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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 애니메이션 섭렵 중

코믹스 쪽도 DC가 워낙 그림부터 출중하여 눈이 가긴 해도

팍 꽂히는 게 없어 자제력을 발휘하고 있었는데
뱃대숲 때문에 그만….
주변에서 애니! 역시 DC는 애니지!!!
라고 추천하여 극장판부터 TV 판까지 대중없이 조금씩 손대고 있습니다.
극장판이나 OVA라 해도 최대 한 시간 반이고
애니메이션이라 감정적으로도 영화보다 크게 건드리는 부분이 적어 짜투리 시간에도 볼 수 있어
무지 좋네요.
덕분에 저스티스 리그 TV판을 4시즌까지 달리고
[특히 언리미티드로 넘어간 4시즌이 좋더군요. ㅠㅠ 제가 정치물을 좀 좋아하는지라]
덕분에 극장판/OVA도 배트맨이나 수퍼맨보다 둘이 같이 나오거나 리런치 이후 저스티스 리그판을 달리고 있습니다. 거슬러 올라가는 건 나중에.
1, 수퍼맨 배트맨 퍼블릭 에너미(2009)
예전부터 자주 듣던 작품이었는데 그래서 제일 먼저 시작. 둘의 성격과 관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왜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작품으로 추천받는지는 알겠는데… 정말로 이걸로 시작해서 편향된 시각을 심어줘도 괜찮은 건가요. [아니, 숲뱃 둘이 오래된 부부 같다는 건 편향된 시각이 아니라 사실인 건 이해하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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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스 루터가 대통령이 되고 나름 성공적인 정치를 펼치고 있으나 여전히 숲은 이를 불신하고, 그 와중에 거대한 크립토나이트 소행성 덩어리가 지구로 날아오는 사건이 발생해 생기는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결국 이거 보고 원작을 어느 정도 각색했는지 궁금해서 정발 코믹스까지 구해 봤는데, 몇몇 부분을 빼면 스토리적으로는 상당히 충실하더라고요. 물론 수퍼맨과 배트맨에게 이야기를 총집중시키느라 생략한 게 많지만.
…여하튼 좀 지나치다 싶을 때 간혹 로이스 이야기를 끼워넣는데, 차라리 그러지 마. -_-;;;; 로이스가 있다는 걸 상기시키는 것 자체가 더 어색하다고.
2. 수퍼맨 배트맨 아포칼립스 (2010)
퍼블릭 에너미 뒤에 이어지는 두 번째 이야기. 이번에는 수퍼맨의 사촌 누나인 카라와 다크사이드가 중심 이야기입니다. 재미는 퍼블릭보다 살짝 떨어지는데 수퍼맨의 숙적인 다크사이트에 대해 조금은 알 수 있군요. 수퍼걸 카라는 언제 봐도 기분이 좋은 캐릭터예요. 어설픈 제 기억 속에서는 이정도까진 아니었는데 요즘에는 이런 이미지가 좋네요. 그리고 묘하게 이번 편에는 브루스의 유머감각이 비춰집니다. 푸핫.
3. 저스티스 리그 둠(2011)
예전에 유튜브에서 저스티스 리그 전원에 대한 배트맨의 비상 ‘대책’에 관한 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게임의 일부로 알고 있습니다.) 그와 관련이 있는 스토리입니다. 적들이 배트맨의 컴퓨터에 침투해 그 계획을 기반으로 저스티스 리그를 처치하려는 내용. 주적은 불로불사 원시인 새비지.  뱃대숲에 나온 저스티스 리그원들 가운데 저는 사이보그가 누군지 알아보지 못했는데, 여기서는 사이보그가 등장합니다.
그린랜턴 할 조던의 성우가 네이선 필리언[으악, 그 뺀질한 게 너무 잘 어울려서 그만 깔깔깔], 플래시 배리 앨런의 성우는 스몰빌 렉스 루터인 마이클 로젠바움입니다. 작화도 앞 두 편과 다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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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이 해결되고 문제의 파일이 뱃맨이 만든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끝에  뱃맨이 리그를 탈퇴하는 장면이 나와서 뒷 스토리가 궁금해 원작은 어떻게 되었는지 물어보았는데 원작에서는 그냥저냥 잘 끝났다고 하더라고요. 전 당연히 뱃이 숲한테 반지만 받아들고 탈퇴하는 걸로 이해했는데 그 부분이 결국 화해의 제스쳐라 탈퇴는 아니라고 해석하는 사람들도 있고.
그리곤 이 다음 편은 아직 못봤어요.
대신에 리런치 이후의 애니는 봤지만 갑자기 조카애들이 찾아와서 그건 또 나중에. ㅠㅠ

캡틴 아메리카 3: 시빌워

이쪽은 너무 호평이 많아서 최대한 기대를 억누르고 간 케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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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는 있습니다.
일단 그 수많은 인원을 정리하는데 성공했고
일대일 액션, 또는 서로 연계되어 벌어지는 앙상블 액션도 훌륭해요.
기본적으로 “윈터 솔저”와 마찬가지로 액션 첩보물의 얼게를 띠고 있는데
그게 루소 형제 취향이 아닐까 하네요. 고전적인 첩보물이요.
본 아이덴티티를 연상시키는 데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만큼 열광했느냐고 묻는다면,
흠, 미묘하네요.
“시빌워”예요.
원작의 초인등록법이 주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고
기본적으로 버키를 둘러싼 갈등이 주 내용이 될 것이라는 건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만
그래도 시작은 생각할 점이 있는 심각한 공적 주제에 대해서 꺼내놓고
중후반도 아니고 편을 나누자마자 곧장 개인적인 전쟁에 돌입합니다.
개인사를 끌어내기 위해 소재를 사용한 것 밖에 안 되죠, 이건.
이렇게 되면 캡틴이 다른 사람들을 끌어들인 것도 정말 야, 와서 내 편좀 들어줘, 이기적인 이유로밖에 안 보인다고요.
중반이야 여러 애들끼리 싸우는 것에 흠뻑 빠져 봤으니 그렇다고 쳐도
[그래도 전 공항씬보다는 오히려 영화를 처음 열 때의 액션이 더 좋았어요.
공항은 좀 길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종반에서는  
“여기서까지 엄마 이야기가 나오면 어쩔!!!!”
소리가 절로 나오더라고요.
이건 아니지이!!!!!!
아니, 물론 그 이야기가 나올 거라는 건 영화 초반부터 보여주긴 했지만
지금 이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캡이 버키 때문에 싸우는 거랑
토니가 과거 때문에 캡/버키랑 싸우는 거랑
완전히 똑같은 이유인 건 둘째치고[그건 뭐 영화 전반에서 반복되는 주제라고도 할 수 있지만]
그거랑 소코비아 협정이랑 뭔 상관이냐고요.
이래서 선택을 개인에게 맡기면 안된다는 걸 보여주겠다는 거냐!
심지어 악역이 들고 나온 동기도 개인사로밖에 연계시키지 못했어.
처음부터 법안 이야기를 꺼내지를 말든가요 이 사람들하.
이쯤되면 차라리 뱃대숲 쪽이 더 일관성이 있다고.
그래서 사실
액션은 재미있었는데
두번째도 봐야겠다는 생각은 안 들어요.
누구야, “윈터 솔저”만큼 잘 나왔다고 한 인간이.

세세한 조각들은 잘 맞춰놨는데
퍼즐을 풀고나니 완성된 그림이 처음 뚜껑에 그려져 있는 그림이 아닌 거죠, 이건.

그래서 간단히 말하자면
뱃대숲에 대한 지나친 혹평이 좀 어리둥절했던 것처럼
시빌워에 대한 지나친 호평도 좀 어리둥절합니다.
이 정도 칭찬을 받을 건 아니잖아?

티찰라의 등장과 소개는 스토리상에서 적절했고 배우도 좋았고 단독영화도 엄청 기대되지만
스파이더맨은 개인적으로 귀여워서 죽을 것 같았긴 해도 냉정하게 보면 설명도 장면도 좀 과했어요.
무엇보다 명분은 사라지고 없고 그냥 ‘패싸움’을 하기 위해 끌어들인 캐릭터가 되어버려서.  
하지만 앞으로 이 꼬맹이가 새 영화에 나와서 두 시간 내내 조잘거릴 걸 상상하니 발그레하군요.  

호크아이는 어벤1, 어벤2, 시빌워에서 모두 다른 캐릭터가 되어 버렸고 – 저건 레너잖아?
에버렛 로스는 나올 때마다 마틴 프리먼이라서 너무 웃겼습니다.
건 그렇고 로스 장군이랑 무슨 관계랍니까?
앤트맨은 여전히 사랑스럽군요. 으하하하하핫
럼로우, 울 럼로우 아저씨 엉엉 ㅠㅠ 이게 뭐야 ㅠㅠㅠㅠㅠㅠㅠ

여튼 이번에 페이즈 2가 끝나던가요?
이 뒷 이야기를 어떻게 이어갈지 궁금하군요.

덧. 버키가 원작 완다 역할을 하고 있다니…사실 그때도 캡아 캐붕이라도 엄청나게 욕먹지 않았던가.
덧2. 결말을 보면 어벤2 때 제렒과 크리스가 블위를 두고 “이남자 저남자랑 다 썸타는 XX”라고 한 말을 그대로 캡아에게 돌려주고 싶습니다. 전처 때문에 현처와 싸우더니 결국은 잘생기고 돈많고 똑똑하고 현명하고 권력있는 국왕님한테 가셨어. 푸핫. 좀 웃어도 되나.

그러나 그 와중에도 봤다 배트맨 VS 수퍼맨

개봉 하루만에 혹평이 쏟아져서 마음의 각오를 단단히 하고 갔는데

[원래 스나이더 팬이 아니기도 하고, ‘맨 오브 스틸’도 배우는 좋았는데 스토리는 영 취향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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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오히려, 엉? 생각보다 재미있잖아!!!
가 되어 나오고 말았습니다.
단점을 따지라면 진짜 장난 아니게 댈 수 있는데 말입니다
마사 드립은 정말 최악이었고
[대체 각본가는 그때 무슨 생각을 한 건가]
수퍼맨 후속작이 아니라 배트맨 영화였으며
렉스를 독립적으로 보면 인물의 심리적 배경은 괜찮은데
왜 렉스지, 이거 조커잖아
라든가 등등등
인데
묘하게 재미있네요.
물론 제가 원래 벤 애플렉 배트맨 지지자에 아이언스 옹 알프레드 까지 붙어 있어서
엄청난 편애를 하고 있다는 건 부정하지 않겠는데요
그래도 그 정도 혹평 받을 애는 아니잖아?
솔직히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나 스펙터보다는 낫지 않습니까. -_-;;
이럴수가. 혹시 요즘 일련의 그런 형편없는 속편들 때문에 평가 기준이 내려간 걸까요. ㅠ.ㅠ
 
하지만 배트맨과 알프레드가 진짜 마음에 들었다구요!! 어흑 솔로, 솔로 영화 원합니다. 내 최애 배트맨이 마이클 키튼인데 벤 애플렉이 넘어서겠네.
수퍼맨은 진짜 잘생겼다구요!
[그치만 제가 수퍼맨 팬이라면 진짜 열받을만 하겠더이다. 강철남때도 좀 심했는데 여기서는 그래도 주인공이니까 뭔가 대접을 해주긴 해줘야겠는데 겉치레만 조금 해주고 실은 내내 영화의 도구 취급하고 있음요. 대체 뭔 영화를 만들어놓은 거야, 이거 저건 수퍼맨이 아니라고요,]
원더우먼은 원더우먼일 때 비주얼과 테마음악이 진짜 훌륭한데!
아흑, 배우가 그때 폭격 옹호만 안했더라도. -_-;;; 시작부터 이러니 영 정이 안가네요.
 
여튼 시간만 되면 한번 더 보러갈까 생각 중입니다. 으하하하하하핫
이럴수가, 예고편이 지나치게 취향이라 조금 걱정하긴 했는데
이렇게 맞아 떨어져버리다니 으악
덧. 히드라가 얼마나 월급을 안 줬으면 루터 밑에서 일하고 있는 겁니까. 아저씨
덧2. 로렌스 피셔 씨와 타오 오카모토가 같이 나오니 한니발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더라고요.
덧3. 게다가 왜 제프리 딘 모건 씨와 로렌 코언은 부부인 건가요….쿨럭?

“스포트라이트” (2015)

오랜만에 본,

더할 것도 없고 뺄 것도 없는 영화.
나는 늘 기자들이 진실을 파헤치는 영화를 유난히 좋아했다.
아마 그 얼개가 미스터리와 스릴러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일 테지.
흥미로운 점은 보통은 기자들이 새로운 사실을 가장 먼저 파헤쳐서 공개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데 반해
이 영화에서는 이미 사실을 알고 있는 것은 주변인들과 대중이며
진실에 점점 다가가며 충격을 받는 것은 외려 기자들이라는 것이다.
이미 모든 단서가 거기 있었고, 두눈을 똑바로 뜨고 보고 있었음에도
가장 먼저 보고 깨달아야 했던 사람들이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외면했던 것.

그래서 이 영화가 더욱 마음에 들었다.
진실을 향해 외부의 압박을 헤쳐나가며, 라는 클리셰 외에도
내부인으로서의 갈등을 넘어 자기비판이 함께 있음으로 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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