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보관물: 일상

2018년의 첫날입니다.

연말에 너무 많은 일이 한꺼번에 터져서
크리스마스고 신년이고
정말 정신없이 맞이했네요.

그러다 정신을 차리니 훌쩍 2018년이 되어 있었습니다.

다들 건강하시고
올해는 신년계획 꼭 성취하시고
조금 더 편안하고 행복해지실 수 있길 빕니다.

저는 일단

1. 블로그에 감상문을 쓸 것

이라는 목표를 세웠어요.

으으, 일단 라스트제다이 관련해서 쓰다 만 글만 한 세개. ㅠ.ㅠ.
언제쯤 완성할 수 있을까요.

“빌리 진 킹: 세기의 대결”

1973년, 실제로 엄청난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빌리 진 킹과 바비 릭스의 남녀 테니스 대결을 소재로 한 영화. ‘여성은 열등하다’는 기본 전제를 깔고 있는 남성들에게 여성 테니스계가 어떻게 대응했는지 뿐만 아니라 유부녀였던 빌리 진 킹이 동성애자로서 자신을 정립하는 과정을 엮어 넣었다.

빌리 진 뿐만 아니라 다른 한 축을 이루고 있는 바비 릭스도 상당히 정성들여 그려냈으며 동시에 빌리 진의 도덕적 결함까지도 그리고 있어 상당히 균형이 맞다. 두 사람 모두 누군가의 ‘우상’이나 ‘상징’이 아니라 평범한 인간이라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면 성공한 셈. 

50년 전이다 보니 여성들에 대해 거의 원색적인 언동을 하고 있어 가끔 피가 거꾸로 솟는 경험을 할 수 있는데 바로 그때문에 오히려 현대 차별주의자들의 요지를 금세 파악할 수 있다. 그들의 주장이야말로 그 긴 세월 동안 전혀 전진하지 못했다. 빌리 진 킹이 잭 크레이머에게 하는 말이 그때나 지금이나 정곡을 찌른 핵심.

코미디로 분류되어 있지만 그것이야말로 가장 아이러니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시합 장면이 딱딱하고 지루하다는 평가도 있었는데 내가 테니스가 유행하던 시기를 기억하던 사람이라 그런지 결과를 알고 있는데도 손에 땀을 쥐고 봤다. 라커룸에 혼자 앉아 있던 에마 스톤의 연기가 좋았어. 오롯히 혼자만의 공간에서 터져나온 감정이, 참 좋았다.

덧. 빌리 진 킹 언니 정말 소나무같은 취향을 갖고 있구나.
덧2. 엑스멘2에서 커트 바그너 역할을 했던 앨런 커밍이 나온다.
덧3. 엔딩 타이틀에 바비 릭스의 사진이 나오는데 진심 스티브 카렐 본인인 줄 알았다. 저렇게 닮게 만들 수 있다니.

“라스트 제다이” EW 4종 표지

4종이라는 걸 기뻐해야 할지.

이제 개봉까지 한 달도 안 남은 시점에서 본격적으로 정보가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불굴의 의지로 공개된 EW 기사들도 피해다니고 있어요.

아니, 실은 수정여우에 관한 기사는 읽고 말았지만…
그건 영화 내용하고는 상관 없는 거니까요!!!


여하튼 원래는 이걸 올리려는 게 아니었는데,

EW에서 4종 표지가 나왔습니다.


아름다워 ㅠㅠㅠㅠㅠㅠㅠㅠ

이번 영화는 여러가지로 좋은 소식만 들려와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는데
일부러 누그러뜨리려고 노력 중인데도 힘드네요. 흑흑

덧. 디즈니코리아 제발 좀…….동시개봉 소식으로 얻은 점수를 이렇게 까먹는구랴.

공식 페북 이미지랍니다…..

마인드헌터


존 더글러스의 동명의 논픽션을 바탕으로 한 창작 드라마.
존 더글러스와 로버트 레슬러, 앤 버지스를 모델로 주인공들을 재구성했다.
[확실히 요즘에는 이런 기법의 창작물 – 특히 미국 드라마 부문에서 – 이 늘어난 것 같다.
생각보다 자주 눈에 띠는걸.]

오랜만에 수사물다운 수사물을 봐서 기쁘다.
정통적인 수사물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한동안 캐릭터의 매력에만 기대서 스토리에는 신경쓰지 않는
이야기들을 너무 많이 본 탓에 정말 단물 같았다.
무엇보다 정말 간만에 연출이 좋아. ㅠ.ㅠ
다른 TV 방송국 드라마보다 넷플릭스가 질적인 면에서 훨 낫다니 ㅠ.ㅠ

가볍게 휙휙 넘어갈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끝’이 어떻게 되는지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달리게 된다.

어릴 적부터 읽어 익숙한 인물과 사건들과 실제 살인범들이 등장하고
또한 익숙한 용어와 시스템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전개될 때마다
일종의 희열감이 느껴지기도 하고.

하지만 이제는 많은 시간이 지나고
사회적인 억압과 코드도 바뀌어
기존의 프로파일링 기법이 어디까지 쓸모가 있는지 모르겠다.
현장에서는 내가 모르고 미디어에 노출되지 않는 심층적인 부분까지
지금도 끊임없이 다듬고 있겠지만.

에드워드 켐퍼 역의 배우에게 박수를.
보는 내내 정말 소름끼쳐서 죽는 줄 알았다.
외모까지 그렇게 닮아도 되는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