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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내추럴] “Wanted Dead or Alive” – Bon Jovi

“수퍼내추럴” 3시즌 피날레 16화 “사악한 자들에게 안식은 없다(No Rest for the Wicked)”에 삽입된 본 조비의 “현상수배: 생사불문(Wanted Dead or Alive)”입니다. 노래 제목을 해석해 놓으니 좀 웃기는군요. ^^* 참고로 이 에피소드의 제목은 오지 오스본의 앨범 제목이기도 합니다.

설정상 클래식 록 팬인 딘은 이 곡을 틀며 이렇게 말하죠. “본 조비도 괜찮아. 가끔은.(Bon Jovi rocks. On ocasions)” 저는 중학 시절을 함께 한지라 개인적으로 본 조비를 무척 좋아합니다만, 누구였죠? 본 조비에게 계집애같다였나 게이같다였나 뭐라고 대놓고 비웃은 록가수가. 입이 험하기로 유명한 사람이었던 것 같은데. 여하튼 예쁘장한 얼굴 탓인지 여자팬이 많아서인지 노래가 말랑거려인지 왠지 무시당하는 분위기인데, 그래도 본 조비의 노래는 좋다고요, 쳇! ㅠ.ㅠ

시즌 3을 보신 분들이라면 이 노래의 절묘한 타이밍에 다들 감탄하셨을 겁니다. 3시즌 마지막 화, 딘이 지옥개에게 쫓겨 지옥에 끌려가기까지 몇 시간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 마치 최후의 발악과 같은 심정으로 딘과 샘, 바비는 릴리스와 담판을 지으러 그녀와 그녀를 추종하는 악마들이 기다리고 있는 마을로 향하죠. 침울한 분위기에 젖은 어두운 임팔라 안에서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며 “있지 형, 만약에 말이야…”라고 운을 떼는 샘에게 딘은 라디오의 볼륨을 높이는 것으로 대화를 대신합니다.

으허, 솔직히 이 “죽었든 살았든”이라는 가사가 나오자마자 정말 뒤집어졌어요. ㅠ.ㅠ

16화에서 딘과 샘이 이 노래의 후렴구를 따라 부르는 장면은 아래 팬비디오의 절정이기도 합니다[이 부분 편집 잘했네요]. 그 절망적인 순간에서조차 딘은 어떻게든 어색함을 떨쳐내고 동생의 얼굴을 밝게 만들기 위해 애쓰고, 샘 역시 그런 형의 노력 앞에서 결국은 웃음을 터트리며 목청껏[절실히] 노래를 부르는 것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요. 말 그대로 눈물과 웃음이 공존하는 장면이었어요. 제길, “The Wicked”라는 칭호는 바로 이 제작진에게 바쳐야 합니다. ㅠ.ㅠ

3시즌 개그릴에서 우리를 웃겼던 “사랑해, 형” “나도 사랑한다”와 같은 대화는 윈체스터 형제 사이에서는 결코 발생하지 않습니다. 3시즌 8화 “아주 정말 기괴한 크리스마스”의 엔딩 –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 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었죠. 형제의 애틋한 감정이 너무나도 무겁게 쌓여 도저히 그 무게감을 감당하지 못하고 금방이라도 콰쾅! 하고 흘러넘칠 것 같은 순간에도 이들은 눈시울을 촉촉히 붉히며 잠시 입술을 우물거리다 결국에는 “풋볼 중계나 볼래?”같은 대사로 그 감정을 갈무리합니다. [아놔, 이래서 이 드라마가 좋다니까요. 엉엉엉.]

두 사람이, 특히 딘이 감정을 입 밖으로 표현하지 않는 것은 극의 초반에서부터 볼 수 있었던 장면이었습니다.[1시즌 1화에서 딘은 샘의 사과를 가로막으며 “계집애 같은 짓은 질색”이라고 말하죠] 그러나 당시만 해도 그것은 딘의 성격을 보여주는 장치이자 오히려 두 사람의 관계를 제한하는 도구였지요. 샘이 대화를 이용해 감정을 전달하려고 끊임없이 시도하는 반면 그러한 교감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애를 쓰는 딘의 행동은[나중에는 결국 자기가 못 참고 내비치게 됩니다만. ^^* 아이고, 바보. ㅠ.ㅠ] 형제의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요인이 되기도 하고요.

하지만 극이 진행되고 형제의 우애가 발전함에 따라 이제 이 같은 장면들은 “우리 사이에 구차한 말 따위는 필요하지 않아”라는 의미로 승격하게 됩니다. 언어란 참 신기한 것이어서 제대로 사용하지 않을 때엔 오해를 불러 일으키지만[“얘기해, 혼자만 꽁하니 있지 말고 제발 털어 놔, 너 바보냐!!!! 그래서 일이 꼬이잖아!!!”] 가끔은 오히려 무언가를 ‘규정하고 형체화함으로써’ 그 진정한 의미를 퇴색시키기도 하거든요.

여러분, 무르익을 대로 무르익은 형제애입니다. 찬양합시다, 할렐루야. 쿨럭.



Wanted Dead or Alive by Bon Jovi

It’s all the same, only the names will change
Everyday it seems we’re wasting away
Another place where the faces are so cold
I’d drive all night just to get back home

모든 게 똑같아, 이름만 바뀔 뿐
하루하루 조금씩 지쳐가는 우리
어딜가나 주변엔 차가운 얼굴들 뿐
집에 돌아갈 수만 있다면 밤새 차를 몰겠어


I’m a cowboy, on a steel horse I ride
I’m wanted dead or alive
Wanted dead or alive

나는야 카우보이 강철말을 타고 달리는
모두가 날 원하지 산 채로든 죽은 채로든
모두가 날 원하지 산 채로든 죽은 채로든


Sometimes I sleep, sometimes it’s not for days
And the people I meet always go their separate ways
Sometimes you tell the day
By the bottle that you drink
And times when you’re all alone all you do is think

때로는 잠을 자고, 때로는 몇날 며칠을 새기도 해
도중에 만나는 사람들은 늘 제 갈길로 떠나가지
가끔은 내가 마신 술병으로 날짜를 세고
혼자 있을 때 할 일이라곤 생각하는 것 뿐야


I’m a cowboy, on a steel horse I ride
I’m wanted dead or alive
Wanted dead or alive

나는야 카우보이 강철말을 타고 달리는
모두가 날 원하지 산 채로든 죽은 채로든
모두가 날 원하지 산 채로든 죽은 채로든


I walk these streets, a loaded six string on my back
I play for keeps, cause I might not make it back
I been everywhere, still I’m standing tall
I’ve seen a million faces an I’ve rocked them all

이 거리를 걸어, 등에는 기타를 장전하고
언제나 진지하게 상대하지, 되돌릴 수 없을지도 모르니까
그동안 안 가본 곳이 없지만 난 아직도 건재해
셀 수 없이 많은 인간들을 만났지만 모조리 본때를 보여줬지


I’m a cowboy, on a steel horse I ride
I’m wanted dead or alive
I’m a cowboy, I got the night on my side
I’m wanted dead or alive
Wanted dead or alive

나는야 카우보이 강철말을 타고 달리는
모두가 날 원하지 산 채로든 죽은 채로든
나는야 카우보이 밤과 함께 달리는
모두가 날 원하지 산 채로든 죽은 채로든
모두가 날 원하지 산 채로든 죽은 채로든



덧. 흐, 학창시절에서부터 수없이 들은 노래건만 가사가 이중적 의미를 담고 있다는 건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대충 제목과 후렴구를 봤을 땐 당연히 뭔가 갱스터, 아니 고독한 카우보이스러운 이야기인줄만 알았는데, 사실은 “순회공연 힘들어요. 지겨워 죽겠어. 집에 보내줘요, 징징징” 이잖아요. 푸하하하핫! 미치겠슴다…ㅠ.ㅠ 게다가 일부러 이중적인 표현만 골라 썼어, 제기랄.

그러나 극중에서 딘이 따라 부르는 부분 – 3절 – 은 정말 완벽하군요. 결전에 임하는 총잡이와 공연에 임하는 록가수의 입장을 동시에 표현하고 있으니, “죽음을 앞둔” 채 두려움을 숨기고 일부러 즐거운 듯 “노래를 부르는” 딘의 처지와 기가 막히게 맞아 떨어집니다. 게다가 “수배 중이야”와 동시에 “난 너무 인기가 좋아 탈이야”란 속뜻을 담고 있는 “I’m wanted dead or alive”는 평소 악마를 앞두고도 농담을 실실거리는 딘이 이런 상황에서 떨 법한 능청이죠. 이 정도면 뭐 이 장면을 위해 노래를 만들었다고 해도 믿겠어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