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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아메리카 3: 시빌워

이쪽은 너무 호평이 많아서 최대한 기대를 억누르고 간 케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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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는 있습니다.
일단 그 수많은 인원을 정리하는데 성공했고
일대일 액션, 또는 서로 연계되어 벌어지는 앙상블 액션도 훌륭해요.
기본적으로 “윈터 솔저”와 마찬가지로 액션 첩보물의 얼게를 띠고 있는데
그게 루소 형제 취향이 아닐까 하네요. 고전적인 첩보물이요.
본 아이덴티티를 연상시키는 데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만큼 열광했느냐고 묻는다면,
흠, 미묘하네요.
“시빌워”예요.
원작의 초인등록법이 주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고
기본적으로 버키를 둘러싼 갈등이 주 내용이 될 것이라는 건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만
그래도 시작은 생각할 점이 있는 심각한 공적 주제에 대해서 꺼내놓고
중후반도 아니고 편을 나누자마자 곧장 개인적인 전쟁에 돌입합니다.
개인사를 끌어내기 위해 소재를 사용한 것 밖에 안 되죠, 이건.
이렇게 되면 캡틴이 다른 사람들을 끌어들인 것도 정말 야, 와서 내 편좀 들어줘, 이기적인 이유로밖에 안 보인다고요.
중반이야 여러 애들끼리 싸우는 것에 흠뻑 빠져 봤으니 그렇다고 쳐도
[그래도 전 공항씬보다는 오히려 영화를 처음 열 때의 액션이 더 좋았어요.
공항은 좀 길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종반에서는  
“여기서까지 엄마 이야기가 나오면 어쩔!!!!”
소리가 절로 나오더라고요.
이건 아니지이!!!!!!
아니, 물론 그 이야기가 나올 거라는 건 영화 초반부터 보여주긴 했지만
지금 이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캡이 버키 때문에 싸우는 거랑
토니가 과거 때문에 캡/버키랑 싸우는 거랑
완전히 똑같은 이유인 건 둘째치고[그건 뭐 영화 전반에서 반복되는 주제라고도 할 수 있지만]
그거랑 소코비아 협정이랑 뭔 상관이냐고요.
이래서 선택을 개인에게 맡기면 안된다는 걸 보여주겠다는 거냐!
심지어 악역이 들고 나온 동기도 개인사로밖에 연계시키지 못했어.
처음부터 법안 이야기를 꺼내지를 말든가요 이 사람들하.
이쯤되면 차라리 뱃대숲 쪽이 더 일관성이 있다고.
그래서 사실
액션은 재미있었는데
두번째도 봐야겠다는 생각은 안 들어요.
누구야, “윈터 솔저”만큼 잘 나왔다고 한 인간이.

세세한 조각들은 잘 맞춰놨는데
퍼즐을 풀고나니 완성된 그림이 처음 뚜껑에 그려져 있는 그림이 아닌 거죠, 이건.

그래서 간단히 말하자면
뱃대숲에 대한 지나친 혹평이 좀 어리둥절했던 것처럼
시빌워에 대한 지나친 호평도 좀 어리둥절합니다.
이 정도 칭찬을 받을 건 아니잖아?

티찰라의 등장과 소개는 스토리상에서 적절했고 배우도 좋았고 단독영화도 엄청 기대되지만
스파이더맨은 개인적으로 귀여워서 죽을 것 같았긴 해도 냉정하게 보면 설명도 장면도 좀 과했어요.
무엇보다 명분은 사라지고 없고 그냥 ‘패싸움’을 하기 위해 끌어들인 캐릭터가 되어버려서.  
하지만 앞으로 이 꼬맹이가 새 영화에 나와서 두 시간 내내 조잘거릴 걸 상상하니 발그레하군요.  

호크아이는 어벤1, 어벤2, 시빌워에서 모두 다른 캐릭터가 되어 버렸고 – 저건 레너잖아?
에버렛 로스는 나올 때마다 마틴 프리먼이라서 너무 웃겼습니다.
건 그렇고 로스 장군이랑 무슨 관계랍니까?
앤트맨은 여전히 사랑스럽군요. 으하하하하핫
럼로우, 울 럼로우 아저씨 엉엉 ㅠㅠ 이게 뭐야 ㅠㅠㅠㅠㅠㅠㅠ

여튼 이번에 페이즈 2가 끝나던가요?
이 뒷 이야기를 어떻게 이어갈지 궁금하군요.

덧. 버키가 원작 완다 역할을 하고 있다니…사실 그때도 캡아 캐붕이라도 엄청나게 욕먹지 않았던가.
덧2. 결말을 보면 어벤2 때 제렒과 크리스가 블위를 두고 “이남자 저남자랑 다 썸타는 XX”라고 한 말을 그대로 캡아에게 돌려주고 싶습니다. 전처 때문에 현처와 싸우더니 결국은 잘생기고 돈많고 똑똑하고 현명하고 권력있는 국왕님한테 가셨어. 푸핫. 좀 웃어도 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