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별 글 목록: 2024-11-16

진짜로 삼재 시작인 건지…

 

지난 1년 동안 갑자기 안압이 올라 사람을 우울하게 하더니

평화로운 일요일 오후
오랜만에 햇빛 받으며 즐겁게 산책을 즐기고 집에 돌아와
옷을 갈아입은 후

……갑자기 손가락 끝마디가 내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것을 발견.

결국 인대파열 진단 받고 며칠 후 곧바로 수술 들어갔습니다.
대체 무슨 경우인지 제 기억에 큰 소리로 딱 소리가 났을 뿐 통증도 전혀 없었는데
골절 없이 인대만 끊어졌고 힘을 세게 받았는지 팽팽한 고무줄이 끊어진 것처럼
끝이 너덜하고 돌돌 말려 있었다는 의사의 소견을 들었습니다.

손가락이나 발가락 끝은 원래 가장 가느다란 부위라
수술 성공률이 낮은 편이고(반반이라고 하던데요)
인대가 붙어 있는 뼈의 골절이 같이 온 게 아니라
순수하게 인대만 끊어진 거라 더 까다롭다더군요.

회복까지는 역 8주일 정도
이후 물리치료
가 끝난 뒤에야 제대로 붙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고 합니다.

실패하면 다른 곳도 아니고
오른손 가운데 손가락이 구부러진 채로 살아야할지도요 흑흑
뭐, 기능상의 문제는 크게 없을 거라고 하는데
하루 10시간은 키보드로 타자를 치는 일을 하는지라 조금 걱정이 되긴 하네요.
그래도 구부러지는 걸 담당하는 인대가 아니라 펴는 인대에 문제가 생긴 걸 다행으로 여겨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일주일 입원했는데
(그래도 그때 급한 작업이 없었다느,ㄴ 게 정말 다행이었어요.
퇴원하자마자 거래처 미팅에 작업 들어가야 했지만)
언제나 병원 입원이라도 해서 며칠 푹 쉬고 싶다고 재잘거렸건만
……일주일 내내 집으로 출퇴근 했습니다.
냥이들 약과 수액을 챙겨야 해서요.
한손을 통으로 묶어놔서 투약은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몇 번에 그쳐야 했지만
원래 하루 두 번이던 수액은 손 하나로 하루 한 번 어케든 해냈네요.

지금도 가운데 손가락에 부목을 댄 채로 타자를 치고 있는데
이런 글은 괜찮지만 작업하기는 너무 힘드네요.
효율성이 정말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습니다.

이 상태로 한달 이상이라니 이걸 어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