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고양이 사진 좀 부탁해요”
단편집. 먼저 타이틀 작품인 “고양이 사진 좀 부탁해요”가 너무 사랑스러웠다.
사실 이 작품뿐만 아니라, 한편씩 읽어나갈수록 SF 장르에서는 보기 드물게 전반적으로 작가의 시선이 매우 따뜻하고, 동화적인 데가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이런 분위기가 너무 오랜만이라 여기 실려 있는 거의 모든 작품이 마음에 들었다. 나도 확실히 나이가 든 모양이지. 스스로 냉소적이고 비판적이면서 이젠 여기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걸 보면.
2. “캣피싱”
두 권을 한꺼번에 구입해서 연달아 읽었는데, 아무 생각없이 단편집을 읽은 건 탁월한 선택이었다. 위의 “고양이 사진 좀 부탁해요” 단편을 모티브로 삼은 장편소설이 이 작품이라서. 주인공 스태프의 부모님이 지닌 비밀은 생각보다 훨씬 놀랍고, 아이들의 채팅방은 초기 PC 통신 대화방을 연상케 한다. 개인적으로 낭만적인 시절이었다. 얼굴도 진짜 이름도 모르는, 평생 직접 만날 수는 없겠지만동시에 평생 알던 주변 사람들보다 말과 마음이 잘 맞는 이들에게 새벽에 고민을 털어놓던 순수한 대화방들. 요즘 시대에도 그런 게 과연 가능할까?
AI가 가미된 80년대의 십대 모험 영화를 한 편 본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