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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죄(Atonement)

이야기꾼들이란 항상 놀라워서, 그래서 역시 나와는 다른 세계, 범접할 수 없는 세계임을 새삼 느끼게 된다.

분석할 건덕지도 없고, 설명할 건덕지도 없다. 그만큼 적나라하고 깔끔하게 설명해 주어. 처음에는 영국식 저택의 응접실에 걸려있을 법한 음침한 가족초상화로 시작하더니만 [내맘대로] 2부의 전쟁 장면에서는 완전히 다른 영화를 보듯 달라진 빛깔로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그래서 나는 브리오니가 그리웠다. 나는 이 이야기가 온전히 그녀의 이야기일줄만 알았으므로. 이제나 저제나 그녀의 목소리를 찾고 있었으므로. 그리하여 이윽고, 너무나도 낯설어 동떨어진 듯 보여 당황스러웠던 순간들을 지나 진정한 그녀가 모습을 드러내고 목소리를 들려주고 진실을 밝혔을 때, 나는 안심했던 것이다. 온통 거짓말투성이의 “사실”을, 기만과 착각들을, 그것을 알고난 다음에야 안도할 수 있었던 것이다.

덧. 원작소설을 주문해야겠다.
덧2. 가장 눈에 띄는 배우는 13세 역의 브리오니를 맡은….으음, 이름이 너무 어렵다. ㅠ.ㅠ 나이에 걸맞는 그런 이기적인 소녀의 표정이라니.
덧3. 맥커보이 군은 얼핏 보면 간혹 주드 로를 연상시키는 데가 있다. 키만 조금 컸더라면 정말 얼마나 좋았을꼬. ㅠ.ㅠ
덧4. 대체 어떤 놈의 부모가 애들 이름을 ‘피에로’와 ‘잭슨’이라고 짓는단 말인가.
덧5. 감독 아저씨 “오만과 편견”은 그리 마음에 들지 않았었는데 이건 대박. 교차편집은 여전하고, 무엇보다 ‘소리’의 사용새가 돋보인다. 소름이 끼치도록 감각적. 음악도 수준급.
덧6. 사실은 회사까지 10분 일찍 퇴근해서 몇개 극장에서 하지도 않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를 보러갔는데…..매진????? -_-;;;; 실수였다. 당연히 사람 없을 줄 알았지. -_-;; 오히려 “속죄” 쪽이 관객이 적어서 놀랐음. 제길, 설마 “노인~” 일주일 하다 내려가지는 않겠지. ㅠ.ㅠ

기록용

1.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2. “어톤먼트”
3. “주노”
4. “아주르와 아스마르”

다들 별로 오래 있을 것 같지 않으니 이번주 내에 해치울 것

5. “추격자” : 왠지 동행이 필요할 것 같아 고민 중.

3월

6, “27번의 결혼 리허설” : 어쨌든 후보
7. “데어 윌 비 블러드” : 이것도 마케팅 책임자 좀 맞자.
8. “어웨이크” “아임 낫 데어” 날짜 미정?

3시 10분 유마행 열차

마케팅 책임자 나랑 싸우자! 아무리 동명 영화가 있다지만 중의적인 의미가 있는 것도 아니고 번역하기가 힘든 것도 아닌 영화 제목을 대체 “쓰리 텐 투 유마”라고 붙인 인간이 누구냐???? 다른 리메이크 영화들은 헷갈릴까봐 같은 제목 안 붙인다니? 서부영화잖아! 서부영화라고! “유마행 열차” 얼마나 좋아!

아 진짜 요즘 영화제목 붙이는 인간들 해도해도 너무하는 거 아냐? 안그래도 한국 영화들이 옛날 영화 제목 베끼는 거 보면서 짜증이 극에 달해 대기권 뚫고 날아가겠구만, 계속 이렇게 날로 먹을래?
 


여하튼 보고 왔습니다.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끄응, 이유는 모르겠지만
왠지 모르게 흡족해요. 아니 사실 무척 꿀꿀한 영화인데 이상하게 마지막 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흐뭇해서 죽는 줄 알았어요.
전 원래 러셀 크로도 별로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고요. 그런데 베일 씨의 그 궁상모드랑[아, 정말 베일씨 궁상모드 죽입니다!! 심지어 그 갑부 브루스 웨인을 할 때도 빈티 철철이었잖아요! 아악! 역시 당신은 무슨 짓을 해도 궁상이야! 정말 제대로라고!] 러셀 씨의 그 이죽이죽 모드가 어찌나 잘 어울리는지, 둘이 얼굴 맞대는 장면만 나와도 제 얼굴에 싱글싱글 미소가 피어오르더라니까요. 러셀 씨의 매력이 아주 잘 살아있습니다.[그런데 당신, 앞으로 이런 거 말고 다른 역할 할 수나 있는 거야?]

게다가 뒤로 가면 갈수록 풍부해지는 유머감각 어쩔 거예요!! ㅡ.ㅜ

서부영화의 분위기를 무척 잘 살린 영화예요. 군더더기 없이 잘 버무려 놓았습니다. 필요한 건 다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흡족한 건가?] 심지어 스릴러의 요소도 갖추고 있습니다. 한 사람의 운명은 예상했지만, 설마 다른 한 사람이 거기서 그렇게 나오리라고는….-_-;;;; 뭐, 하지만 그게 바로 서부영화 속 의리의 세계인걸요.

찰리 프린세스, 누군가 했더니 엑스맨 3의 엔젤이더군요. ㅠ.ㅠ 솔직히 말해 극중에서 제일 불쌍한 놈이라 하겠습니다. 그러게 그런 인간을 믿고 따라다닌 너는 아직 한참 부족한 애송이라니까.

덧. 제목을 보고 당연히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오늘 “27번의 웨딩 리허설” 예고편을 보고 넘어갔습니다.
제임스 마스덴 주연이잖아!!!!!!!!!!!!! 개봉하면 보러간다, 앗싸!

스파이더위크 가의 비밀[미리니름이 약간?]

왼쪽에서부터 말로리, 자레드, 사이먼.

원작은 마크 씨가 읽어주신 오디오북 2편 밖에 모릅니다, 쿨럭쿨럭.

이 영화를 보고 난 감상은 딱 한 마디군요.

………….이거 공포영화??

우어, 이거 정말 제대로 공포영화에요. 애들이 무서워할만한, 아니지, 어른들이 무서워할만한 것들로 가득차 있어요. >.< 처음부터 끝까지 진짜 제대로 된 공포영화에요. 이런 건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갈 때쯤 개봉해 줘야지! 마지막에 **찌르는 데서는 아니, 물론 당연히 그럴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그래도 소름끼쳐서 죽는 줄 알았어요. 저렇게 강력하고 노골적인 한 방으로 성장 완료라니, 너무 무서워! 게다가 결말 어쩔 거야! 아무리 할머니라지만 빤히 산 사람이라고! 어렸을 때 읽으면서 “우어, 이거 뭐야, 무서워.”라고 생각한 아일랜드 요정 나오는 민화계통이에요, 완전! [그레이스 가는 아일랜드 계인가!]

처음에는 푸하하하하! 했던 게 뒤로 갈수록 공포가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진정으로 무섭다기보다는 기대와 어긋나는 데서 오는 공포감이죠. 아이들 셋, 아니 둘의 연기는 합격점입니다. 둘다 눈물 흘리는 거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하더군요. [8대 2 가르마는 역시 모범생의 상징인가] 이제 아역 프레디는 거의 가증스럽게 보일 정도예요. 아가씨도 귀엽더구만요.

무엇보다 데이빗 씨!!!!! 같이 본 동생과 함께 “분명 아는 얼굴인데 누구더라!”하다가 마지막 타이틀 보고 알았어요. ㅠ.ㅠ 죄송함닷. 아저씨, 아저씨도 그 멍….한 분위기가 만만찮게 무서웠어요. ㅠ.ㅠ

덧. 아악, 그런 데서까지 운율 맞추지 마, 이 운율마니아 영어권 작가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