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오십시오, 공주님.”
“안틸레스 함장님.“
레이아 올가나는 고개를 살짝 끄덕여 보였다. 이제는 검은 머리보다 흰 머리가 더 많이 섞인 초로의 장군은 온화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드디어 소원을 이루셨군요.”
아직도 앳된 얼굴의, 이제 막 최연소 제국 의회 의원이라는 직책을 거머쥔 소녀는 하마터면 큰 소리로 터져 나올 뻔한 웃음을 간신히 눌러 참았다. 그녀는 총기어린 갈색 눈을 반짝이며 싱긋 웃었다.
“그래요, 드디어! 드디어 제 소유가 되었네요.”
“어렸을 때부터 항상 아버님께 이 탄티브IV를 달라고 졸라댔었죠.”
“아버지께서 항상 저와 특별한 인연이 있는 배라고 말씀하셨으니까요.”
레이아는 갈색 머리칼이 단정하게 말아 올려진 머리를 한쪽으로 약간 기울이고는 함장의 발치에서 조용히 삑삑거리고 있는 파란색의 자그마한 드로이드를 내려다보았다.
“옛날이랑 달리 이젠 많이 낡아버렸지만요.”
“그렇게 말씀하시면 섭섭합니다만.”
“아, 이런. 죄송해요.”
레이아는 안틸레스 함장의 손을 지그시 잡았다.
“제가 아는 건, 이 배가 저를 부모님께 데려다 주었다는 것뿐이에요. 그리고 이 배 덕분에 많은 사람이 생명을 구했다는 것 정도. 저와, 아버지, 그리고 많은……..자유의 투사들도 포함해서요.”
안틸레스 함장은 앨더란의 새 어린 정치가에게 슬픈 눈길을 보냈다. 그러나 레이아는 조금도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그리고 앞으로도…..저와 다른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이 배와 당신께 맡깁니다, 함장님.”
안틸레스 함장은 조그맣고 날씬한, 얼핏 가냘파 보이기까지 하는 소녀를 쳐다보았다. 그러나 그녀의 짙은 갈색 눈동자만은 저 검은 우주에서 빛을 발하는 행성들처럼 굳건한 의지를 뿜어내고 있었다. 그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리 피가 안 섞였다고 해도, 역시 그 아버지에 그 딸이로군.
“그 임무, 기쁘게 받아들이겠습니다, 공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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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도록 익숙한 그 복도는 20년 전이라 그런지 정말 눈부시게 반짝이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