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한 통의 이메일입니다.
해양수산부부에서 하루하루 단조로운 생활을 하고 있던 물고기 전문가
존스 박사는 한 통의 이메일을 받게 되죠.
바로 예멘의 부자 왕자님께서 중동-영국 협력 사업의 형식을 빌려
자기 나라에 연어낚시를 도입하고 싶으니 도움을 요청한다고 말이죠.
처음에는 무슨 정신나간 부자의 장난질로 치부했던 존스 박사는
왕자의 진심과, 영국에서 그의 보좌를 맡고 있는 헤리엇의 추진력,
그리고 홍보에 눈이 먼 정부관료들의 어거지에 떠밀려
일을 맡게 되고 점점 더 그 꿈 같은 일이 현실로 되어가는 것을 보며 진심으로 열중하게 됩니다.
아, 재미있었어요.
원작이 있다는 건 알고 있고
소재를 보아하건대 틀림없이 풍자소설이겠지만
[전 이야기가 어느 정도 진행될 때까지 저 왕자님이 절대로 사기꾼이야! 사기꾼일 거라고!!
하고 생각했다고요. 난 순수성을 잃었어. ㅠ.ㅠ ]
그 안에 나름 진지한 이야기를 끼워넣었음에도
기가 막히게 어우러집니다.
짧은 영화일 줄 알았는데 영화가 끝나니 정말로 두 시간이 꽉 지나 있더라고요.
서글픈 건 이 이야기가 진짜 실화라고 해도 믿길 정도로
세상이 부조리로 가득 차 있다는 거겠죠.
배우들은 늘 그렇듯이 반짝반짝 빛나고
[왕자님 배우가 어디서 많이 봤다 했더니 영화 “루시”의 그 형사님이더라고요.
우앙, 왕자님 멋졌어요. >.<]
유안 씨가 오랜만에 사투리를 팍팍 써가며 편하게 연기한 게 눈에 보이고,
가장 눈에 띄는 배우는 패트리샤 누님이십니다.
역시 대단히 익숙한 얼굴인데 딱 짚어내기가 힘드네요. 영국 배우들이 그렇죠. ㅠ.ㅠ
시간표가 좀 엉망인데 그래도 시간 날 때 꼭 보러가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덧. 플라잉 낚시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건 “흐르는 강물처럼”이었고
요즘엔 드라마 “한니발” 때문에 그 이미지가 익숙한데
여기서 이렇게 또 만나다니.
덧2. 감독 이름이 정말 귀에 익어서 이상하다 싶어 찾아봤더니
“개같은 내 인생” 감독이네요. 세상에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