 아빠한테 알려드려야 하나? 하지만 나는 아빠한테 아무 말도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나는 정원으로 나왔다. 햇살이 눈부셔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나는 햇빛을 피해 고개를 숙이고 발밑에 나란히 줄지어 심어져 있는 푸른색의 꽃들을 바라보았다. 어딘가 묘한 기분이 들었다. 저 아이는 죽을 거야. 저거, 세 번째 거랑 여덟 번째 거. 뽑아서 다른 데 심지 않으면 죽어버릴 거야. 나는 그 때에도 그런 데 감이 좋았더랬다. 아빠가 나를 데리러 올 때까지, 나는 그 자리에 쭈그리고 앉아 어떻게 하면 저 세 번째 꽃송이를 살릴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었다.

엄마가 돌아가신 건, 나흘 뒤의 일이었다.

내가 아빠의 손을 붙잡고 엄마의 얼굴을 들여다보고 있던 게 기억난다. 엄마는 작은 상자 안에 누워, 어딘가 평온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부드럽고, 온화한 얼굴. 어제까지 내게 미소지어주던 입술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나는 무심코 엄마의 입술에 손을 대 보았다. 차가웠다. 아주 많이. 하지만 엄마는 머리에 흩뿌려진 꽃들 덕분인지 정말 예뻐 보였다. 침대에 누워 계실 때보다도 훨씬 더. 수수한 푸른색 드레스도 엄마한테 정말 잘 어울렸다. 나는 아빠에게 물었다. 엄마는 왜 저렇게 배가 나왔어요? 아빠는 깜짝 놀란 듯 나를 쳐다보셨다. 배라니? 무슨 말을 하는 거냐, 레이아? 드레스 밑에 뭘 넣었나요? 배가 동그랗잖아요. 왜 그랬어요? 안 그래도 창백한 아빠의 얼굴이 더더욱 하얘졌다. 내 손을 꼭 붙들고 있는 아빠의 손이 조금씩 떨리더니, 아까보다도 더욱 세게 내 손을 눌러왔다. 레이아, 엄마는 예전과 하나도 달라지지 않으셨단다. 아주 편안하게, 고통 없이 떠나셨거든. 다시 한번 엄마의 모습을 잘 보렴. 네가 뭔가 착각한 게 아닐까 싶구나.

나는 다시, 눈에 익은 엄마의 얼굴과 가슴과 배를 쳐다보았다. 머리의 화관은 그대로였지만, 분명 엄마는 내가 기억하는 대로 날씬한 모습이셨다. 하얀색 드레스가 눈부셨다. 하얀색.

나는 아빠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그리고 다시, 누워있는 엄마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나는 깨달았다. 저건 우리 엄마가 아냐. 아니, 분명 우리 엄마야, 하지만 우리 엄마가 아냐. 나는 따뜻한 아빠의 손을 꼭 쥐었다. 우리 아빠야. 하지만 우리 아빠가 아냐. 갑자기, 속에서 뜨거운 게 울컥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다. 나는 울음을 터트렸다. 평소에 내가 울면 다들 달려와 어떻게든 날 그치게 하려고 했건만, 이번만큼은 아무도 나를 건드리지 않았다. 심지어 옆에 서 있는 아빠마저도. 나는 더욱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아빠가 나를 안아 올려주었다. 나는 아빠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었다. 아빠의 옷깃이 내 눈물로 축축하게 젖어드는 게 느껴졌다. 나는 내가 왜 우는지 알 수 없었다. 엄마가 돌아가셨다. 우리 엄만데, 우리 엄마가 아냐. 우리 아빠지만, 우리 아빠가 아냐.

그래, 난 오늘 밤 아버지께서 무슨 말씀을 하실지 알고 있다. 분명히 알고 있다. 나는 원래부터, 이런 일에는 감이 좋았으니까. 내 예감은 빗나간 적이 거의 없었다.

내가 고민하는 부분은, 과연 오늘 아버지의 말씀을 듣고, 그토록 감춰온 이야기를 듣고 어떤 표정을 지어야할까 하는가이다. 이미 알고 있었다고 고백해버릴까? 아니, 안 돼. 그것만은 안 된다. 아버지는 슬퍼하실 거다. 아주 많이. 그것만은 싫다. 나는 아버지의 슬픈 얼굴을 보고 싶지 않다.

그래서 아버지가 오늘 밤 직접 말씀하실 때까지, 나는 입을 굳게 다물고 있을 것이다. 아버지가 차마 오늘 말씀하지 못하신다 해도, 결코 아는 척하지 않을 것이다. 절대로.

윈터가 부르러 왔다. 저녁 식사가 준비된 모양이다. 나는 심호흡을 하고, 아버지를 만나러 갈 채비를 한다. 아버지가 이제껏 마음 속 깊이 숨겨놓은 이야기를 들으러. 모두 알지만 전혀 모르는 척 내 마음 속에 간직해온 이야기를 들으러. 하지만 오늘 밤에는, 절대로 울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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