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하일 콜하스의 선택” (2013)

이름은 독일식인데 영화에서 쓰인 언어는 프랑스어라서 잠시 헷갈렸다.

15세기 경 독일의 한 지방에서 발생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 원작.
지극히 상식적이고 평범하게 살아가던 말장수 미하일 콜하스가
어쩌다가 귀족들에게 반기를 들고 봉기를 일으키게 되었으며, 그 뒤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다루고 있다.
원작을 읽었더라면 더 좋았을것을, 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의외로 내가 생각한 것은 그의 선택이 옳은가 그른가가 아니라
대부분의 혁명은 밑바닥이 아니라 부르조아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이었다.
불합리한 것을 일상적으로 받아들이는 이들이 아니라
스스로 무언가의 테두리 안에서 나름의 기준에 의해 그것을 인정하고 순종적으로 살던 이들이
개인적인 계기로 그 시스템에 한계가 있음을 발견했을 때, 이제껏 지켜왔던 사고가 통째로 부인당했을 때 느끼는 좌절과 절망감.
그래서 결국 콜하스는 시스템 내로,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 손을 내밀었을 때 주저하지 않고 돌아간다.
여전히 그에 대한 믿음을 간직한 채로.
21세기 한국에서 사는 나는 내심
그가 원하는 정의를 돌려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외려 놀랍게도 그는 원하는 것을 이루었다.
[나는 그 부분이 슬프다. 나는 심지어 저 당시의 그들이나 이들보다 덜 순진하고, 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더욱 극심한 것이다. 너무나도 많은 것들이 교묘하게 빠져나가는 것을 숱하게 보고 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그래서 내게 제목의 ‘선택’은
그가 처음 남작의 성에 쳐들어가기로 한 ‘결정’이 아니라
공주의 사면을 받아들이기로 한 ‘결정’을 의미하는 것처럼 보인다.
덧. 목소리도 목소리지만, 개인적으로 매즈 씨의 매력포인트는 역시 저 하이라이트가 묘하게 섞인 머리카락이다.
으아, 난 군데군데 서릿발이 내린 머리가 실제로 저렇게 근사할 수 있다는 걸 처음 눈으로 목격했어.
 

“미하일 콜하스의 선택” (2013)”에 대한 2개의 생각

  1. polly

    와, 이거 땡기는데요. 원작도 영화도 봐야겠어요. 그나자나 매즈님 역시 시대물 배경이 더 잘어울리시는거 같아요. 볼때마다 느끼는거지만 골격이 너무 멋지심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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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ukesky

      재미있어요. ^^* 내려가기 전에 보러가세요.영상도 좋음요.
      으으, 진짜 저 얼굴과 목소리와 뼈대가. ㅠ.ㅠ 아름답지 말입니다아.

      응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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