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브리엘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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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님 사랑에 올린 글입니다만, 여기에도 올려봅니다. 김진 선생님의 ‘가브리엘의 숲’을 중학교 이후, 처음 손에 쥐어보게 되어서…..ㅠ.ㅠ 별사 사람들이 감상문을 쓰라고 강요를 하더라구요…훌쩍…..ㅠ.ㅠ
………………강요에 못이겨……………..ㅠ.ㅠ
라고 해야겠군요. 뭐, 감상문이라고 하기는 좀 뭐하지만 약간의 생각들을 정리해봅니다. 우선, 정말로 오랜만에 다시 이 작품을 손에 쥐어볼 수 있게 해 주신 율겐님께 감사. 아우, 1815도, 가브리엘의 숲도 재판이 나오면 얼마나 좋을까요…ㅠ.ㅠ
‘가브리엘의 숲’ 역시, 별님의 작품들에서 볼 수 있는 전형적인 특징들이 드러납니다. 바로, ‘소년의 통과의례’라는 개념이죠. 먼저 이 작품은 the songs시리즈의 일부로서 1815와 관통하는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갈등구조를 3대에 걸쳐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긴, 별님 작품에서 아버지와 아들은 정말 중요한 소재이자 주제입니다. 바람의 나라를 보십시오. -_-;;;;] 그리고 그 배경 탓인지 제게는 밀라노 11월의 ‘예비작’이라는 느낌을 줍니다. 하고 싶은 말은 많습니다만, 이번에 밀라노가 나오기도 했으니 이 두 작품의 인물들을 볼까요.
주인공은[여기서는 관찰자는, 이라고 해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소년, 그것도 부모를 잃은, 의지할 곳 없는 어린 소년입니다. 아메데오가 그랬지요. 소년은 부모로부터 받지 못한 애정을, 또한 ‘보호벽’을 친척으로부터,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찾으려고 애쓰지만 결국은 그것을 찾지 못합니다. 아니, 오히려 그것을 만들어 세상에서 살아가는 법을 익혀야 하는 것은 자기 자신이라는 것을 깨닫게되지요.
페데리코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애정을 구하면서도 자신에게 애정을 구하는 벳살리나에게는 냉정합니다. 자신이 지닌 어린애적인 잔인함과 어리숙함을 깨닫게 될 때, 자신이 그토록 애정을 필요로했던 피오리나가 사실은 아버지의 어머니에 대한 애정을 빼앗아간 당사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사랑은 떠나가고 그는 소년에서 청년으로 변화하지요.
아메데오도, 어떻게보면 비굴할정도로 애정을 갈구하는 아이였습니다. 유일한 혈육인 할머니가 돌아가신 뒤 찾아간 피가 섞이지 않은 삼촌에게, 그는 고양이처럼 달라붙습니다. 하지만 정작 삼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애정에 의지해 지내게 되지요. 소년은 그 모든 사건을 목격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모두 떠나보내고, 혼자 남았을 때 비로소 성장하게 됩니다. 모든 것을 뚫어보고, 누구에겐가 매달리지 않게 되었을 때 말입니다.
하나를 잃어야, 하나를 얻게 됩니다. 순진함을 버려야 성숙함을 얻고, 애정을 잃어야 삶을 얻으며, 목숨을 잃어야, 이름을 얻습니다.
페데리코와 아메데오의 접점을 찾는다면, 매튜의 위치는 아르트로라 할 수 있습니다. 할아버지-아버지-삼촌들-아들로 이어지는 그 애증의 관계. 잘못된 내리사랑과 소외받은 아내들, 아들들. 독재자와 같던 아버지는 지나친 사랑으로, 혹은 지나친 차별대우로 아들을 망가뜨렸고, 손자들은 그러한 아버지를 보고/잃고, 역시 아무런 보호막[부모] 없이 불안하고 건조한 생을 이어나갑니다. 하지만 사실상, 더욱 큰 성장을 하는 것은 매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르트로는 자신을 망친 사람들에게 복수를 하고,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희생시키고, 결국에는 자기 자신을 희생시킵니다. 하지만 매튜는 [그 자신의 노력도 있었지만] 자신에 대한 다른 이들의 애정을 수포로 만들지는 않으니까요. 그는 그것을 인정하고, 결국은 받아들입니다. 그는 아버지로부터 해방된 뒤, 할아버지로부터도 해방됩니다. 아르트로는 결국, 해방될 수 없었죠.
하지만, 1815를 읽은 분들이라면 페데리코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라인하르트 가의 레니에게 신경이 쓰이는 것을 막을 수 없을 겁니다. 레니 역시, 부자간의 연에서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가 떠올리는 아버지 카알 본 라인하르트는 항상 엄격한 얼굴에, 일만을 중요시 하는 분이죠. [당신, 정말로 지그문트의 손자??] 사실상 레니의 나이는 페데리코보다 얼마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는 묘하게도 어른스러운 분위기를 풍기고 있지요. [과연 라인하르트!!] 마지막 권에는 다른 모든 사람들의 사망, 혹은 실종 소식이 명시되어 있지만, 레니는 ‘부상’ 뿐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가계표를 통해 그의 운명을 알고 있습니다. 그를 마지막으로, 라인하르트 가는 사라지지요. 그가 전쟁과 부상을 통해 진정한 어른이 되었을지 아니었을 지는,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사빈의 경우를 볼 때, 그가 살아남지 못하고 라인하르트 가가 사라졌다는 것은 결국 레니도 기존의 사고 방식을 버리지 못하고 전형적인 라인하르트 가의 인간으로서의 책임에 얽매어있었다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아니, 어쩌면 그게 다행일겁니다. 2차대전까지 이어졌다면, 역사상 귀족 출신의 다른 독일 군인들처럼 엄청난 갈등을 겪었어야 했을테니까요.]
아아, 감상문이 아니라 비교분석이 되어버렸군요. -_-;;;; 아니, 뭐 생각을 정리하려고 애를 쓰다보면 여기저기 마치 두억시니의 팔다리처럼 무작위로 뻗어나가게 되어버려서…ㅠ.ㅠ 역시 글 쓸 체질은 아닌 모양입니다.
특히 별님의 작품은, 감상 그 자체를 쓰기가 무지 힘들어서….-_-;;;;
에잇, 나 뭐하고 있는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