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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된 사나이…

지난번에 지른 SF 환타지 관련 책들을 어떻게든 빠른 시일 내에 섭렵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만, 뜻대로 안되는군요.

어쨌든 환상문학 전집과 일련의 추리소설 무리들을 끝내고 드디어 그리폰 북스로 들어갔습니다. 개인적으로 이전의 시공사 책들, 시그마 북스 및 그리폰 북스를 무지막지 총애하는지라 그리폰 북스가 다시 나온다고 했을 때 무지막지 기뻐했더랍니다. [빌어먹을!! 근데 정말로 환타지 쪽에서 손 뗄거냐!!!!!] 여하튼, 실망시키지 않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저는 책을 순서대로 읽는 인간입니다. 즉, 첫장을 펼쳐들고 날개의 작가 소개를 먼저 꼼곰히 읽은 다음 헌사와 머릿말을 거쳐 본문을 읽고, 마지막으로 역자 후기나 해설 들을 읽는 스타일이죠. 사실 표지를 넘겨들고 작가 소개를 읽으면서 무지 놀랐습니다. 처녀작으로 1회 휴고상을 탔을 뿐만 아니라 소설로 데뷔를 해 놓고 DC 코믹스에서 일했더군요. 한 시대의 아이콘을 만들어 낸 인물이었습니다. [심지어 바빌론 5에 후배들이 이 작가의 이름을 집어넣었다고도 하니!!!]

어쨌든 재미있는 작품이었습니다. 범인을 알려주고 시작하는 추리 기법과 그 안에 기초하고 있는 심리학적 기교, 간간히 보이는 유머감각은 일품입니다. 제가 제일 감탄한 부분은 에스퍼들의 언어유희였는데, 원어로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들더군요. 분명 운율이 맞는 단어들로 이루어져 있겠지요. 이렇게 정신-시-시각적인 효과에 대해서는 다른 SF 소설에서도 본 적이 있는데 기억이 잘 안나네요.
사실 첫머리에 두 사람의 관계를 짐작하고서 고개를 갸웃 했습니다만 후에 아무런 언급이 없기에 잊고 있었습니다. 당연히 그런 관계라고 생각했지만 그것을 전체 내용의 실마리까지는 연결시키지 못했으니 개인적으로 지적 능력에 회의가 느껴지는군요. -_-;;;;; [추리소설 경력이 몇년이냐고요….ㅠ.ㅠ]

그토록 오래되고, 어떻게보면 후대의 사람들이 그토록 써먹었던 소재들임에도 불구하고 신선하게 느껴진다는 건 상상력의 역량이겠지요. 특히 여기서 등장하는 ‘파괴’와 ‘재생산’의 이미지는 아주 마음에 듭니다. 사실 별님의 ‘레테’에서도, 초인 로크 마녀 세기에서도, 비슷한 개념을 접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묘사가 주는 충격은 전혀 줄어들지 않습니다. 게다가 인물들이 살아있어서 좋군요. ^^* 특히 파웰보다 라이히 쪽이 더 마음에 듭니다. 그 욕설이라니! ^^* [하지만 유머감각만은 파웰이 특출나지요] 에스퍼들이 정신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때문에 역시 시각적으로 표현되는 언어표기도 – “@킨스” – 도 유쾌합니다. 아기자기한 재미가 들어있다고나 할까요.

마음에 들어버렸습니다.
다음 책을 정하지 않았는데, 곧장 ‘타이거!타이거!’로 들어갈까 합니다.

덧1. 이 책을 예상외로 하루 만에 읽게 된것은 분당에 가야했기 때문이죠. 신촌->분장, 분당->성수r까지 오는 길에 끝장 봐버렸습니다…..-_-;;; 그만큼 재미있었어요. 지하철이 없다면 대체 언제 책읽을 시간을 낼지 원….
덧2. 그리폰 북스에 가진 불만 중 하나는 대체 이 놈의 제본을 어떻게 하길래 책들이 한번만 봐도 벌어지냐는 겁니다. 지난번 황금가지도 그렇더니만….자기가 양장이라는 자각을 하고 있는 겁니까요, 이 책들은????? 게다가 두꺼운 녀석들보다 얇은 녀석들이 더하는 건 뭔 사태냐고요…
덧3. 근데 추리소설 붐을 타고 셜록 홈즈 시리즈, 브라운 신부 시리즈, 심지어 캐드펠 시리즈까지 할인을 했는데…..시공사는 시그마의 엘러리 퀸 전집을 묶어 팔 생각이 없단 말입니까….엉엉…ㅠ.ㅠ 이빨이 중간중간 빠져있어 무지 곤란하다구요….ㅠ,.ㅠ 아악, S.S. 반다인 시리즈가 나오는 마당에, 왜 가드너 시리즈와 엘러리 퀸 시리즈는 안나오는 겁니까요!!! 동서미스테리북스를 모을 수는 없다구요!!!!!!
덧4. 흠, 그러고보니 전 유년기의 끝을 읽고 후반에서 좀 실망해버렸었죠….으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