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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드 맥스: 퓨리 로드(2015)”

사용자 삽입 이미지“매드맥스” 시리즈를 다시 제작한다더니

톰 하디를 캐스팅했다더니
그 뒤로 너무 시간이 오래 걸려서 이거 영 불안한데 했더니만…
난데없이 친구가 문자를 날려서 “매드 맥스 꼭 봐라!”
캬캬캬캬캬캬캬
여튼 그래서 기대감을 품은 채로 보려갔습니다.
사실 첫 장면에서는 아무 느낌이 없었어요.
아, 저 물 아깝다. 그냥 버리냐. 저 사이비 교주.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엉엉엉, 자동차들 진군하는 장면에서 완전히 뿅 가버려서
그 몬스터 트럭들의 모습과
뽕빨, 아니 진심 이건 뽕빨이라고밖에 표현할 수 없습니다.
가득한 음악과
푸하하하하하하하핫
그게, 화면이 엄청 멋진데,
그 구성 자체는 옛날에 그 익숙한, 약간은 촌스러운 그 모습 그대로인 거예요.
와, 그 장면에서 진짜 웃음이 터져 나와서 죽는 줄 알았습니다.
아 그리고 빨간 내복 기타맨 아저씨.
아놔, 진짜 너무 웃겨서 죽을뻔. 아니 왜 아무도 안 웃는 거예요.
극장에서 저혼자 몇 군데서 빵빵 터져서 약간 슬펐음요.
액션도 액션이지만, 정말 그 느낌이 좋았어요.
심지어 스토리와 여러 설정마도 어찌보면 대단히 촌스럽고 문자 그대로 이미 여러번 반복되었던 정석임에도 불구하고 [머리색깔별로 고른 아내들이라든가, 삼두정치를 실행중인 이모탄의 동료들이라든가]
사회적인 상황과 맞물려 그게 오히려 신선하게 느껴질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과거의 정석적인 이야기가 오히려 지금의 그 복잡한 척 하는 것들보다 훨씬 더 설득력을 지니다니
인간사란 정말 굉장하지 않습니까.
퓨리오사와 눅스, 맥스의 삼파전도 좋았고,
마지막 절정인 오토바이와 장대 씬도 좋았지만
묘하게 제 마음에 가장 인상적으로 남은 건 모래폭풍 장면입니다.
그게…모래폭풍이라기보다는 ‘웜홀’의 느낌에 가까워서요.
사막이 아니라 우주공간에서 벌어지는 장면 같았죠.
그래서 순간, 맞다, 이거 SF지 하고 실감하게 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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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즐거운 두시간이었습니다.
M2 관 아트모스에서 봤는데
자동차들 모터 소리가 의자 진동으로 느껴집니다.
아이맥스 쪽은 어떨지도 궁금하군요.

3D 도 나쁘지 않았지만
이런 영화는 아트모스나 아이맥스 2D가 진짜 아닙니까. ㅠ,ㅠ
왜 다 3D인거죠. 어울리지 않다고요. 엉엉엉

젊은 여인들도
나이든 여전사들도
그들을 볼보던 첫 장면의 할머니도
순간순간 지나가는 다른 캐릭터들도
개성이 있어서 좋았습니다.
특이한 일입니다. 다들 전형적인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그 개성이 눈에 띄게, 그리고 자연스럽게 살아 있다는 건.

그리고 영화 개봉 전부터
미국에서 나왔던 “페미니즘 영화”라는 이야기도
왜 나왔는지 알긴 하겠는데, 사방에서 너무 강조하니까 좀 거슬리더군요.
아니, 이게 그렇게 노골적인 논란을 부를 정도면 이제껏 세상이 얼마나 한쪽에 치우친 이야기만 해 왔다는 건가.
에일리언이 나온 지가 벌써 30년도 더 전 이야기인데
지금도 여전히 이런 말이 나올 정도로 전혀 발전이 없었단 말인가.

하긴, 요즘 돌아가는 꼴을 보면 그럴 수 밖에 없다는 생각도 듭니다만.
이 정도쯤은 이제 당연한 게 되어야 하는데 그게 안되니까 지금도 그런 말이 나오는 거겠죠.
갈 길이 너무나도 멀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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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톰 하디의 맥스는 비맞고 떠도는 강아지 같아서 가끔씩 엉덩이를 한대 걷어차 주고 싶더군요. 깔깔깔
아, 진짜 귀여워. 한동안 영화를 많이 찍는데도 결과물이 안 나오더니 이번에 무더기로 개봉하더군요. 다행이야. ㅠ.ㅠ
덧2. 퍼스트 어벤저도 그렇고, 제가 정말 구세대라 그런지 노장 감독들이 대단한 건지 제가 어렸을 적 보던 영화들의 나이든 감독들이 돌아오면 정말 묘하게 취향이 잘 맞습니다. 게다가 심지어 나이 든 그 구세대 감독들 사고방식이 차라리 요즘 애들보다 더 낫다는 게 진짜. -_-;;; ‘
덧3. 하앍하앍 예쁜 언니들이 많이 나와서 정말 눈이 즐겁습니다. 아흑
덧4. 요즘 제대로 된 니콜라스 홀트 얼굴 보기가 힘드네요.

요즘 서울 나갈 일 몇 번 있으니까 자주 보러 가야지. >.<

제렒 씨야

나 진짜 당신 좋아하는데

적어도 척이라도 좀 해 주면 안될까. 으흑.
원래 그런 성격이라는 건 익히 인터뷰 등등을 봐서 잘 알고 있지만
그건 소위 인디랑 예술영화 시절이고 인간아
지금이랑 같냐. ㅠㅠ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애아빠잖아, 이젠.
그 로다주도 정신차렸다고!!!

어벤저스2: 에이지 오브 울트론(2015)

일단은 2회차.

아직 안본 분들께 2D를 추천합니다.
3D는 일단 어둡고, 영화 자체가 좀 어수선하다 보니 정보량이 너무 많아서 스토리 자체도 더 툭툭 끊어져 보입니다.
2D쪽이 훨씬 깔끔하네요.
이하 미리니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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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단독영화보다는 아이언맨2와 비슷한, 다리 역할을 하는 중간 작품이구나 하는 것.
[제길, 역시 후속편을 암시하는 두번째 영화 중에 제국의 역습을 따라갈 애는 없어. 엉엉]
캐릭터들은 좋은데 눈에 띄는 스토리가 없습니다.
뭐, MCU의 특징이기도 하긴 합니다만, 그래도.
스토리가 없다보니
설명 – 싸움 – 설명 – 싸움 – 설명 – 싸움
의 패턴을 따라가는지라 곡선으로 타고가는 기승전결이 없습니다. 계단식 전개라고 할까요.
2. 이 엄청난 군상을 그래도 참 여기저기 잘도 끼워넣는구나, 라는 생각도 들지만
몇몇 캐릭들의 단독행동이 다소 어색한 건 사실이고
중간에 짤린 부분이 너무 많아요. 편집이 좀 툭툭 튑니다.
괜히 영화 개봉할 때부터 감독이 짤린 장면 많아요, 덧붙일 거 많아요, 흑흑
하고 징징거린 게 아니네요.  
덕분에 처음 관람 때에는 점수가 팍 내려갔습니다.
게다가 행동으로 보여줄 시간이 없다 보니
애들이 말이 너무 많아요.
뻘쭘하게 서서 말로 설명하는 장면들이 수두룩합니다.
그래서 어색함이 배가 되죠.
3. 캐릭터 붕괴가 좀 있습니다.
나타샤 배우가 중간에 임신을 해서 힘들었다는 건 이해하지만
이봐요, 블랙위도우를 그런 캐릭터로 만들면 안되죠.
이게 대체 무슨 짓이야.
졸업시험 같은 소리 한다. 당신 그걸 여성성이라고 생각해서 집어 넣은 거냐.
그 설정에다가 호크아이네 부인까지 붙여놓으니
정말 이리도 촌스러울 수가 없습니다.
 
호크아이의 설정에 대해 뭐 그냥 받아줄 수도 있는데
그렇게 쌍팔년도 설정 갖고 와서 ‘역시 평범한 게 최고..”하면 안되죠.
굳이 그런 걸로 평범함을 보여줄 필요는 없다고. 아놔 디즈니 이 자식들 제발 좀.
내가 그렇게 누나! 차라리 누나라고 해! 대체가족이 대세야!! 를 외쳤건만
아놔, 정말로 누가 디즈니 아니랄까봐 임신에….조용히 기다리는 내조에…..남자들은 모르는 사람들 관계를 꿰뚫어보는…
이 거지 같은 클리셰 어쩔 거냐고.
차라리 요원이라고 해. 차라리 신분위장용이라고 하라고. 그편이 훨 나아.
4. 개인적으로 울트론과 쌍둥이, 비전의 캐릭터와 그 관계도가 매우 마음에 듭니다,
만,
울트론의 목적이 확실히 약간 애매모호한 건 사실입니다.
이런 류의 스토리나 설정을 자주 접해본 사람들이라면 익숙한 패턴을 따라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렇지 않은 이들은 왜 쟤는 갑자기 저러는 거지?
라는 생각을 품을 수도 있을 것 같군요.
5. 낭비된 캐릭터가 있습니다.
하지만 마블이니까요. 다시 살아나올 거예요. 그럴 거예요. 우리에겐 콜슨의 선례도 있고,
헬렌 조도 있는 걸요. 살아나올 거예요. 아놔.
그런 배우를 캐스팅해놓고 남작을 그렇게 보내버리나요.
솔직히 엑스멘 퀵실버보다 이쪽이 더 피에트로같아서 좋았는데. 크흑.
6. 울트론이 제임스 스페이더였다가 다음 순간 토니가 되어 있는 게 좋아요. 아흑. 진짜 이 아저씨 중간중간 하는 짓이 너무 토니에 또 다른 순진함의 극치라서 원.
쌍둥이와 울트론의 관계도 그렇고, 비전와 울트론의 관계도 그렇고, 거기서 나아가 쌍둥이와 비전의 관계도 그렇고
이건 뭐 확장하고자 하면 한도 끝도 없겠습니다. 이렇게 열린 관계라니.
영화에서 암시한 것처럼
원작과 비슷하게 완다랑 비전이 연애질이라도 하면
그게 영화판 시빌워[원작과 다르다고 했으니]의 발단이 될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리되면 울트론의 수양자식들이라고 할 수 있는 완다와 비전이 실제로 울트론의 목적이었던 어벤저스 해체를 달성하는 것이기도 하고 말이죠.
아이고 좋아라. 코믹스 스칼렛위치는 정말 싫어하는데[엑스멘, 내 엑스멘 내놔]
영화판은 정말 너무 좋아서 꺅꺅거리며 봤습니다.
하긴…난 코믹스 호크아이도 단독작품 빼곤 싫어하는구나.
7. 제렒 씨가 아무리 병크를 터트려도
그래도 호크아이가 좋지 말입니다. 쳇.
귀여워. ㅠㅠ
8. 호크아이네 다이닝룸 바닥에는 지하 벙커가 있어서
퓨리도 거기 살고요,
피에트로도 거기서 치료하고요,
헬케리어도 거기서 만들고요,
낄낄낄.
친구들과 보고 나와서 한참 이런 이야기만. ^^*
덧. 그래도 어벤2는 애들을 정말 예쁘게 찍었네요. 어벤1에 비하면….
토르는 정말 헉 소리 나는 아가씨가 되었고
수현도 엄청 눈에 띄고
배우들이 다들 빛이 납니다. 신이 나서 그럴지도 모르지만

사실은 많았는데

확실히, 집밖으로 안 나가고 책상 앞에서 빠듯하게 일하다보니

다른 데 신경쓸 시간조차 없고
그래서 블로그짓도 뜸하게 되는군요.
심지어 트위터에도 낮에는 잘 안들어가고 있어요. ㅠ.ㅠ
사용자 삽입 이미지1. 수트케이스 속의 소년
예전에 친구가 선물로 사달라길래 무슨 내용인지 궁금했던 책. 북유럽 소설인데 거의 헐리우드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입니다. 사건을 푸는 주인공이자 시리즈의 중심 인물이라는 니나보다, 소년의 어머니 쪽 이야기가 더 흥미롭습니다.
그런데 범행 동기는 대충 알아차렸는데 과학적으로…가능한가? 애가 너무 어리잖아? -_-;; 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만 감점. 북유럽 소설답게 주인공이 장난 아니게 어둡고 축 쳐져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인간들이 쳐져 있는 건 그쪽 책들의 특성인 것 같군요.
마지막 세 여인들이 짝짜꿍 하는 부분이 좋았어요. 통쾌하기도 하고.
사용자 삽입 이미지2. 사라진 소녀들
“수트케이스 속의 소년”을 꽤 재미나게 읽어서 이거 시리즈로 한번 읽어볼까..하다가
“사라진 소녀들”을 집어들었는데, 와우. 얘가 훨씬 재미납니다. 읽는 내내 막 주변 사람들한테 추천을 뿌리고 다녔어요. 작가가 ‘신동’소리를 듣는다는데 납득이 갑니다. 그래서 일단 니나 보르 시리즈보다 빙켈만 소설부터 읽어보려고요.

작가가 다소 여린 성격인지 특히 이 소설의 구성상 돋보여야 할 진심 ‘소름끼치는 묘사’를 피해가려는 게 보여서 조금 아쉽긴 합니다. 원래 이런 소설들은 범인의 심리를 얼마나 끔찍하게, 낯설면서도 매혹적으로 표현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는데, 이 작가는 피해자와 추적자 쪽에 훨씬 더 공을 들였더군요. 어찌 보면 신처럼 모든 해답을 구겨넣는 게 아니라 알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그냥 공백으로 남겨놓는 편이 더 현명할지도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여튼, 기회가 된다면 다른 작품들도 읽어볼 생각.

덧. 그놈의 알라딘에 책팔러 갔다가 사온 책이 몇 개야, 대체.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