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보관물: lukesky

2024.12. 3. 내란 시도

계엄령 이후로 트위터에서 거의 폭주 중이다.
주말에는 당연히 여의도에 다녀왔고.

낮에도 일은 못하고 그저 컴퓨터 앞에만 앉아 있으니
차라리 평일에도 시위에 나가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지경.

그날 여섯 시간 동안
차마 직접 뛰쳐나가지는 못하고 친구들과 단톡방에서
실시간으로 상황을 확인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는데
머리로는 ‘설마’라고 생각하면서도
일이 최악으로 돌아갈 경우를 상상하지 않을 수 없는 나에 비해
다른 친구들의 지나치게 침착한 모습이 대조되어 기분이 묘하더라.

나도 알아.
법적으로는 어쩌고 저쩌고
군인들이 자제하는 것 같고 어쩌고 저쩌고.
실시간으로 언론 보도가 되고 있고 그러니 사람은 안 죽을 거고.

그렇지만 나는 광주 출신이고
80년을 직접 경험하지는 않았으나
보고 들은 것의 총량이 서울 아이들과 다르다.
이건 분석할 수는 있으나 설명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래도 되는 걸까. 정말.
지금 당장은 둘째치고
10년, 20년 후에 최악의 사태로 생각이 흘러가고 있다.

무엇보다

국민의 힘 죽어, 죽어, 제발.
죽어버려.
독재자를 꿈꾸며 계엄령을 발휘한 자보다
그것을 가로막을 사회의 수단을 악용하며
대책이 없을지도 모른다고 절망감을 선사하는 저 단체가 더 증오스럽다.

이번에는 결단코 해체시키고 싶다.

이상하게

해외 아이피를 막는 파일을 올렸는데도
계속 트래픽이 걸려서
시험삼아 흑백요리사 포스팅을 비공개로 돌렸다.

이후에도 트래픽초과에 걸린다면
웹페이지 주소가 어딘가 또는 어떤 프로그램에 걸려 있다고 봐야할지도.

진짜로 삼재 시작인 건지…

 

지난 1년 동안 갑자기 안압이 올라 사람을 우울하게 하더니

평화로운 일요일 오후
오랜만에 햇빛 받으며 즐겁게 산책을 즐기고 집에 돌아와
옷을 갈아입은 후

……갑자기 손가락 끝마디가 내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것을 발견.

결국 인대파열 진단 받고 며칠 후 곧바로 수술 들어갔습니다.
대체 무슨 경우인지 제 기억에 큰 소리로 딱 소리가 났을 뿐 통증도 전혀 없었는데
골절 없이 인대만 끊어졌고 힘을 세게 받았는지 팽팽한 고무줄이 끊어진 것처럼
끝이 너덜하고 돌돌 말려 있었다는 의사의 소견을 들었습니다.

손가락이나 발가락 끝은 원래 가장 가느다란 부위라
수술 성공률이 낮은 편이고(반반이라고 하던데요)
인대가 붙어 있는 뼈의 골절이 같이 온 게 아니라
순수하게 인대만 끊어진 거라 더 까다롭다더군요.

회복까지는 역 8주일 정도
이후 물리치료
가 끝난 뒤에야 제대로 붙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고 합니다.

실패하면 다른 곳도 아니고
오른손 가운데 손가락이 구부러진 채로 살아야할지도요 흑흑
뭐, 기능상의 문제는 크게 없을 거라고 하는데
하루 10시간은 키보드로 타자를 치는 일을 하는지라 조금 걱정이 되긴 하네요.
그래도 구부러지는 걸 담당하는 인대가 아니라 펴는 인대에 문제가 생긴 걸 다행으로 여겨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일주일 입원했는데
(그래도 그때 급한 작업이 없었다느,ㄴ 게 정말 다행이었어요.
퇴원하자마자 거래처 미팅에 작업 들어가야 했지만)
언제나 병원 입원이라도 해서 며칠 푹 쉬고 싶다고 재잘거렸건만
……일주일 내내 집으로 출퇴근 했습니다.
냥이들 약과 수액을 챙겨야 해서요.
한손을 통으로 묶어놔서 투약은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몇 번에 그쳐야 했지만
원래 하루 두 번이던 수액은 손 하나로 하루 한 번 어케든 해냈네요.

지금도 가운데 손가락에 부목을 댄 채로 타자를 치고 있는데
이런 글은 괜찮지만 작업하기는 너무 힘드네요.
효율성이 정말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습니다.

이 상태로 한달 이상이라니 이걸 어쩔….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이라니

너무 놀라서 처음엔 내가 뭘 잘못봤나 싶었어.
만 하루가 지났는데 아직도 얼떨떨하네.

김대중 씨 때는 뿌듯하면서도
말을 아끼는 수 밖에 없었는데 사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아직 홀가분한 세상이 되지 못했다는 것이 안타깝고 화가 난다.

이 기회에 출판계에 힘 좀 붙었으면 좋겠네.
이번 정권 들어서 암울한 일만 잔뜩이라서.

아무래도 개인적으로 영문 번역판이 너무 궁금한데
한번 구해서 읽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