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보관물: 단상

2024.12. 3. 내란 시도

계엄령 이후로 트위터에서 거의 폭주 중이다.
주말에는 당연히 여의도에 다녀왔고.

낮에도 일은 못하고 그저 컴퓨터 앞에만 앉아 있으니
차라리 평일에도 시위에 나가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지경.

그날 여섯 시간 동안
차마 직접 뛰쳐나가지는 못하고 친구들과 단톡방에서
실시간으로 상황을 확인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는데
머리로는 ‘설마’라고 생각하면서도
일이 최악으로 돌아갈 경우를 상상하지 않을 수 없는 나에 비해
다른 친구들의 지나치게 침착한 모습이 대조되어 기분이 묘하더라.

나도 알아.
법적으로는 어쩌고 저쩌고
군인들이 자제하는 것 같고 어쩌고 저쩌고.
실시간으로 언론 보도가 되고 있고 그러니 사람은 안 죽을 거고.

그렇지만 나는 광주 출신이고
80년을 직접 경험하지는 않았으나
보고 들은 것의 총량이 서울 아이들과 다르다.
이건 분석할 수는 있으나 설명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래도 되는 걸까. 정말.
지금 당장은 둘째치고
10년, 20년 후에 최악의 사태로 생각이 흘러가고 있다.

무엇보다

국민의 힘 죽어, 죽어, 제발.
죽어버려.
독재자를 꿈꾸며 계엄령을 발휘한 자보다
그것을 가로막을 사회의 수단을 악용하며
대책이 없을지도 모른다고 절망감을 선사하는 저 단체가 더 증오스럽다.

이번에는 결단코 해체시키고 싶다.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이라니

너무 놀라서 처음엔 내가 뭘 잘못봤나 싶었어.
만 하루가 지났는데 아직도 얼떨떨하네.

김대중 씨 때는 뿌듯하면서도
말을 아끼는 수 밖에 없었는데 사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아직 홀가분한 세상이 되지 못했다는 것이 안타깝고 화가 난다.

이 기회에 출판계에 힘 좀 붙었으면 좋겠네.
이번 정권 들어서 암울한 일만 잔뜩이라서.

아무래도 개인적으로 영문 번역판이 너무 궁금한데
한번 구해서 읽어볼까.

이글루스 서비스 종료

 

원래 개인 홈페이지를 사용하다가, 블로그로 형식을 바꿨다가
사람들과 가장 활발하게 교류하던 시절이 얼음집 시절이었던 듯 하다.
(일단 난 스타워즈 팬질을 너무 외롭게 해서, 얼음집만큼 동료 팬들을 접한 적이 없었거든. 행복한 시절이었어.)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그때 온라인에서 만난 사람들과 몇 몇은 놀랍게도 지금까지 교류 중이기도 하고.

SK로 넘어가면서 그리고 분위기가 점점 이상하게 흐르면서 결국
개인 블로그를 만들어 여기까지 왔는데
아무래도 제 무대가 아니다 보니 네이버로 옮긴 분들 블로그에는 잘 안 가게 되고
네트워크가 안되다 보니 트위터를 사용하게 되고 나서부터는 내 블로그에도 글을 잘 올리지 않게 되고

그런데 얼음집이 서비스 종료가 된다니 정말 기분이 묘하네.
여기 이사할 때 자료를 다 가지고 왔지만 당시에는 댓글까지 가져올 수 없어서 날려먹었건만
지금은 사람들이 댓글까지 옮겨올 수 있는 툴을 만들었다고 한다.

요즘은 트위터 분위기도 뒤숭숭하고
워낙 바깥에서 사회생활을 하지 않다 보니 (게다가 코로나의 영향도 컸고)
사실 온라인이 내게 너무 중요한 교류의 장이 되었다.
심지어 실제로 대화를 하는 사람들은 몇 되지도 않는데도 불구하고.

인연이란 길면서도 얄팍한 거라. 지나온 세월과 스쳐간 사람들을 떠올리게 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