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보관물: 일상

지갑 잃어버렸어…..

별로 집 밖에 나가지도 않는데,
정말 오랜만에 나갔을 뿐인데 ㅠ.ㅠ
그것도 정말 오랜만에 맨날 갖고 가던 캔버스 가방을 안 들고 갔을 뿐인데
원래 현금을 거의 안 들고 다니던 중 정말 오랜만에
지갑 안에 풍족한 현금을 갖고 있었을 뿐인데…..

흑흑흑 내 지갑
통째로 사라져 버렸어. ㅠ.ㅠ
신용카드도, 현금카드도, 이제껏 모아둔 스타워즈 포토카드도,
몇 안되는 내 옛날 사진과 친구 증명사진도,
주민등록증도
무엇보다 6자리수의 현금도

흑흑흑, 다른 것들이야 다 다시 구할 수 있다지만
사진들이 제일 안타깝네.

아, 마음을 편히 가져야 하는데
왜 하필 이렇게 바쁜 때에. ㅠ.ㅠ

근황

트위터에서 보신 분은 알겠지만

실은 지지난 주말에 어머니께서 돌아가셨어요.
한동안 블로그에 들르지 못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고요.

노인성질환을 앓으셨고,
점차 상태가 악화되어 병원에 계셨기에
어느 정도 각오는 하고 있는 일이었는데
한번 고비를 넘기시고 한동안 상태가 좋은 편이어서
안심하고 있었던지라
새벽에 갑자기 연락을 받아서 좀 정신이 없었습니다.

부랴부랴 광주에 내려가고
형제들과 장례를 치르고,
다시 올라온 후에는
어쩌다 급한 일감이 들어와서 또 다시 일주일 가량 두분물출했네요.

이제야 좀 정신을 차렸는데
아직도 해결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았습니다.

그냥, 그렇다구요.
오늘은 아는 분이 어머니 연미사를 신청해주셔서
새벽에 거기 참석했거든요.
그러다보니 한 동안 블로그에 안 들어왔다는 게 기억나서.

그냥, 그렇다구요.

이제 완전히 일상으로 돌아와야할 것 같네요.

“라스트 제다이” 루크 스카이워커

저는 루크 스카이워커의 팬질을 자그마치 거의 30년 간 해왔고
그래서 영화를 몇 번을 보고 나온 지금도 기분이 묘합니다.

에피7이 나온 이후부터 에피8에서는 루크가 죽고
레이아는 에피9 이후에도 끝까지 혼자 살아남아 지켜봐야 한다고 주장한 인간이었는데
그럼에도 막상 눈앞에서 그렇게 보고 나니 아쉽고 섭섭하더라구요.
가상의 캐릭터와 동일시한다는 게 좀 우습기는 하지만
제게 이만큼 ‘한 세대가 끝났다’는 걸 직접 피부에 닿을 정도로 실감나게 한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군요.
어쨌든 루크 캐릭터에 대해 여러 곳에서 많은 말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저도 첫 장면에서는 헐….하는 반응이었다는 걸 부인할 수가 없네요.
진짜 섬에서 그런 괴상하게 사는 루크 몹시 당황했구요.
[가끔 루크가 아니라 마크 해밀 씨가 보여서 더더욱 당황했슴다, 아 아저씨 좀.]

그렇지만 저는 원래 에피7에서 쌍제이가 루크를 도피자로 만들어놓은 데 분노했던 인간이고
만약에 루크가 제정신으로 거기 틀어박혀 혼자 고고한 척 하고 앉아 있었으면
배신감에 치를 떨었을 겁니다.
문자 그대로 나의 루크는 그러치않아! 라고요!!!
차라리 정말 거대한 좌절감에 망가진 편이 낫지.

전 만족했어요.
두번째 보고 나니 머릿속에서 스토리가 만들어져서
충분히 납득하고도 남았거든요.

프리퀄을 본 팬들이라면 거의 의견이 일치하겠지만
예전에 제가 알던 루크라면 제다이 오더에 대해 어느 정도 알게 된 이상
양가감정에 시달렸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무엇보다 루크의 결말은 제가 늘 꿈꿔오던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혼자 숨을 거두어 다른 모든 이들에게 전설로 남는 것”을
그대로 구현했을 뿐만 아니라 그 이상의 찬사 – “깨달은 자”까지
안겨주었으니까요.
[저는 감독이 루크 빠돌이라고 확신합니다. 정말 팬이 원하는 모든 포인트를 갈아 넣었어요.
심지어 주인공 레이의 분량을 희생하면서까지 캐릭터에 대한 헌사를 바쳤죠.]

에피6의 정점에서 멈췄던 이야기가
다시 돌아와
캐릭터가 중년의 정체를 겪고
그것을 파괴하는 위기를 겪고
다시 한번 깨달음을 얻고 성장하여
경지에 이르는 과정을 볼 수 있다는 건
팬에게 정말 그지없는 행운입니다.

3부작의 중간에서 모든 캐릭터가 실패를 겪고 성장하지만
가장 바닥에서 시작해 꼭대기에 도달해 완성으로 끝난 건
심지어 루크가 유일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감독의 유머감각이 좋았네요.
영화에서 루크는 “네가 한 말은 모두 틀렸어”를 여러 번 시전하지만
실제로 그 자신이 끊임없이 결과적으로 틀린 말을 하고 있으니까요.
“레이저칼 들고 혼자서 군대랑 싸우리?” – 실제로 그렇게 했을 뿐만 아니라
“제다이는 지나치게 신격화된 집단이야. 사라져야 해.” – 혼자서 신격화 미화 다 하고 후대에 길이남을 제다이 신화를 이룩했죠.

네, 제게는 언제까지나 에피6의 수도사같은 루크가 아마 가장 사랑하는 모습으로 남을 겁니다.
그렇지만 라스트 제다이에서의 루크는 가장 근사한 결말로 남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