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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위크 가의 비밀[미리니름이 약간?]

왼쪽에서부터 말로리, 자레드, 사이먼.

원작은 마크 씨가 읽어주신 오디오북 2편 밖에 모릅니다, 쿨럭쿨럭.

이 영화를 보고 난 감상은 딱 한 마디군요.

………….이거 공포영화??

우어, 이거 정말 제대로 공포영화에요. 애들이 무서워할만한, 아니지, 어른들이 무서워할만한 것들로 가득차 있어요. >.< 처음부터 끝까지 진짜 제대로 된 공포영화에요. 이런 건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갈 때쯤 개봉해 줘야지! 마지막에 **찌르는 데서는 아니, 물론 당연히 그럴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그래도 소름끼쳐서 죽는 줄 알았어요. 저렇게 강력하고 노골적인 한 방으로 성장 완료라니, 너무 무서워! 게다가 결말 어쩔 거야! 아무리 할머니라지만 빤히 산 사람이라고! 어렸을 때 읽으면서 “우어, 이거 뭐야, 무서워.”라고 생각한 아일랜드 요정 나오는 민화계통이에요, 완전! [그레이스 가는 아일랜드 계인가!]

처음에는 푸하하하하! 했던 게 뒤로 갈수록 공포가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진정으로 무섭다기보다는 기대와 어긋나는 데서 오는 공포감이죠. 아이들 셋, 아니 둘의 연기는 합격점입니다. 둘다 눈물 흘리는 거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하더군요. [8대 2 가르마는 역시 모범생의 상징인가] 이제 아역 프레디는 거의 가증스럽게 보일 정도예요. 아가씨도 귀엽더구만요.

무엇보다 데이빗 씨!!!!! 같이 본 동생과 함께 “분명 아는 얼굴인데 누구더라!”하다가 마지막 타이틀 보고 알았어요. ㅠ.ㅠ 죄송함닷. 아저씨, 아저씨도 그 멍….한 분위기가 만만찮게 무서웠어요. ㅠ.ㅠ

덧. 아악, 그런 데서까지 운율 맞추지 마, 이 운율마니아 영어권 작가들아!

황금나침반


흠, “반지의 제왕”과 “나니아 연대기”를 볼 때는 실감하지 못했던 “책을 본다”라는 체험을 하고 왔습니다. 어쩌면 “황금나침반” 원작에 대한 제 애정도와 영화에 대한 기대가 딱 그 정도에 불과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배우들의 비주얼과 동물들의 재롱에 홀린 건지도요. ㅠ.ㅠ

원작이 워낙 등장하는 사람들, 무리들, 사건들이 많아 두 시간 안에 꽉꽉 채워넣느라 고생을 했습니다. 각색 자체는 나쁘지 않아요. 중요한 사건들은 다 집어넣었거든요. 하지만 덕분에 이리갔다 저리갔다 따라가기가 무척 힘듭니다. 쟨 누구야, 쟨 누구야, 이름이 뭐랬더라. 문제는 사건들을 하나라도 뺀다면 대대적인 수정을 거쳐야 했을 것이고, 제작진과 각본이 그것만은 죽어도 싫다고 천명했음이 분명합니다. 책을 읽을 때에는 가슴을 졸이면서 “제길, 이 뒤에 어떻게 되는겨!!”라고 했던 장면들도 “닥치고 스토리랑 상황 설명” 때문에 클라이맥스가 별로 없이 조용하게 넘어갑니다.

하지만 전 좋았어요. ㅠ.ㅠ 정말로 딱 “아니, 이 정도라면야!! 응응!”이었달까요. 아무래도 이미 전반적인 스토리를 알고 있기 때문인 듯 합니다. 게다가 배우들이…ㅠ.ㅠ [그런데 크리스토퍼 씨 왜 나오신 거예요? 혹시 우정출현? 으어, 목소리이….ㅠ.ㅠ ] 라이라 다코타 아가씨는 CG를 감안하면 상당히 연기력이 좋습니다. 크레이그 씨가 처음 캐스팅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에는 책을 읽으며 상상했던 모습과는 전혀 매치가 되지 않았는데 화면 속에서 보니 인물을 아예 크레이그 씨에 맞춰버린 듯 합니다.[건들거리는 모범생이 되었어!!!] 니콜 여사야 캐스팅 소식을 듣고 만세를 불렀을 정도니 말할 필요도 없지요. 이안 옹의 목소리는 후덜덜덜덜덜 >.< 이고, 프레디는 너무 여린 건 아닌가, 라는 생각이 좀 듭니다만.

그건 그렇고 잔소리 말고 에바 누님!!!!!!!!!!!!!! 아아아아아아아악, 안 그래도 책 읽으며 마녀들 최고!!!! 꺄아아아아아!!! 모드인데 어쩔 거야, 마녀들. ㅠ.ㅠ 너무 멋지잖습니까아. 엉엉엉. 단정하고 못된 금발누님보다 약간 정신나간 산발 흑발누님의 승리입니다요. ㅠ.ㅠ



그런데 미국 흥행 실패했다던데 과연 2편이 나올까요.
우리 세계 버전을 꼭 보고 싶은데 말입니다. [그런데 저 세상 부분도 진짜로 만들까나?]

덧. 아스리엘 경 잡혀가면서 하는 말 “신사답게 말로 해결하자고!”
……자기 좋을 때만 신사 찾는구나. 영국인 맞네. -_-;;;;

참고로 황금나침반 영화 홍보페이지 에 들어가셔서 “데몬”을 누르시면 자신의 데몬을 찾아줍니다.

제 결과는 이렇군요.


어머, 예쁘잖아. >.<

어거스트 러쉬

– 그나마 첨에 기타치는 거랑 이 장면이 제일 나았다. ㅠ.ㅠ

1. ……..허술해. 너무 허술해. 아니 어디 내놔도 별로 빠질 거 없는 배우들을 데려다가 이렇게 허술하게 만들어도 되는 거냐.
게다가 이거….음악영화라면서 왜 말로만 떠드는데. 감동이 전혀 안 와.

2. 대충 올리버 트위스트 스토리라는 건 알아먹겠는데 아무리 현대 사회가 스피드 시대라지만 이건 거의 초광속 수준이잖소. 이건 뭐…..등장하는 사람들이 다들 초능력자야. -_-;;;;; 어거스트만 천재 소년이냐? 내가 보기엔 아빠, 엄마, 삼촌에 며칠만에 과거도 연고도 없는 꼬마놈을 줄리어드에 집어넣은 목사님까지 다들 무서운 능력자고만!!!!

3. 놀랐다, 조나단! 포스는 부족하지만 역시 노래는 꽤 하는구나!!! 거기다 당신 그거 혹시 아일랜드 사투리야? 설마 샌프란시스코 사투리는 아니겠지?? 그런데 케리 누님은 어째 10년 전보다 지금이 더 젊어 보여요????? 비결 좀 알려줍사!

4. 로빈 아저씨, 무서웠어요. ㅠ.ㅠ 어째 아저씨는 나이가 들어갈수록 악역에 도가 터가는군요. 그건 그렇고, 이 영화보니 아저씨 배트맨의 조커 역할 날아간 게 무지 아쉽네. ㅠ.ㅠ 소문 들렸을 때는 별 관심 없었는데 진짜 잘 어울렸을 듯, 쩝.

5. 근데 프레디, 조나단이랑 정말 닮았잖아!! 신기해라.

6. 가장 놀라웠던 건 속으로 투덜대며 극장을 나오는 길에 “감동적이다”와 “좋은 영화였어”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세쌍이나[“명”도 아니고 “쌍!”!!] 지나쳤다는 거다! 내가 이상한 건가? 설마 내가 이상한 건가????

네버랜드를 찾아서


이 영화는 제목이 말해주듯이, 네버랜드에 살고 있는 피터가 아니라 네버랜드를 찾아 나서는 배리의 이야기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도움을 받았던 데이비스 가족들과의 우정(?)을 그린 영화이기도 하다.

영화는 극작가 배리가 사람들과 어떤 생활을 하고 있었고, 소년들과 그 어머니를 어떻게 만났으며, 그들과 어떤 애정과 우정을 나누었는지 조용히, 그러나 사랑스런 눈빛으로 따라간다. 그 와중에 그들은 서로의 과거를 알고, 서로의 현재를 이해하게 된다.

어린 소년들과의 놀이가 어떻게 피터 팬의 환상적인 모험으로 화하게 되었는지, 군데군데 환상과 현실을 섞어가며 배리의 시선을 보여주는 부분은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트리게 한다. 비록 ‘피터’라는 친구가 간혹 딴지를 걸기도 하지만, 어른은 환상을 믿고 싶어하고, 소년은 환상을 더 믿으려 들지 않는다. 결국 어른은 꿈을 꾸고, 꿈을 믿고, 꿈을 만들지만, 소년은? 어른이 되었다. 그럼 누가 어른이고, 누가 아이인거지? 내 경우에 비춰보아도, 이건 재미있는 변화다. 나는 어린시절 피터팬을 읽을 때, 박수를 치면 팅커가 살아날 수 있다는 대목을 읽고 비웃었다. 유치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와서 보라면 데이비스 할머니처럼 제일 먼저 일어나 박수를 칠 지도 모른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제임스 배리라는 아저씨는 어른의 눈으로 볼 때 주위에 민폐만 잔뜩 끼치는 인간이다. 결혼생활의 파탄에는 아내 메리의 잘못도 있었다. 그러나 그의 잘못이 컸다. 그는 큰 아이 조지보다도 더 데이비스 부인을 보호할 능력이 없었다. 그는 ‘보호’보다는 ‘어울림’에 더 능력이 있던 인간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옆에서 꿈을 꿀 때에만 사랑스러운 인간이다.

배리가 실비아를 사랑했을까? 나는 아니. -_-;;;; 라고 생각한다. 영화에서는 뭐라 그렸을 지 몰라도, 만약 사랑이 둘 사이에 존재했다 해도 아마 그것은 이기적인 사랑이었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집착이었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물론, 배리가 진짜 집착하고 있었던 대상은 데이비스 소년들이었을 것이다. 데이비스 부인은 소년과 배리를, 어른이자 다른 집안과 세계에 속한 배리를 이어주는 연결고리였을 뿐만 아니라 소년들에게도, 배리에게도 이상적인 어머니였다. 따라서 그것은 진실로 ‘사랑’이 아니라, 배리의 부인 메리가 말한대로 ‘뮤즈’에 대한 찬사에 가깝다.


그리고 물론, 조니 뎁은 그러한 역할에 너무나도 잘 어울려 기가 질릴 정도의 배우이다. 그는 수줍은 눈동자로 몽롱한 표정으로 안대를 두른 채 칼을 휘두른다. 에드 우드와 잭 스패로우와 에드워드가 한 자리에 모인 것 같다. 오랜만에 본 케이트 윈슬렛은[요즘 왜 이리 케이트가 많냐 –;;] 여전히 고전적인 얼굴과 몸짓을 지니고 있어 간혹 그림에서 튀어나온 듯한 느낌을 받을 정도다. 그녀라면 – 이 영화에서 딱 그 위치에 있었던 것처럼 – 관능과 성스러움이 함께하는 마리아나 성녀 역을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더스틴 호프만씨, 오랜만에 뵈서 그런지 많이 늙었다. 그리고………귀여워졌다. –;; [미트 페어런츠 2를 봐야하나,이거.] 줄리 크리스티 씨의 미모는 여전하더군.

영화는 많은 부분 현실과 다르다. 데이비스 부인은 미망인이 아니었고, 피터팬의 모델은 피터가 아니라 마이클이었으며[아아, 극중의 마이클은 정말 귀엽다!], 배리의 이혼은 피터팬이 만들어진 지 몇년 뒤에 이루어졌다. 데이비스 집안에는 아들이 다섯이었고, 그들 중 셋이 비극적으로 죽었다. 전사[첫재 조지], 자살로 추정되는 익사[마이클], 그리고 자살[피터]

아름다운 영화이긴 하지만, 동시에 너무 신파조였다. 그나마 중반까지는 키득거리며 잘 보고 있었는데 마무리는 최악이었다. 아, 물론….그렇게 만들지 않으면 끝낼 방도가 없다는, 감독의 처지를 이해할만 하지만서도. 장례식 장면에서 분위기가 완전히 깨버렸다고 해야하나. 아쉬운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