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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퍼[약간의 미리니름]


영화가 끝나고 나서 같이 본 녀석과의 대화.

의리 없는 놈. 처음에는 자기가 먼저 도와달라고 매달려놓고 나중에 방해되니까 함정에 몰아넣고 구해주지도 않고 그냥 가? 불쌍한 그리핀, 흑흑흑. 완전 윈두 님 꼴 났어. 그래도 이번에 윈두 님은 살아난 게 다행. 좋아하는 여자랑 자기 빼고 다른 거에는 하나도 관심없는 놈! 게다가 무책임해! 헉, 그리고 출생의 비밀![라고까지하긴 좀 그렇지만]까지??? 이거 완전히…..

………..아나킨?????????????? -_-;;;;;;;;;;

대체 무슨 생각이었던 거냐, 제작진. ㅠ.ㅠ 이든아, 안 된다. 그러다 스승 전문배우 리암씨 꼴 나면 어쩌려고…ㅠ.ㅠ

그리고,
승리의 제이미 벨!!!!!!!!!!!!!!!!!!!!!!!!


아이고, 그리핀! 너무 귀엽잖아!!!! 게다가 그렇게 미친 것도 아니고 왜 그렇게 건전해!!!! 떼쟁이한테 약해! 여자한테도 약해! 실제로 말을 막 퍼붓는데 상처줄 말은 하나도 안해! ㅠ.ㅠ 네가 제일 착한 놈이다, 이 놈아!!! 으흑, 넘 귀여버!! ㅠ.ㅠ

아무래도 후속편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군요. 전 사실 그리핀과 메리가 내통을 하고 있는 줄만 알았어요. 그래서 비밀이 밝혀질줄 알았는데, 결말이 너무 흐지부지라 불만입니다.

덧. 안나소피아 양도 잘 크고 있군요.

그래도, 영화가 나와준 게 어딥니까. 올해 “어웨이크” 개봉하긴 하는 겁니까. ㅠ.ㅠ

화성 아이, 지구 아빠


대충 제목부터, 내지는 홍보물을 통해 알 수 있듯,
겉보기에 많은 문제를 지닌 어린 소년과 졸지에 그 소년의 아버지가 된 중년 남자가 가족이 된다는,
[이 경우는 “자신이 화성인이라고 생각하는 괴짜 소년”과 “그 소년을 입양한 홀아비”지요]
매우, 매우, 매우매우매우매우 평범하고 흔해빠진 뼈대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모두들 짐작하시다시피, 이야기는 아주 평범하게, 누구든 예상할 수 있을 정도로 평범하게 흘러갑니다.

하지만 이 영화의 장점은 예기된 위기나 갈등, 클라이맥스를 가슴을 졸일 정도로 끌어당기지 않으면서도 묘하게 눈물을 뽑아내는 구석이 있다는 겁니다. 참으로 영화다운 일상과 사건들 사이에서도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소소한 사건들이 고개를 내밉니다. 예를 들면, 오랫동안 옆에 있었던 개의 죽음이라든가 말이지요. 꼬마 자녀가 있는 부모라면, 혹은 저처럼 꼬마 조카가 있는 분이라면 대사 속에서 공감을 느끼기에도 충분합니다. 어느 정도 어린시절의 기억을 자극하기도 하고요.

소년은 노인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시종일관 거칠고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리고, 아버지는 설정상 SF작가답게 위트있는 말들을 쏟아냅니다[당연하죠. 존 큐삭인 걸요. 언제나 입심좋게 떠들어대면서도 결코 시끄럽지 않은 우리 큐삭씨는 여기서도 변함이 없습니다.] 두 사람의 어울림은 꽤 훌륭해요. 소년 배우는 창백하고 뾰족한 것이 어딘가 맥컬리 컬킨을 연상시키는 데가 있습니다.

또 하나의 볼 거리는 존과 조안 남매의 티격태격입니다. 이 사람들, 대체 몇 십년 동안 영화 속에서 “우리 친남매요!”를 외치고 있는 겁니까. ㅠ.ㅠ 게다가 같이 늙어가면서! 저 두 사람의 나이먹은 얼굴을 보고 있으면, 아아, 나도 이렇게 나이가 먹었구나, 라는 심정이 된단 말이지요. 잊을만 하면 두 사람 영화가 나오고 또 잊을만 하면 새 영화가 나오고, 를 실시간으로 반복한 탓일까요. 거칠어진 피부와 불어난 몸집과[조안 누님의 경우에는 오히려 더 마른듯?] 늘어난 주름살을 보면서 여전히 “그래도 넌 내 동생이잖니”같은 대사를 10년이 넘게 주고받고 있는 이 배우들은 언제 봐도 흐뭇합니다. 안심을 시켜줘요.

영화가 끝나면 “상기 사건들은 모두 실제 경험을 토대로 한 것이며, 인물은 허구이다”라는 자막이 뜹니다. 찾아보니 자전적 소설을 바탕으로 하고 있더군요. [심지어 작가도 진짜 SF작가!]

작은 상영관이었지만, 아이를 데려온 부모들이 많았습니다. 놀랍게도 처음에 떠들던 아이들이 점차 극에 몰입하는 게 보이더군요. 제일 거슬렸던 사람은 오히려 옆에서 영화 상영 내내 문자를 보내던 젊은이들이었습니다. [그러려면 제발 극장 오지 말고 비디오방이나 가세요.]

적어도 어거스트 러쉬보다는 훨씬 좋은 점수를 받을만 합니다. 그냥 내려가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이런 걸 설에 개봉하라고 -_-;;;]

덧. 부자끼리 “나보다 널 사랑할 사람은 없어!”라든가 “너도 날 사랑하는 거 알아!”같은 대사를 하는 걸 보고 집에 돌아왔더니 “어이쿠, 왕자님!” 게임이 와 있군요. -_-;;;;; 알았어요. 좀 순수해지도록 할게요. ㅠ.ㅠ
덧2. 앞으로 2주일간, 미친듯이 영화보기에 돌입합니다.
덧3. 큐삭 씨가 누굴 연상시키는지 알아냈어요. 왠지 모르게 빌 머레이의 얼굴을 닮아가고 있어요. 으음….맞나???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Across the Universe)


비틀즈의 노래들을 이용한 뮤비컬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입니다.

이 영화는 콜라주입니다. 기본 주제를 하나 갖추어 놓고 거기에 걸맞는 이미지들을 이것저것 짜깁기 해 놓은 거죠. 그러니 위 포스터는 영화의 이미지를 아주 잘 살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멀리 떨어져서 보세요] 전체적으로 산만하고 어수선하지만 가끔씩 정말 탁월한 이미지들이 튀어나옵니다. 때로는 배꼽을 잡고 웃게 만들고 때로는 눈물을 글썽이게 만들지요. 노래의 상황과 가사는 때로는 아주 아이러니하고 때로는 그보다 더 좋을 수 없으리만큼 적절하거나 기발합니다.

매우 강렬하지만 키치적인 이미지들이 많이 사용됩니다. 하지만 “스트로베리 필드”는 정말 멋졌어요. 노래 하나하나가 흘러나오는 장면이 모두 독립적인 이미지지만 저는 영화나 뮤지컬은 역시 앙상블을 좋아해서 주로 여러 사람이 노래를 함께 부르는 장면들이 기억에 남는군요. 재니스 조플린이 모델인 듯한 세이디는 정말 멋집니다. 크흑, 전 역시 절규하는 듯한 목소리에 약하거든요. “드림 걸스”에서도 느꼈지만 흑인들은 먼치킨입니다. -_-;;; 개인적으로 주드보다는 맥스의 톤이 좋고요. [거기서 “헤이, 주드”를 부르다니!!!!! 난 역시 희생적인 조연에 약해, 으흑!]

비틀마니아 영화입니다. 저같은 헐랭이들은 노래 제목이나 가사를 공부하고 가는 편이 좋을 듯 합니다. 전 공부가 게으른 탓에 많이 놓쳤어요. 하지만 그래도 전주만 들어도, 혹은 후렴구가 나오면 함께 흥얼거릴 수 있는 음악들이 대다수입니다. 누가 뭐래도 비틀즈인걸요. -_-;;;;;

넓은 상영관의 경우 약간 뒤쪽에서 보실 것을 권합니다. 메가박스 M관의 G열은 약간 눈이 빙글거리더군요.

덧. 한 번 더 보러갈까 생각중입니다.
덧2. “비틀즈”와 “1970년대 미국”과 비록 조금밖에 나오지 않으나 “리버풀”의 결합입니다. 대체 뭘 바라십니까. 당연히 우울합니다. 그런데도 다들 건실합니다. 정말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다들 건실합니다. 타락하고 싶어도 못하는 젊은이들이에요. 우울하지만 어둡지는 않고 끈적거리거나 무겁지도 않습니다. 사실 제가 비틀즈에 대해 갖고 있는 이미지는 대체로 “공허”인데, 영화가 끝나고 생각해보니 그 느낌이 살아있어서 마음에 들더군요. 감정이 아주 짙고 강렬한 이미지로 대체되어 표현되는 까닭에 그 자체는 오히려 절제되어 있어요.
덧3. 사실 처음 얼마 동안은 노래가 잠시 나오고 끝날 때마다 “으악, 거기서 멈추지 마! 끝까지 하라고!” 소리지르고 싶었어요. 약간 욕구불만이랄까. ㅠ.ㅠ
덧4. 디럭스 판이 아닌 OST는 이미 절판이더군요. -_-;;;;;;

에반게리온: 서(序)


1. 제목을 “추억이 새록새록”이라고 붙어야 할 것 같습니다. 제 생전 스타워즈와 반지 개봉 첫날을 제외하고 이토록 많은 관객들이 크레딧 끝까지 올라가고 차회 예고편[응?] 나올 때까지 앉아있는 거 처음 봐요.

2. ….사운드 왜 이래요. 다른 영화 예고편 틀어줄 때야 그러려니 했는데 상영 중간중간에도 계속 왔다갔다 하더군요. 참고로 강변 CGV였습니다.

3. 장면 장면이 참 그립습니다…[먼산] 사도들 비주얼 업그레이드 부분이 제일 눈에 띄는군요. 꺄아 >.<
그런데 확실히 이 나이되어 “인류의 미래를 걸고”를 보려니 조금 민망하기도 합니다. 특히 여자 알몸과 속옷이 난무하는데 초등학생들이 영화 중간중간 화장실에 들락날락할 때는요. -_-;;;;
물론 익숙한 음악과 장면들이 연속으로 강타해주는 바람에 중간에 잠시 감동받기도 했지만.

4. 애니메이션을 손에 놓은지가 워낙 오래되었더니만 오가타 씨가 얼마나 절규를 잘 하는지, 이시다 씨가 얼마나 영롱한 목소리를 지녔는지 잊고 있었습니다. ㅠ.ㅠ 오가타 씨의 경우에는 예전보다는 조금 미진한 감이 없잖아 있습니다만[….이 정도론 부족하다!!!!!!] 그래도 좋군요오……..^///////^ 개인적으로는 리츠코 누님이 제일 좋았어요, 으흑흑. ㅠ.ㅠ [아아, 비명을, 제게 비명을 들려주세요!]

5. 전 다른 사람들과 달리 신지를 참 좋아했는데, 정말 제대로 무기력하기 때문이었지요. 정신줄 놓고 중얼거리는 게 진짜 취향이었거든요. [처음 마음에 든 계기가 “중앙에 놓고 스위치”였으니 할말 다했죠.] 괴롭히는 맛이 있다보니 다른 찌질하고 답답한 녀석들에겐 짜증을 내면서도 신지같은 녀석에겐 관대하기도 하고 말입니다.
…..그런데 부쩍 미인이 되어 돌아왔군요. 역시 전설의 히로인. -_-;;;
레이는 성숙해져서 돌아왔고.

6. 오랜만에 OST나 들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