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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치(2018)”

개봉 전부터 입소문이 돌아서
신나게 보러간 영화.

솔직히 사건 구조는 매우 단순하고,
장편보다 중편에 가까운 느낌이다.
(나중에 원래 단편으로 만들려고 했다는데 그 이유를 알 것 같고)

연출에 묘한 리듬감이 있어서
확실히 흡인력이 대단하다.
그 리듬에 맞춘 배경음악도 좋았어.

영화 내내 속임수 없이 단서들이
화면 정면에 큰 소리로 외치듯이 놓여 있어
대충 다음 단계를 예측할 수 있고 덕분에
잘 맞춰진 퍼즐을 보는 쾌감이 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결말의 때림이 크고
약간은 배신감이 들기도 한다.
게다가 알고 나면 복선을 충분히 깔아두었기에
불만을 말하자니 자신이 치사하게 구는 느낌이랄까. 캬캬. 얄미워.

한국계 가족이 영화 속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게
“내가 사랑한 모든 남자들에게”에 이어 두번째다 보니
첫번째 경험일 때에는 어색했는데 두번째만 되어도 금세 일상적인 일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느껴지는구나.

그리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컴팩트하게
만족스럽게 즐길 영화다.
무엇보다 연출 방식이 방식이라
1인칭 시점에서 관조하는 입장으로 들여다보게 되어
감정적으로 깔끔하다는 게 장점.

스타트렉 비욘드(2016)

보기 전부터 영화가 잘 나왔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기대만큼 재미있게 보고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요 근래 들어 너무나도 대충 만들거나 편집이 삐걱거리는 영화들을 너무 많이 봐서
이런 카메라 움직임이 되게 반가웠어요.]
전 스타트렉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는데도
원작에 대한 오마주라는 게 무엇을 뜻하는지 알 것 같습니다.
새로운 행성에 도착해 새로운 인물을 만나고 모두와 협력하여 공동의 적을 물리치는 것
이라는 형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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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프라이즈호는 예전부터 볼 때마다 그 수려한 모습에 감탄을 금치 못했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더더구나 내용상] 정말 애정어린 눈길로 카메라가 엔티를 너무나도 구석구석 담고 있어서
진심 가장 존재감 넘치는 대원임을 실감하게 해 줍니다. 불 들어올 때마다 막 울고 싶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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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이 이런 분위기였으면 저도 진짜 팬질했을지도요. 크흑.  
다만 악역에 대한 설명이 약간 부족한데
[커다란 부분이야 관객이 짐작할 수 있습니다만 세세한 부분에서]
뿔뿔이 흩어진 대원들의 능력과 통합을 보여주는 데 치중한지라 거기까지 가기는 아무래도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과감하게 그 부분은 더 이상 신경쓰지 않은 게 오히려 잘한 것 같아요. 괜히 말을 많이 하려 했다간 조잡해지기만 할 테니. 안그래도 초반에 애들이 분산되어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서로 짝을 잘 맞춰놓은 데다가 금세 문제를 해결하는 게 좋았네요.
그러나 이드리스 엘바를 그렇게 만들어 놓은 것은 용서할 수 없다!!!
이게 무슨 짓이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각성하라 제작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코멕스 M2관과 판교 아이맥스 3D에서 관람했습니다.
원래는 M2관을 훨씬 더 좋아하는데 이 영화는 광활한 우주를 담고 있는지라 확실히 아이맥스가 그 값을 합니다. 솔직히 4D로 보고 싶었는데 일주일도 안되어 전부 내려가버리는 바람에. -_-;;;; 기회가 되신다면 아이맥스 3D를 보라고 권하고 싶군요.
덧. 캬캬캬캬캬캬 본즈 완전 좋아. >.< 아놔 원래 1편에서 좋아하는 캐릭터였는데 이렇게 3편에서 살아나니 정말 각본 고마워요. 엉엉엉엉. 사이먼 페그 찬양합시다. 투덜투덜 하면서 할거 다하고 생명력까지 끈질긴 친구A라니 너무 좋다구. ㅠㅠ
 
덧 2. 안톤 엘친이 화면에 비칠 때마다 아쉬움의 탄식이 나와서.
크레딧 이후 두 사람의 이름이 화면에 떠오를 때에도.
명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