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어원에 대해 연재한 짧은 글들을 모은 책.
재미있었다.
몇 개는 아는 것들도 있었지만 정말 상상도 못한 어원이 나와서 새삼 새로운 것을 아는 게 이렇게 즐거운 일이었지, 하고 실감했어.
글쓴이의 유머러스한 말투도 계속해서 흥미를 잡아 놓는데다 무엇보다 구성이 연상 작용에 따라 이어져서 원래는 짧게 끊어 읽을 생각이었는데 계속해서 책장을 넘기게 만든다. 마지막 장에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것까지 완벽.
영어 어원에 대해 연재한 짧은 글들을 모은 책.
재미있었다.
몇 개는 아는 것들도 있었지만 정말 상상도 못한 어원이 나와서 새삼 새로운 것을 아는 게 이렇게 즐거운 일이었지, 하고 실감했어.
글쓴이의 유머러스한 말투도 계속해서 흥미를 잡아 놓는데다 무엇보다 구성이 연상 작용에 따라 이어져서 원래는 짧게 끊어 읽을 생각이었는데 계속해서 책장을 넘기게 만든다. 마지막 장에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것까지 완벽.
이런 내용일 줄은 전혀 상상도 못했는데.
오래 전에 추천을 받기는 했지만 기회가 안 생겨서 미적거리다가
리디에서 대여 소식을 듣고 몇 시간 만에 세 권을 완독했다.
상당히 진지한 사회묘사 소설이고,
보는 내내 ‘이미 알고 있는 사례들’을 수없이 생각해 낼 수 있어서 많이 괴로웠다. 이 정도면 판타지 세계라고 부를 수 없지 않은가. 중고교생 필독서로 읽혀야 하는 거 아니냐.
엘프 이야기는 작가가 더 생각해 놓은 게 있을 것 같은데
그 뒤로 풀려나온 게 없으려나.
그냥 미야베 미유키의 건조한 문체가 읽고 싶었다.
개인적으로 행복한 탐정 시리즈를 좋아하기도 하고. 언제 이렇게 출간됐는지는 깜박 잊고 있었지만.
어릴 적부터 미스터리 쪽을 더 좋아하는 독자로서 일본에서 우리와 달리 추리 장르가 더 발전한 이유가 궁금했는데[시간적으로 차이가 있지만 한국은 확실히 SF쪽이 더 강하지] 지금 생각해 보면 주민등록제도 때문이 아닐까 싶다. 우리는 전국민이 지문과 얼굴을 정부에 등록하고 그것이 당연시되는 나라고, 트릭도 트릭이지만 작가들 또한 왠지 무의식중에 ‘강한 정부’와 ‘잡힐 것이다’라는 생각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게 아닐까.
동일본 지진 이후라는 시대적 배경이 새로 등장하여 현실감을 주는 동시에, “재벌가 사위”라는 설정은 사라졌지만 “마음 착한 동네 유지 일가”와 “정다운 지역사회”라는 판타지로 대체되었다. 한쪽이 다리를 깊숙이 끌어 당겼다가도 다시 다른 한쪽이 지나치게 빠지는 것을 밀쳐낸다. 물론 저 지역사회 부분은 인간의 악의를 강조하는 데 더할나위 없이 좋은 배경이며, 내게는 역시 다른 창작물로만 접한 저 설정이 일본 독자들에게는 반대로 현실적으로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어제가 없으면 내일도 없다”의 모든 작품이 다루는 사건들이 일본 2채널 스레드에서 본 내용들이라 점이 흥미로웠다. 작품들이 발표된 시기가 지금보다 훨씬 전이니 어쩌면 정말로 이쪽이 먼저일지도. 가끔 지나치게 우울해질 때면 “실은 제가 문제였어요” 같은 에피소드가 등장해 다행이다. 두 권에 실린 단편들 중에서는 “희망장”이 제일 좋았어. 다음 편에는 장인어른이 돌아가시겠지. 아쉽네.
뭔가 가벼운 거 없나, 하고 책장의 안읽은 칸을 뒤지다가 발견.
있는지도 몰랐네.
안그래도 요즘 미야베 미유키 소설이 무지 땡겨서
[가벼운 일본 추리소설을 읽고 싶은데 그렇다고 요즘 유행하는 코지 미스터리 같은 건 싫은 그런 기분]
저 수많은 안 읽은 애들을 두고 새 책을 사야 하나 싶었는데 잘 됐다 싶었다.
역시 미야베 미유키의 주제는 사회 속 개인이라는 존재에 대한 인식인 걸까.
장편도 그렇지만 이 단편집도 전반적으로 그 주제의 글들이 묶여 있다.
여기 있었지만 어느 순간 보이지 않게 없어진 사람들, 그 빈 자리에 대한 인식과 비인식,
그것도 대개 본인보다는 관찰자의 시점 [작가의 관점이라고 해야 할]으로 없어진 존재들에 대해 바라보고, 그래서 이 단편집에서는 초자연적인 현상과도 연결되게 된다.
나야 아무래도 처음부터 결말을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구원의 저수지’가 가장 취향에 맞았고, ‘오직 한 사람만이’도 다른 방향으로 발전했더라면 더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