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보관물: lukesky

“여자들의 왕”

기대와는 조금 달랐는데, 모험집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전부 다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다. 그다지 전복적인 느낌은 들지 않았고, 다만 첫 번째 연작은 처음에 흔한 소재라고 생각했던 것과 달리 진행될수록 결말이 어디로 흘러갈지 잘 보이지 않아 흥미롭게 충격적이었다. 역시 공포 쪽을 좋아하시는 것 같아.

“잃어버린 시간의 연대기”는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것이 나 역시 어릴 적 아버지께 “네가 커서 우리 집안 이야기를 쓰면 좋을 텐데”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주말에 가족묘에 갔다가 전쟁이 끝나고 가세가 기울어 결국에는 집안에서 일하던 사람에게 조각조각 넘어갔다는 옛 집터를 앞에 두고 하신 말씀이었다. 한참 후 머리가 좀 굵어졌을 때, 참 아이러니한 말씀이라고 생각했었다. 아버지는 대가족의 막내이고 나 역시 그런 아버지의 늦둥이 막내이기에. 아마도 우리는 직접 겪은 것보다 옆에서 피상적인 부분만 보거나 귀로 들은 것이 더 많은 이들일 것이라. 그래, 어쩌면 그런 입장이 더욱 자유로울 수는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여하튼 정말 금세 후루룩 읽었다. 요즘 집중력이 예전 같지 않아 이렇게 매끄럽게 책장이 넘어간 게 얼마 만인지.

 

서버를 옮겨야 하는데

블로그가 워낙 오래된지라 PHP 버전이 너무 낮아서
상위버전으로 옮겨야 하는데

서버업체에 문의해봤더니 이전은 가능한데 나머지는 나더러 알아서 해야 한다고 한다.

…..설명을 읽어봤는데 아무리 읽어도 뭔 소린지 모르겠다.
소스도 내가 이전해야 하고 한달 동안 테스트 임시 주소도 마련되고
어쩌고 하는데….그걸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다고요. ㅠ.ㅠ

처음 블로그 만들 때야 비누넷 서버 골라서 거기서 하란대로 했을 뿐인데 흑흑
심지어 그때도 도저히 안되겠어서 친구한테 부탁했었어.
이거 누군가 도와줄 사람을 찾지 않으면 영원히 못할 거 같은데 그럴 시간이 되려나 모르겠다.

이런 걸로 사람 고용할 수도 있나….??

“엘리멘탈”(2023)

원래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유니버스”를 볼 예정이었는데
극장을 착각하는 바람에 예매를 취소할 수 밖에 없었다. ㅠ.ㅠ
그래도 엘리멘탈도 원래 보고 싶었던 영화였으니까.

오랜만에 본 디즈니/픽사 작품인데, 이민자 서사라는 정보를 꽤 많이 주워들어서
어느 정도 사전 지식이 있었던 상태.

나도 이미 나이가 들었고, 저 시기는 꽤 오래 전에 지났다고 생각하건만
그럼에도 소리 없이 사람을 울리는 구석이 있다, 이 영화.
정신 차리고 보니 눈물을 흘리고 있더라고. (웨이드만큼은 아니지만)

세상의 모든 착한 딸을 위해서.

그러고 보니 “메이의 새빨간 거짓말”과 통하는 부분이 있다. 사춘기 때 반항하지 못했던 메이의 분노가 성인이 된 후 엠버처럼 폭발하게 되는 거겠지. 동양인 여성의 억눌린 감정이란.

책상 앞에서 일하다 보니 영화를 본 지가 너무 오래 되었다.
컴퓨터로 보면 집중력이 떨어져서 넷플릭스에서도 중간에 보다 만 영화만 쌓여 있고.
이 사태를 어떻게든 해결해야할텐데.

 

일단 청소 완료

급한 일이 한 차례 끝나서

몇달 동안 손을 안 대 엉망이었던 거실과 부엌을 청소했다.
화장실과 복층은 며칠 뒤에 할 예정.

실제로 물건들은 다시 다 제자리라 어수선한 건 마찬가지지만
기분 탓인지 공기 자체가 맑아진 느낌이네.

집안이 유독 지저분해 보이는 건 아마 책장 구석구석까지 들어찬 자질구레한 물건들 때문일텐데,
굿즈와 약이라 손을 못 대겠다.
입구에 있는 고양이 수액 박스만 치워도 조금 훤해 보일텐데, 이런 문제는 어쩔 수가 없지.

마지막으로 일이 끝나고 나면 책상도 좀 정리해야겠어.
예전엔 구석진 곳에서 일하는 걸 선호했는데 혼자 일하다 보니 요즘엔 뻥 트이는 게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