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저히 못참고 결국 보러갔습니다.
우와, 이거 진짜 뭐라고 해야할지.
솔직히 설정을 들었을 때는
도대체 이걸로 무슨 이야기를 만든단 말인가, 라고 생각했었는데 말이죠.,
솔직히 기쁨이와 슬픔이의 여정에서 만나는 애들은
조금 유치하기도 했고
빙봉이 나올 때도 음, 이건 흔한 이야기군
하며 보고 있었는데
나중에는 저도 모르게 펑펑 울고 있었단 말이죠.
아니 내가 왜 울고 있는 거야? ㅠㅠㅠㅠ 라고 스스로 질문을 던지며.
저만 그런 것도 아니고 평일 낮에 온 극장이 울음바다.
아마도 지금은 훌쩍 커버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때의 감정이 제 잠재의식 속에서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겠죠.
이럴 때마다 제어판이 고장난 것처럼 핵심기억을 압도해 밀려오면서 말이죠.
아, 정말 보는 내내 으악, 사춘기, 으악 사춘기!
모두가 이미 경험한 이야기, 경험했던 이야기, 경험할 이야기라서
실감이 나지 않을 수가 없어요.
까칠, 소심, 버럭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그 때의 감정과 반응.
지금은 다 잊어버렸다고 생각하는데도
그걸 이렇게 기억나게 할 수 있다니.
정말 근사합니다.
아, 슬픔이 너무 좋아. ㅠㅠㅠㅠㅠㅠ 그 무기력함에 질질 끌려가는 거 완전. ㅠ.ㅠ
정말 하나같이 사랑스러워서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오히려 혼자만 반짝반짝한 기쁨이가 이질적으로 보일 정도.
둘의 머리와 눈색깔을 똑같이 설정한 건 의도적인 것이겠죠.
전 ‘상상 속의 친구’를 가져본 적이 없어서 서양애들 이야기에서 빙봉 같은 애들이 나올 때마다 늘 신기합니다.
그보다는 저 자신이 주인공이 아니라 다른 가상의 인물이 주인공인 이야기를 지어내는 편이었거든요.
아, 진짜 나중에 둘이서 절박하게 노래 부를 때부터 울컥해서는. ㅠ.ㅠ
이 영화가 감정 버튼을 누르는 게 진짜 신기한 게,
머리로 어 맞아, 어 맞아
하다가 어느 순간 말려들어가있어요.
뭐야, 이 사람들 진심 무서워.
시간만 된다면 정말 한번 더 보러가고 싶네요. 아흑.
픽셀도 재미있긴 했지만 그건 단순무식하다는 느낌이었던지라.
인사이드아웃하고는 정말 대조적이에요.
덧. ‘라바’를 보면서 “…화산 터졌어..ㅠ.ㅠ 그것도 여러번 터졌어. ㅠㅠ 주변 사람들 다 죽었어…주변 동물들 다 죽었어…..” 같은 생각한 건 저 뿐입니까. 둘이 사랑은 한답시고 주변 생물들을 모조리….푸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