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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perNatural] 헤븐 앤 헬 컴퍼니 – 일상 Scene 1.

죄송합니다. 일하기가 너무 싫어서. ㅠ.ㅠ
게다가 요즘 수뇌 분도 부족하고 특히 개그분도 부족해서요.


걍 끄적끄적 낙서입니다.


나마리에 님의 팬픽 헤븐 앤 헬 컴퍼니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M_헤븐 앤 헬 컴퍼니 – 일상 Scene 1.|닫아주세요|헤븐 앤 헬 컴퍼니의 회의실에서는 오랜만에 심각한 대책회의가 열리고 있었다.

알과장이 표독한 표정으로 입에서 열불을 토했다.

“그 놈의 선(禪) 주식회사 놈들이 시장 지분을 닥치는 대로 뺏아가고 있단 말입니다!”

애나 부장이 새침한 표정으로 뺨에 손바닥을 갔다대며 말했다.

“몇년 전에 서부지역에서 치고 올라올 때부터 예측을 했어야 했는데. 설마 이런 식으로 막무가내 게릴라식 전술을 쓸 줄은 몰랐죠.”

그 순간 무슨 신호라도 떨어진 양 봇물이 터지듯 회의실 여기저기서 중구난방 말들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그 회사 봉급은 쥐꼬리만큼 밖에 안 준다던데.”
“제가 듣기론 봉급 대신 주식을 준다던데요.”
“그런 주제에 사원들은 남녀 안 가리고 새끈한 애들로만 뽑는다면서요?”
“예쁘장한 애들만 두 명씩 짝지어서 거리로 내보낸대요.”
“지나가는 사람들한테 막무가내로 영업활동을 한단 말입니까?”
“그런 멍청이들이 꼭 있어요. 영업사원 얼굴에 혹해서 졸졸 따라가서는 정신 못 차리고 계약서에 도장 찍는 것들이.”
“사실 심리학적으로 볼 때는 그거 무시할만한 요소가 아니지 말입니다…”
“근데 대체 어떻게 고객들을 홀리는데? 남자 고객한테 예쁜 아가씨 둘이 들이댔는데 알고 보니 게이면 어쩔 거야.”
“그런 것까지 신경쓸 틈이 어딨어요. 그리고 요즘은 유니섹스가 유행이라서 양쪽 모두 어필 가능하다고요.”
“아니, 그러니까 제 말은…”
“요즘 세상엔 예쁘면 다 용서된다잖아요. 우리 회사 내에도 단순히 보기 좋다는 이유로 서로 피터져라 싸우는 미카엘 이사랑 루시퍼 이사 동인지 돌고 있는 판에.”
“옉?!”
“뒷 사정을 조금 들어봤는데, 걔네들도 좀 많이 불쌍하던데요. 다들 계약직이라 보험이고 뭐고 하나도 안 되고 부려먹기는 엄청 부려먹나 봐요.”
“노동착취야, 노동착취.”
“우리처럼 보수적이고 정공법 쓰는 회사로서는 할 짓이 못 되죠.”
“그 놈들이 나빠요. 상도를 어기고 있잖아요. 우리가 이 업계 장악한 지가 몇 년인데. 규칙은 지켜야지.”
“하지만 덕분에 비용절감 하나는 톡톡히 하고 있다던데요.”

누군가의 마지막 한 마디에 회의실이 쥐죽은 듯 고요해졌다.

바로 그 때, 대표 주주!라는 말도 안되는 권리를 바득바득 우겨 회의실에 들어온 사장 아들 샘이 거대한 곰손으로 회의실 탁자를 비장한 몸짓으로 내리쳤다.

“그렇다면 우리는!!!”

모두의 시선이 샘에게 집중되었다. 긴장감이 고조되었다.

“계약직이 아니라 알바를 고용합시다!! 딘 같은 알바생 열 명만 구하면 세계도 정복할 수 있어요!!!”

잠시 동안 두번째 정적이 지나간 뒤, 모두의 눈빛이 평소에 사장아들 샘을 갈아먹어도 시원찮은 놈이라고 공언하고 다니는 우대리에게 쏟아졌다. 우대리는 모두의 기대에 부응해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하더니 얼굴 가득 비웃음을 띄운 채 연극조의 동작으로 커피잔을 들어 올리며 독설을 퍼부을 태세를 정비했다.

“어….그거 의외로 효과 있을지도.”

우대리가 카대리의 얼굴에 커피를 내뿜었다.

_M#]


뭔가 원래와는 다른 세계가 되어가고 있군요. -_-;;
게다가 자기 패러디까지, 쿨럭.

이제 열심히 일하겠슴닷!

[SuPerNatural] 헤븐 앤 헬 컴퍼니 – 그는 또 어쩌다가 사랑에 빠졌나

친구가 샘은 안 나오냐고 해서 이번에는 주말 드라마 “삘”로 갑니다. 그런데 전 울 나라 드라마를 본 적이 없다죠. -_-;;;

나마리에 님‘헤븐 앤 헬 컴퍼니’ 세계관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전 그저 낚였을 뿐이어요, 흑. 돌던지지 마세요. ㅠ.ㅠ 원작자가 그만두라 그러면 언제고 낚시바늘 뱉을게요.

…..라기보다 제발 다른 분이 좀!! 슬슬 제 능력을 넘어서기 시작했습니다요.

[#M_헤븐 앤 헬 컴퍼니 – 그는 또 어쩌다가 사랑에 빠졌나 |헤븐 앤 헬 컴퍼니 – 그는 또 어쩌다가 사랑에 빠졌나 | 천재적인 지능과 우월한 기럭지, 그리고 우람한 체격과 근육의 소유자인 샘이 다른 이복 형제자매들을 모두 제거하고 아버지 노란눈의 승계 다툼에서 승리했다는 소식이 날아 왔을 때, 헤븐 앤 헬 컴퍼니에는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현재 사장인 노란눈을 포함해 오랫동안 헬 파가 주도권을 쥐어 온 회사 내에서 샘은 헬 파의 적자 중에 적자, 선택받은 자, 츄즌원, 지옥불의 제왕, 소년왕, 시장을 지배할 자 등의 별칭을 비롯하여 온갖 기대와 희망을 한 몸에 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묘하게 자신이 이끌어야 할 헬 파를 경계하고 헤븐 파에게 관대하다 못해 말랑말랑을 넘어 흐물거린다는 소문이 돌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혹자는 그것이 불시에 배신을 때리기 위한, 천재적인 머리에서 나온 일종의 위장 계획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지만.

실로 샘은 대기업 후계자로서 아무도 반박하지 못할 훌륭한 자격을 지니고 있었다. 그는 잘생겼고 똑똑했고 두말할 필요도 없이 돈에 깔려 죽을만큼 부자였으며, 부잣집 아들의 필수 요건이라 할 수 있는 싸가지마저 완벽하게 없었다. 낙하산으로 임명된 팀장 주제에 능력은 뛰어나 날마다 여직원들을 데리고 온갖 식당과 백화점과 놀이공원과 스키장을 누비면서도 월말이면 모든 업무를 완벽하게 해치웠고 그러면서도 잠깐 놀 상대와 사귈 상대는 신중하게 가렸으며 간혹 내비치는 “강아지눈”과 삐친 입은 일격필살의 위력으로 남녀불문 “젠장, 재수없는데 너무 짠하고 귀엽고 사랑스러워. ㅠ.ㅠ 이런 게 바로 모성애라는 건가!”의 반응을 이끌어냈다. 

그런 그에게 한가지 문제가 있다면 “잘나가고 잘생기고 능력좋고 성질나쁜 대기업 후계자”답게 “날 때린 건 당신이 처음이야” – 상황에 따라 “내게 그런 말을 한 건 당신이 처음이야” 내지는 “내게 이런 일을 해 준 건 당신이 처음이야”로 변형 가능한 – 신드롬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소문에 의하면 사장 아들 샘이 루비 주임과 사귀었던 것도 루비 주임이 한때 머리를 샛노랗게 물들이고 막 나가던 시절 샘이 업무상 실수를 한번 저질렀을 때 구제불능 바보 멍청이 취급하며 하이힐로 자근자근 밟아주고는 노련한 솜씨로 뒷수습 하는 걸 보고 반해서 그랬던 거라고 한다.

실제로 그 스위치를 처음 누른 것은 총무부의 카대리였다. 

샘이 아직 후계자로서의 면모를 갖추지 못하고 이복 형제자매들과 열심히 자리다툼을 하던 시절, 그가 이것저것 매만지며 장난삼아 조작하던 장부 상의 오류를 잡아낸 것이 바로 카대리였던 것이다. 샘은 1) 그동안 누구보다도 뛰어나다고 믿었던 자신의 능력에 의심을 품게 되었고 2) 그것을 발견한 것이 겨우 얼마 전에 회사에 입사한 젊은 대리라는 데 충격을 받았으며 3) 그런 작자가 “마치 일부러 발견해달라는 듯이 커다란 구멍을 뚫어놓았더라고요.”라고 – 사실이긴 했다 – 비난도 책망도 찾아볼 수 없는 덤덤한 말투로 보고하는 모습에 왠지 모를 묘한 존경심을 품게 되었다. 

유학을 다녀온 그가 다시 회사로 돌아와 직원들의 반응이 두 개로 극명하게 갈렸을 때에도 – “아첨”과 “경멸” – 카대리만은 변함없는 무덤덤한 태도로 사장의 아들인 그를 다른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공평하게 대해 주었다. 그가 관할하는 “업무와 장부에 손을 대지만 않는다면” 카대리는 샘의 행동이나 말에 대해 성급히 판단하거나 비난하는 법이 없었다. 샘이 무슨 일만 했다 하면 사사건건 트집을 잡고 콧방귀를 뀌는 “경멸파”의 선봉장 우대리와는 그야말로 천지차이였다. 

그리하여 사실, 승계 다툼에서 승리했음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는 젊은이다운 패기와 자립심이라고 표현하지만 다른 누군가는 쓰잘데기 없는 허세와 허풍이라고 부르는 반항심을 발휘하여 아버지 회사를 물려받느니 차라리 내 회사를 세우겠다고 뛰쳐나간 – 그렇지만 이것도 배우고 저것도 배워야겠다는 핑계로 날마다 회사에 놀러오는 – 샘이 그날 회식에 참가한 것은 순전히 카대리 때문이었다. 

늘상 카대리의 오른쪽에 앉는 우대리의 자리는 포기하더라도 나머지 왼쪽을 차지하고야 말겠다는 일념으로 긴 다리를 바삐 놀려 테이블로 달려간 샘은 카대리의 왼쪽 좌석에 이미 누군가가 앉아 미친 듯이 먹을 것을 입 속에 우겨넣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분노에 찬 주먹을 부르르 떨었다. 대체 어떤 눈치 없는 자식인지 면상을 보고 한 방 갈겨주지 않으면 화가 풀릴 것 같지 않은 심정을 일단 고이 접어 옆에 내려놓고, 샘은 우아한 동작으로 다른 직원들의 한달 월급을 가뿐히 초과하는 최고급 양복의 주름을 탁탁 턴 다음 그 사내의 등 뒤로 다가갔다. 

툭툭.

“이봐, 당신.”
“웅?”

짧은 금발의 사내가 고개를 돌려 샘을 올려다보았다. 순간, 샘의 머릿속에 친숙한 이미지 하나가 스쳐 지나갔다. 

“….햄토리?” 

샘보다 나이가 약간 많을까 말까한 청년은 코스 요리가 시작되기도 전에 테이블 위에 입가심으로 놓여있던 초콜릿맛 캐러멜을 누가 빼앗아 먹기라도 하는지 번개같은 속도로 입안에 잔뜩 쑤셔넣은 탓에 마치 양쪽 뺨 안에 도토리를 잔뜩 비축해 놓은 다람쥐마냥 보였다. 그 동그란 얼굴을 보고 웃어야할지 화를 내야 할지 알 수 없어진 샘은 주먹을 입에 대고 가볍게 헛기침을 했다. 

“어……”
“우어아우엉?”
“흠흠, 당신, 내 자리에 앉아 있는 것 같은데….”

샘은 커다란 눈을 땡글거리며 끈적이는 캐러멜을 씹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금발 청년을 한심하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아, 샘. 어서 오게.” 
샘을 알아 본 카대리가 고개를 까딱이며 인사했다. 
“카대리, 얘 뭡니까?”
샘이 쩝쩝 소리를 내며 씹어 삼키던 캐러멜이 갑자기 목에 걸렸는지 켁켁대는 청년의 등짝을 후려 갈겨주고픈 심정을 억누르며 말했다. 

“새로 온 알바생 딘이야. 그 옆에 앉게나.”
“아, 하지만 난 여기가 아니라…”
카대리는 이미 고개를 돌리고 우대리와 하던 얘기로 돌아갔다. 
샘은 속으로 투덜거리며 딘의 옆자리에 앉았다. 

그것이 이제껏 탄탄대로를 걸어, 아니 달려온 그의 인생 일대 최대의 고비이자 행운이자 실수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은 5분 뒤의 일이었다. 
_M#]

덧. 와하하하, 앞에서 너무 힘썼더니 지쳐버렸다. ㅠ.ㅠ 무책임을 발휘하여 그 후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는 읽는 분들의 상상에 맡깁니닷. ^^* [열린 결말이란 좋은 거예요, 암요.]

[SuPerNatural] 헤븐 앤 헬 컴퍼니 – 그는 어쩌다 사랑에 빠졌나

나마리에 님의 이 시리즈에 완전 낚여서 끄적이는 낙서입니다. 좋은 설정 하나 망치는 것 같은 불길한 느낌도 들지만요, 큭. [이봐, 우리 너무 서로가 서로를 낚고 낚는 관계인 것 같아. 우리 진짜 이래도 되는 걸까??? 정말로? 진짜로? ㅡ.ㅜ]



[#M_헤븐 앤 헬 컴퍼니 – 그는 어쩌다 사랑에 빠졌나 |닫아주세요|건장하고 튼튼한, 그리고 싱싱하고 생기발랄한 알바생이 들어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 “마침내! 드디어!!! 내가 쓰러져 죽기 전에!!!!!!” – 총무 회계팀의 마스코트인 카대리는 이제 적어도 사흘에 한 번은 집에 들어갈 수 있겠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Day 1
“아, 딘. 이 수치들을 입력해서 계산한 다음 최종자료를 뽑아주게.”
“네? 계산 말씀이십니까?”
“어……그런데.”
“죄송합니다, 카대리님. 제가 몸으로 하는 일은 자신이 있는데 숫자는 영…..”
알바생 딘은 난처하다는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였다.
“제 말은, 어, 그러니까 제게 그런 일을 시키시면 그거 뒷처리 하는 게 더 골치아플 거라는 얘긴데요. 나중에 대리님이 그거 바로잡는다고 이틀 밤을 꼬박 새우셔야 할지도 몰라요.”
황당해진 카대리는 멍하니 금발 청년을 바라보았다.
“……….그럼…..가서 복사나 해오게.”
“넵!”
청년은 잽싸게 경례를 해 보인 다음 햇살같은 미소를 띄우고 분주하게 달려나갔다.
카대리는 결국 오늘도 집에 들어가지 못했다.

Day 2
“딘, 몸으로 하는 일은 자신있다고 했지?”
“넵!”
“영업팀에 있는 프라이드, 러스트, 글러트니한테 가서 출장비 청구서에는 제대로 된 영수증을 첨부해야 한다고 전해주게. 이런 액수가 나오게 된 납득할만한 영수증을 제출하지 않으면 사무실도, 보조원도 없는 깡시골 촌구석으로 좌천시켜 내보내버리겠다고 해. 그래도 말을 안들으면 본때를 보여주게. 무슨 짓을 해서든 오늘 안에 받아와.”
“넵!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잠시 후.
“카대리님! 영수증 가져왔습니다!!!”
카대리는 자신의 책상 위에 놓인 영수증을 보며 잠시 고민했다.
“딘.”
“넵!”
“글러트니의 영수증에 묻은 이 노란 자국은 뭔가.”
“아, 그건 구토자국입니다. 그 분이 뭘 좀 많이 드셨더라고요.”
딘이 눈을 반짝이며 대답했다.
“….프라이드의 것에 묻은 붉은 자국은?”
“아, 그건 핏자국입니다. 그 분은 고집이 좀 많이 세시더군요.”
딘이 얼굴 가득 환한 미소를 띄우며 대답했다.
“……..러스트의 영수증에 묻어있는 이건….”
딘이 얼굴을 약간 붉히며 배시시 웃었다.
“정말로 알고 싶으십니까?”
“아니.”
카대리는 재빨리 대답했다. 그는 정말로 알고 싶지 않았다.

Day 3.
“그래, 자네가 영업팀에서 한 일 들었네.”
다음날 아침, 카대리는 “악마한테나 잡혀가라, 퉤퉤” 알과장이 알바생 딘의 책상 위에 걸터앉아 있는 걸 발견했다.
“어, 소문이 벌써 그렇게 퍼졌나요?”
딘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알과장을 올려다보았다. 카대리는 불길한 예감에 휩싸였다.
“자네 일처리 하는 방식이 아주 마음에 들어. 완전 내 타입이더군. 어떤가, 오늘 하루 우리 팀에서 일해볼 생각 없나?”
딘이 의아한 눈빛으로 카대리를 바라보았다.
“어…전 여기서 일하는 게 아니었나요?”
“알바생은 원래 전천후야.”
알과장은 딘의 뒷목을 한 손으로 낚아채더니 질질 끌고 나가기 시작했다.
“카대리, 이 녀석 좀 빌려가겠네.”
“……온전하게 돌려주셔야 합니다.”
카대리는 머리를 감싸쥐며 중얼거렸다. 울상이 되어 버둥거리며 끌려가는 딘을 보고 있으려니 아무래도 진짜로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Day 4.
다음날 아침, 알바생 딘은 문자 그대로 바닥을 기어서 사무실로 출근했다.
“괜찮나?”
딘은 바닥에 붙어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카대리를 올려다 보았다.
“대리님, 이제야 깨달았어요.”
“응?”
“알과장은 악마예요.”
“응?”
그건 그렇지.
“그리고 카대리님은 천사셨어요.”
“응?”
카대리는 당황했다.
“카대리님은 천사라고요.”
“응?”
카대리는 부끄러워졌다.
“근데 그 커피, 저 주실 건가요?”
딘이 초롱초롱한 눈으로 카대리의 손에 들린 컵을 쳐다보며 물었다.

그날 점심시간, 카대리는 동기인 우대리와 함께 담배 한대와 커피를 즐기러 옥상으로 올라갔다.
“……나, 사랑에 빠진 거 같아.”
우대리가 카대리의 얼굴에 커피를 내뿜었다.

– 끝


_M#]


 

덧. 나는 왜 또 이런 걸 쓰고 있는 거지. OTL

[SuPerNatural] 처녀와 유니콘

지난번에 무심코 떠들던 딘의 동정화와 유니콘 이야기가 생각나서 말입니다.
미친 장난을 쳐 봤습니다.

아니, 지난번에도 그렇더니 저는 왜 딘을 계속 초딩스럽게 만드는 걸까요. 마음은 이게 아닌데. ㅠ.ㅠ

여성향 암시 있습니다만, 이 정도면 기껏해야 PG-13 이겠지요?
아차, 4시즌 5화를 보셔야 정확히 이해가 가실 겁니다.

[#M_[SuPerNatural] 처녀와 유니콘|닫아주세요|
샘의 첫번째 반응은 실망이었다.

“쳇, 무지개가 없잖아.”

샘의 두번째 반응은 경악이었다.

“형, 혹시 저 입에 물린 거, 내가 생각하는 그거야?”

새하얗고 윤기 흐르는 목덜미를 껴안고 얼굴을 부비적거리고 있던 딘이 대답했다.

“어, 불은 내가 붙여줬지만.”

유니콘이 티끌 한점 없이 하얗게 반짝이는 튼튼한 이빨로 담배 끝을 잘근거리며 말했다.

“뭐야, 그 눈초리는? 나도 세상 살기 힘든데 이런 것 하나쯤 즐길줄 알면 안 돼? 처녀도 아닌 주제에 까다롭긴.”

샘의 턱이 바닥까지 떨어졌다.
유니콘은 발굽 사이에 담배를 끼워 넣은 채, 눈처럼 새하얀 갈기를 물결치며 앞발을 휘휘 내저었다.

“그건 그렇고, 넌 가까이 올 생각 하지 마. 아무리 정신적으로는 열세살난 수줍은 소녀라도 난 비처녀는 취급 안 하거든.”

서둘러 유니콘을 향해 발을 옮기던 샘은 한 발을 공중에 들어 올린 채 그 자리에 멈춰 섰다.

“거봐라, 내가 뭐랬냐, 동생아. 내 처녀막이 재생되었다고 했지?”

딘이 낄낄거리며 말했다.

“유니콘을 잡았다니까! 이거보다 더 증거가 필요하냐고!!”

“나도 놀랐어.”

유니콘이 뿔 주위를 긁적거리며 말했다.

“어디서 처녀 냄새가 나길래 앗싸리, 오랜만에 하나 건졌다!고 꽁지빠져라 달려왔는데 웬 사내자식이 떡 하니 앉아있는 거야. 게다가 하얗고 보송보송한 미소년이면 말도 안해. 이건 뭐 수염도 까칠까칠하니 알거 다 알 만한 나이의 우중충한 아저씨인 거라. 이 나이에 숫총각이라니 한심바가지같은 놈이라고 생각했더니만 또 의외로 말이 잘 통하데?”

“….말이 잘 통해?”

샘은 공중에서 부들부들 떨고 있는 왼쪽 발을 내려도 괜찮을까 심히 고민하며 중얼거렸다.

“야야, 너 순결한 처녀들을 다루는 게 얼마나 힘든 줄 알아? 우리보고 맨날 성질 더럽게 까다롭다 어쩐다 그러는데, 그런 애들을 상대하고 있으면 까칠해지지 않을 수가 없어요. 아주 그냥 변덕을 종잡을 수가 없다니까. 내가 이래봬도 나이가 수천 갠데, 내가 뭔 말만 하면 울어대질 않나 – 지난번에는 나도 담배 한대만 달라 그랬다가 황천길 가는 줄 알았다니까 – 날 보고 악마의 화신이라면서 십자가로 찔러대질 않나 – 그건 그렇고 이건 나이 오십 먹은 아줌마였다지 – 어떤 여자애 하나는 왜 무지개를 내뿜지 않느냐면서 내 엉덩이를 후려쳤다고!”

순결과 청순의 상징이자 별빛을 담아놓은 듯한 유니콘의 눈에서 화염이 이글거리는 걸 본 것 같은 느낌은 분명 눈의 착각이다. 그래서 샘은 지금 이 자세를 그냥 유지하고 있기로 결심했다.

“언제 그리스 번개신이라도 만나면 도대체 어떻게 그 에우레카인가 하는 처녀를 아무 문제 없이 바다 건너로 데리고 갔냐고 물어봐야겠어.”
“에우로페야.”

어쩌면 딘과 이 유니콘이 쌍둥일지도 모른다는 종족착오적인 생각을 하며 샘이 한숨을 내쉬었다.

“어쨌든! 하여간 처녀란 것들은 좀 친해지려고 하면 발광을 해댄단 말이야. 등에 태우고 움직이기라도 하면 내 갈기를 반쯤 뽑아놓고. 그럼 아예 올라타지를 말든가! 게다가 나 좋다고 비비적거리다가 이제 슬슬 화끈하게 놀아봐도 괜찮겠다 싶을 때쯤 되면 징징거리면서 집에 보내달라고 주먹질을 해댄다지. 누가 집에 안 보내준대? 내가 무슨 짓을 하려는 것도 아니고, 그냥 가볍게 놀면서 한 바퀴 돌고 가자는 건데 도대체 뭐가 문제냐고.”

“아, 그래서 내가 처녀하고는 안 사귀는 거야.”

딘이 열렬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골치아픈 게 한 두개가 아니거든. 게다가 들인 정성에 비해 얻는 게 적단 말이야.”

“내 말이!!!! 후우, 하지만 어쩌겠어.”

유니콘은 듣는 사람이 저도 모르게 구슬같은 눈물을 뚝뚝 흘릴 정도로 구슬픈 한숨을 푹 내쉬며 담배를 앞발로 비벼 껐다.

“내가 처녀만 상대할 수 있는 이런 몸으로 태어난 것도 다 업보인걸. 아무리 성격하고 안 맞아도 체질이 이런 걸 어떡해? 이건 뭐 고기에 알레르기 있어 풀밖에 못 먹는 사자같은 기분이라니까.”

“쯧쯧, 정말 힘들겠구만.”

딘은 진심으로 동정어린 손길로 유니콘의 뿔을 쓰다듬었다. 유니콘이 황홀한 듯 두 눈을 지그시 감고 숨을 내뿜으며 가르랑거렸다. 샘은 유니콘이 겉모습과 달리 커다란 고양이의 일종일 수도 있는지 잠시 고민했다.

“그건 그렇고 발라당 까진 숫총각이라니, 너도 좀 웃긴다.”

잠시 후, 유니콘이 몸을 숙이고 앞발로 턱을 괴며 말했다.
샘은 왼쪽 발을 든 채 온 몸을 부르르 떨며 유니콘의 엉덩이에서 정말로 무지개가 샘솟고 있는지를 확인하려는 노력을 영구히 포기했다.

“야, 내가 이런 얼굴에, 이런 몸매에, 이런 성격에 지금까지 숫총각이었을 거 같냐? 노노노노노,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 이래봬도 만난 여자들을 일일이 다 기억하기도 힘들 정도로, 아니 사실은 다 기억하고 있지만, 화려하게 놀았다고. 그런데 친절하신 천사님께서 말이지, 이 몸에게 한 번의 기회를 더 주셨단 말씀이야.”

“헤에, 너 천사도 만났어? 귀한 거 봤네. 걔네들 나보다도 더 만나기 힘들다던데.”

“난 새로 태어났어!”

딘이 자랑스럽게 선언했다.

“예전의 죄가 다 사라지고 완전히 새로운 몸으로! 순결한 처녀의 몸으로 부활했다고!”

“오오오오오오!!!”

유니콘이 앞발 두개로 뜨겁게 박수를 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건 샘의 환각임이 틀림없었다.

“이게 무슨 뜻인줄 알아?”

“무슨 뜻인데?”

유니콘이 세상 전체를 밝힐 수 있을 정도로 별빛이 가득한 눈동자를 반짝이며 물었다.

“바로 신이 내게 제2의 첫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다는 거야!!!”

“오오오오오오오!!!”

딘의 말에 감동한 유니콘의 갈기와 꼬리가 갑자기 어디서 불어오는지 알 수 없는 바람에 화려하게 나부끼기 시작했다. 뿔 끝이 미세하게 울리며 공기 중에 파장을 일으켰다. 분명히 이번에도 샘의 착각이리라 확신하지만, 두 눈에 진주같은 눈물도 고인 것 같았다.
샘은 자기가 아니라 저 유니콘이야말로 딘의 친동생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아마 이름은 샐 윈체스터일지도.

“역시 신의 뜻이란 정말 오묘해. 다시 기회가 생긴다면 이번에는 꼭 제대로 해보고 싶다는 내 소원을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겠다니까. 그게 말이야, 내 첫경험이 워낙 형편없었거든. 아, 진짜로 형편없었다는 건 아냐. 단지 약간 초라했달까, 좀 급했달까.”

딘은 아예 바닥에 털썩 주저 앉아 마치 강아지처럼 꼬리를 살랑거리고 있는 유니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첫경험사를 구구절절이 늘어놓기 시작했다.

“그래서 말인데, 이번에는 꼭 침대에서 느긋하게 뒹굴면서 일을 치러보고 싶다. 솔직히 말해서 남자한테나 여자한테나 첫경험이라는 건 소중한 거잖아? 자동차 뒷좌석이나 화장실도 한 두번이지, 첫 경험만큼은 그래선 안되는 거잖냐. 그것도 두번째인데!”

유니콘은 열성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씩씩대는 콧김에 풀잎들이 흔들렸다.
더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샘은 용기를 내어 슬그머니 왼발을 땅 위에 올려놓고는 둘을 향해 조심스레 접근하기 시작했다.

“안 그래도 어떤 애로 할까 고민중이시다. 넌 어떻게 생각하냐? 금발? 흑발? 갈색머리? 내 첫 상대는 빨간 머리였거든. 나보다 나이도 많고. 그래서 이번에는 경험은 있어도 조금 순진한, 그러니까 너무 덤벼들지는 않는 그런 애를 꼬여볼까 생각하고 있는데, 음, 이렇게 길 위를 돌아다니다 보니 그런 스타일은 영 만나기가 힘들단 말이야. 하여간 그런 진중한 타입이면 역시 갈색머리겠지? 아, 그리고 이왕이면 당연히 다리도 길고 몸매도 죽여줘야지. 변태적인 플레이는 안돼. 역시 첫 경험은 첫 경험답게 모범적이고 정석으로 가는 게 좋을 거 같거든. 연애하듯이 살짝 수줍어하면서 말이야.”

이제 딘과 유니콘은 딘의 첫 상대를 고르는 일에 푹 빠져 있었다. 유니콘은 옆 동네에서 참한 처녀를 하나 봤네, 아니다 처녀는 건드리면 안 되니까 그 옆동네에서 목격한 바 있는, 아쉽게도 비처녀지만 참으로 조신해뵈면서도 성적인 매력이 물씬하여 첫경험 상대로는 그만인 아름다운 여인네를 내 매혹적인 자태로 꾀어 데리고 와볼테니 뒷일은 네녀석에게 맡기네 등등의 조언을 늘어놓고 있었다.

마침내 둘에게 가까이 다가간 샘은 무릎 위에 얌전히 머리를 올려 놓은 유니콘의 갈기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딘의 손목을 확 낚아챘다.

“어어어? 뭐야, 임마!”

딘이 황당하다는 듯 샘을 올려다보며 소리쳤다.
샘은 유니콘을 지그시 노려보며 말했다.

“형, 사람들이 왜 유니콘을 잡으려고 그렇게 안달하는지 알아?”
“응? 처녀인지 확인하려고?”

딘이 멍청한 얼굴로 대꾸했다.

“소원이야, 소원.”

샘은 잔뜩 굳은 얼굴로 설명했다.

“유니콘은 소원을 들어준다고.”

“엥? 그게 정말이야?”

딘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진짜로? 정말로?”

샘은 엉거주춤한 포즈의 딘을 똑바로 일으켜세웠다. 딘은 얼떨결에 샘에게 이끌려 몸을 세우더니 바닥에 반쯤 드러누워 여유있는 동작으로 두번째 담배를 꼬나 물고 있는 유니콘을 바라보았다.

“잘 됐네! 그럼 나 이제 얘한테 소원 빌면 되는 거야? 요정이나 다른 애들처럼 이상하게 비비 꼬아서 들어주는 거 아니지? 유니콘은 정직하고 사랑스럽잖냐, 응?”

유니콘이 딘을 향해 고개를 쑥 들이밀었다. 딘은 가죽 재킷 주머니를 더듬거리더니 라이터를 꺼내 불을 붙여주었다. 유니콘은 볼이 홀쭉해질 때까지 담배를 빨아들이더니 한쪽 입술을 말아올려 뭉게구름 같은 연기를 뱉어냈다.

“암, 그럼, 그렇고말고. 난 사람들이 원하는 그대로 소원을 들어줘. 다른 애들처럼 속임수 같은 건 안 쓰지.”

유니콘은 체셔고양이처럼 커다랗게 히죽거리며 말했다.

“그리고 네 소원은 곧 이루어질 거야.”

딘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야, 들었냐, 샘? 내 소원 들어줄거래! 네 말대로 유니콘은 좋은 녀석이었구나. 버르장머리 없는 천사자식들하고는 수준이 달라. 게다가 여자 취향도 꽤 좋고, 눈도 높고 말이야. 요, 친구, 나중에 내가 모아둔 잡지도 몇 개 보여줄게. 네 마음에도 들 거다.”

샘은 눈썹을 찌푸리더니 딘의 손목을 잡아끌며 성큼성큼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야야야, 새미. 조금만 기다려봐. 소원이 언제 어디서 이루어질 건지도 물어봐야지. 그리고 아까 그 옆동네 아가씨도….야, 야. 기다리라니까. 대체 어딜 지금 이렇게 급하게 가는 건데?”

“모텔.”

“엥?”

힐끗 뒤를 돌아본 샘은 우스워 죽겠다는 표정의 유니콘이 다이아몬드처럼 영롱하게 빛나는 커다란 눈으로 찡긋 윙크를 보내면서 담배를 끼운 한쪽 발굽을 살랑살랑 흔들어 보였다고 확신했다. 이번만큼은 눈의 착각일 리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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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썰렁하지 말아야 할텐데. ㅜ.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