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엉엉, 오늘 전철에서요. ㅠ.ㅠ

홍대에서 친구만나고

즐겁게 지하철을 타고 오면서
아이패드를 보고 있었는데 말이죠.
갑자기 제 옆에서 한 젊은이가
오바이트 분수쇼를 벌였지 뭡니까.
……참 기운차게 토해내더라고요.
너무 갑작스러워서 순간 정적. -_-;;;
그리고 계속해서 한 두세번 정도 더 토해낸 것 같아요.
새학기 금요일 밤이라 엄청 마신 듯.
얼굴은 멀쩡해 보였는데. ㅠ.ㅠ
심지어 전조증상도 전혀 없었다고요.
덕분에 전 마른하늘에 날벼락처럼
코트와 바지와 머리!! 머리카락에 그 일부분을 맞고 말았습니다.
이제까지 새똥한번 맞아본 적이 없는데!!!!
그런데 그 청년이 워낙 심하게 구토를 한 나머지
순식간에 전철 안에서 여기저기 휴지가 동원되어
건너편 아저씨 둘이서 그 학생의 몸과 전철 바닥을 깨끗이 닦고
비닐봉지도 건네주고
나중에는 그 쓰레기를 가지고 내리는 등
한 정거장을 가는 동안 훈훈한 뒷처리가 이뤄졌는데….
그 바람에 아무도 저한테는 신경을 안써주더라고요. 엉엉.
하필 휴지도 물티슈도 없어서
옆에서 물티슈 두장을 요청해 겨우겨우 대충 닦았습니다.
머리도 다른 분에게 부탁해서 닦아내고…
그래도 계속 냄새가 가시지 않아서 속이 안좋아지더라고요.
[음, 그리고 라면 냄새가 나는 걸로 보아 아마 안주는 부대찌개를 먹은 것 같았어요.
아, 난 왜 또 이모양인가. ㅠ.ㅠ]
여튼 정말 너무 갑자기 이런 일을 당하고나니 어안이 벙벙
하필 코트 칼라 부분에 얼룩이 남아 코에는 계속 신물 냄새가 어른거리고…
결국 칸을 옮겨야했습니다.
참, 물티슈 가진 아가씨가 정말 사려가 깊더라고요.
주머니를 뒤져 사탕을 그 젊은이에게 건네주대요.
오오오오오, 멋졌어요.
새학기더군요…
새학기예요…
덧. 그러고보니 흑역사가 생각나는데
그 때 그시절 지하철 안에서 토기가 올라왔을 때
제 친구 하나는 소매에 토하고 그대로 소매를 덜렁거리며 집까지 갔다고 했었죠.
전 참다참다 못해 입 안에 올라온 걸 다시 삼킨 적도 있…..

엉엉엉, 오늘 전철에서요. ㅠ.ㅠ”에 대한 12개의 생각

  1. S

    으아아아악……ㅠㅠ 끔찍하군요. 이런저런 이유로 최대한 인파없는 시간대에 돌아다니긴 하는데, 신학기와 축제 때는 참으로 난감하더군요. 술먹고 개가 되는 예비 개쉐리들을 보는 기분이라…학번으로 선배질하는 거 봐도 꽤나 재미짐. -_- (교수에게도 굽신거리지 않는 인간이라서 선배들의 저에 대한 호불호도 극과 극이었죠;; 이제 제 위로 현역 선배는 한 명도 없으니까 다 옛날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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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EST

    으헝헝 정말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네요. ㅠ ㅠ
    코드에 튄 부분은 서둘러 손을 쓰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위산이 튀어 옷이 변색된 경우도 봤거든요;

    막줄은 저도 참 익숙한 상황이라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술은 더럽게 못 먹는데 대학때는 이틀이 멀다하고 술자리에 불려다닌 터라 사흘이 멀다하고 토하는 게 일상이이었거든요. 취기가 채 오르기도 전에 속에서 밀어낼 때면 맨정신으로 도로 삼키는 것도 제게 그리 어색한 일은 아니었… 어어억 ㅠ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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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ukesky

      안그래도 코트는 당장 갖다 맡겼어요. 제 방에 있다는 것 자체를 참을 수가 없어서.

      …맞은편 앉은 아저씨들이 그 청년을 다독이며 한 말도 그거였습니다.
      우리 때도 다 이런 거 한번쯤 해 봤어.
      그렇죠..다들 저런 경험 한번쯤은 있는 거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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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EST

      전 어렸을 때 멀미도 엄청 심해서, 친구들이랑 영화보러 시내에 나갈 때조차 버스에서 내리면 토하곤 한지라 늘 비닐봉투를 갖고 다녔었어요. 초등학생 땐 어디 멀리 단체로 차 타고 소풍이라도 가면 전날밤엔 걱정하느라 잠도 잘 못 잤습니다. 멀미약을 먹으면 멀미약까지 죄다 토할 정도였거든요. 괜찮을 것 같아서 버티다 미처 손을 못 쓰고 차 안에서 토하기라도 하면 선생님으로부터 ‘사내자식이 그렇게 약해서 어디다 쓰냐’ 소리나 듣기 일쑤였고, 멀미 좀 안하게 될 나이때쯤엔 선배나 어려운 어르신들이 강권하는 술 먹고 토했고…

      새삼 생각해보니 제 인생의 절반 이상은 참 힘들게 토하기 바빴던 것 같군요. (그래서 속이 다 썩었나!?) 그래도 철든 뒤엔 하다못해 외진 골목의 가로수 정도면 모를까 트여있는 공공장소나 지하철 등에서 토한 적이 없는 거 하나 위로(?)라도 삼아야 할까봐요 으헝헝 ㅠ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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