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 “반지의 제왕”과 “나니아 연대기”를 볼 때는 실감하지 못했던 “책을 본다”라는 체험을 하고 왔습니다. 어쩌면 “황금나침반” 원작에 대한 제 애정도와 영화에 대한 기대가 딱 그 정도에 불과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배우들의 비주얼과 동물들의 재롱에 홀린 건지도요. ㅠ.ㅠ
원작이 워낙 등장하는 사람들, 무리들, 사건들이 많아 두 시간 안에 꽉꽉 채워넣느라 고생을 했습니다. 각색 자체는 나쁘지 않아요. 중요한 사건들은 다 집어넣었거든요. 하지만 덕분에 이리갔다 저리갔다 따라가기가 무척 힘듭니다. 쟨 누구야, 쟨 누구야, 이름이 뭐랬더라. 문제는 사건들을 하나라도 뺀다면 대대적인 수정을 거쳐야 했을 것이고, 제작진과 각본이 그것만은 죽어도 싫다고 천명했음이 분명합니다. 책을 읽을 때에는 가슴을 졸이면서 “제길, 이 뒤에 어떻게 되는겨!!”라고 했던 장면들도 “닥치고 스토리랑 상황 설명” 때문에 클라이맥스가 별로 없이 조용하게 넘어갑니다.
하지만 전 좋았어요. ㅠ.ㅠ 정말로 딱 “아니, 이 정도라면야!! 응응!”이었달까요. 아무래도 이미 전반적인 스토리를 알고 있기 때문인 듯 합니다. 게다가 배우들이…ㅠ.ㅠ [그런데 크리스토퍼 씨 왜 나오신 거예요? 혹시 우정출현? 으어, 목소리이….ㅠ.ㅠ ] 라이라 다코타 아가씨는 CG를 감안하면 상당히 연기력이 좋습니다. 크레이그 씨가 처음 캐스팅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에는 책을 읽으며 상상했던 모습과는 전혀 매치가 되지 않았는데 화면 속에서 보니 인물을 아예 크레이그 씨에 맞춰버린 듯 합니다.[건들거리는 모범생이 되었어!!!] 니콜 여사야 캐스팅 소식을 듣고 만세를 불렀을 정도니 말할 필요도 없지요. 이안 옹의 목소리는 후덜덜덜덜덜 >.< 이고, 프레디는 너무 여린 건 아닌가, 라는 생각이 좀 듭니다만.
그건 그렇고 잔소리 말고 에바 누님!!!!!!!!!!!!!! 아아아아아아아악, 안 그래도 책 읽으며 마녀들 최고!!!! 꺄아아아아아!!! 모드인데 어쩔 거야, 마녀들. ㅠ.ㅠ 너무 멋지잖습니까아. 엉엉엉. 단정하고 못된 금발누님보다 약간 정신나간 산발 흑발누님의 승리입니다요. ㅠ.ㅠ
그런데 미국 흥행 실패했다던데 과연 2편이 나올까요.
우리 세계 버전을 꼭 보고 싶은데 말입니다. [그런데 저 세상 부분도 진짜로 만들까나?]
덧. 아스리엘 경 잡혀가면서 하는 말 “신사답게 말로 해결하자고!”
……자기 좋을 때만 신사 찾는구나. 영국인 맞네. -_-;;;;
참고로
황금나침반 영화 홍보페이지 에 들어가셔서 “데몬”을 누르시면 자신의 데몬을 찾아줍니다.
제 결과는 이렇군요.
어머, 예쁘잖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