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었던 영화인데 소리소문없이 개봉했다고 해서 서둘러서 보고 왔다.
탈출을 갈망하던 열여섯의 메리 고드윈이 퍼시 셸리와 사랑에 빠져 함께 도피한 뒤
의 삶과 프랑켄슈타인의 집필, 그리고 작가로서 이름을 밝히기까지의 이야기.
주로 ‘삶’에 방점이 찍혀 있는 것은 관객들이 알다시피 그것이 바로 “프랑켄슈타인”의 내용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다기보다는 거부하는 퍼시와 대비하기 위해 일부러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있기도 하고.
메리의 절망만큼이나 동생 클레어의 절망에 대해서도 상당히 자세하게 그려주고 있는데 그 둘의 성향과 삶이 다른만큼 또 비슷해서 그 둘은 물론이요 그 시대 다른 여성들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생각하게 해 준다.
퍼시와 바이런을 문자 그대로 개새끼로 그려놨는데
어렸을 적에도 그들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담담하게 적어 놓은 글을 봤을 때에도
설령 저 정도까지 적나라하지는 않더라도 대충 짐작은 할 수 있어서
한참 저들의 시와 생애를 찾아봤을 때에도 비슷한 느낌이었는걸.
어찌나 다들 여기저기 씨를 뿌리고 다녔는지.
하지만 덕분에 메리가 집필하는 과정에서는 그 분노가
나한테까지 전달될 정도였으니까.
마무리 연출이 조금 실망스럽긴 하다.
아, 그래도 이 영화는 사랑을 말하고 있군, 이라고 생각하게 되어서.
난 그게 아니라고 믿고 싶었는데.
그렇지만 그게 메리의 인생에서 큰 부분을 차지한 것도 사실이지.
극장에서 보길 잘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