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팬이 맞는 듯 하다.
체인질링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팬이 맞는 듯 하다.
1. “지구가 멈추는 날”
– 예고편에 낚여서 봤습니다.
소재도 괜찮고 – 역시 인류를 쓸어버려야 합니다! – 배우들도 괜찮고, 스토리야 뻔해도 여러가지 보는 맛이 있으니 즐기기에 딱 좋을 거라고 생각했건만, 중간에 영화를 만들다 말았더군요. -_-;;; 아무리 결말이 정해져있다지만 뜬금없이 그냥 펜을 멈추고 “어차피 결말 다 아는 이야기니 중간 생략하고 마무리짓고 크레딧 올립시다”라고 하는 건 뭥미. -_-;;; 거기 들인 돈이 아깝다. 아니 그런 영화를 만들려고 생각했으면 그냥 아예 철저하게 자연보호 기치를 들고 극한까지 일단 가보든가. 그렇게 겁이 많아서야 어디 큰일 하겠냐고요.
하지만 아이맥스란 정말 좋은 것이었습니다. ㅠ.ㅠ 여기 맛들일 거 같아요.
[대체 왕십리 CGV 언제 여는 거냐. -_-;;]
2. “크리스마스 별장”
– 별 생각 없이 배우 보러 간 영화임다. 오오, 역시 제럿은 미인입니다. ㅡ.ㅜ 반짝반짝하더군요. 그리고 젠장, 역시 목소리가 좋아요. ㅠ.ㅠ 나레이션도 무척 자연스럽고요. 확실히 장래성은 꽤 있는데, 연기도 나쁘지 않은데….크흑
사실 이 정도 스토리면 눈물깨나 뽑아내는 영화를 만들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만 왜 이렇게 어수선하게 만들어놨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야기 할 게 조금 많긴 해도 노련한 연출가라면 공식에 맞춰 쉽게 해 냈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죠. 가볍게 만들기 위해 쓸데없이 끼워넣은 장면들을 조금만 쳐 냈어도 가능했을 겁니다. 게다가 이건 아무리 봐도 극장용 영화가 아니라 TV용 영화에 가까운지라 [TV용 영화도 멋진 게 많으니 비유가 좀 잘못된 걸지도 모르겠지만] 차라리 그 쪽에 집중해서 아예 무난하게 만들어버렸으면 나을 걸 그랬어요. 아, 하지만 피터 오툴 씨의 열연은 정말 멋집니다. ㅜ.ㅠ 사실 비중 자체도 제럿보다 피터 씨가 훨씬 크고요. 이 글렌이라는 화가의 그림을 한 번 보고 싶군요. 사실 킨케이드 씨의 그림은 예쁘다고는 생각해도 제 취향이 아닌지라.
실제 킨케이드 아저씨를 보고 ‘오오, 비주얼의 갭이..ㅠ.ㅠ’ 라고 생각했는데 30년 전 사진을 보니 제럿과 많이 닮았더군요. [머리스타일 탓일지도 모르지만….]
후우, 드디어 내년이 다가오는군요. 쩝. 그런데 “벼랑 위의 포뇨”는 언제 보나….
1. 이스턴 프라미스
배우와 감독이 같은지라 비교하지 않을 수 없는 전작 “폭력의 역사”보다 훨씬 보기가 쉬운 영화였습니다. 현실성이 짙은 건 오히려 이쪽인데도 말이죠. 전체적으로 익숙한 스토리인데다 굳이 구분하자면 “이스턴 프라미스”는 해피 엔딩에 가까워서일 듯 합니다. 물론 왕좌에 오른 니콜라이의 입장에서는 그리 말하기 힘들겠지만 말입니다. 그래도 이 정도라면 DVD로 소장할 수 있어요. 개인적으로 “폭력의 역사”는 다시 보기가 많이 두려운 영화였거든요.
전체적으로 “대부”를 연상시키는 분위기가 살아있습니다. 아무래도 가족을 근간으로 하는 마피아를 다루고 있어서겠지요. 그러나 여기에 낭만은 없습니다. “희망”은 있을지 몰라도 – “동방의 약속” – 낭만은 없어요. 실제로 가장 연민을 느껴야 할 인물은 울먹이는 목소리만으로도 충분한 타티아나겠지만, 그보다는 역시 스크린에 노출 빈도가 높은 뱅상 카셀 – 카릴 – 이 가장 인상깊었습니다. 미남배우였던 그가 망가지는 건 약간 슬프지만 “오션스 트웰브” 시절부터 시작된 찌질이 역할은 여기서도 정말 기가 막히게 잘 어울립니다.
비고 모텐슨의 냉철함은 속을 읽을 수 없다는 데서 비롯됩니다. 여기서는 양조위씨와 비교하지 않을 수 없는데, 앙조위가 늘 꿈을 꾸고 있는 눈빛이라면 이 사람은 얇은 장막을 하나 가리운 상태로 눈 앞의 현실을 직시하고 있어요. 화제가 되었던 목욕탕 장면은 생각보다 짧고 처절합니다. 하지만 앞으로 그는 결코 다시는 알몸이 되지 않겠지요.
덧. 왕좌에 앉은 자는 그럴만한 자격이 있기 때문입니다.
2. 트와일라잇
영화를 보기 한참 전에 친구가 원서를 빌려주었습니다. 영화를 보러가기 전 읽으려고 손을 댔는데 저로서는 도저히 진도가 나가지 않더군요. 결국 해변에서 제이콥과의 대화 이후로 완전히 책을 덮었습니다. 1인칭 주인공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 어쨌든 제가 읽은 부분까지는 – 이랬다 저랬다 묘사만 잔뜩 늘어놓아 전혀 매력을 찾아볼 수 없었거든요.
영화도 비슷합니다. 솔직히 가족들과 새로운 뱀파이어 무리가 나오는 후반은 그럭저럭 스토리가 돌아가는지라 그나마 괜찮았어요. 전반부의 그 지지부진함은 주인공들의 밀고당기기가 전혀 밀고당기기가 아니라는 데 있습니다. 벨라는 그래도 괜찮은데 에드워드는 영 -_-;;; 주인공 한 쌍과 비중 높은 악역인 제임스를 제외하면 – 주인공이 매력없는 경우야 그래도 꽤 있지만 악역마저 저 모양이라니. ㅠ.ㅠ – 다른 인물들은 흥미롭고 상당히 매력적이기까지 합니다. 등장 빈도도 높지 않고 상세한 묘사도 설명도 얼마 없는 이들이 훨씬 매력적이라는 사실은 작가의 능력부족을 의미하죠. 차라리 외전을 만든다면 더 끌릴 것 같아요.
덧. 하지만 후편에 빅토리아가 악역으로 다시 등장해준다면 또 모르겠군요. 누님 멋지시던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