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10년 전에 끝낸 이야기지만
외부에 보여주기 위해 열심히 가장한 모습이
너무나도 긴 시간 동안 일관되고 완벽하여
나 자신만 빼고 모두가 나라고 알고 있는 모습이라면
그건 진정한 나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지 않을까
라는 결론을 내렸었는데
이제 와서 새삼 그게 잘못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을 작정이지만
갸우뚱 하다가도 결국 그들을 비웃게 된다면
그건 진정한 내 모습이 아니라고 봐야하지 않을까 싶어.
난 우울한 인간이야,
라고 운을 떼 봐도 ‘그럴리가 없어!’라고 말한다면
그 이상의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게 좋고
내가 자기와 비슷해서 좋다고 여기는 인간치고
정말로 비슷한 인간은 거의 없었던 것 같은데.
난 그저 예의가 조금 바르고
기본적으로 측은지심을 먼저 발휘할 뿐이야.
누구에게든.
제기랄, 내가 이 나이 되어서 다시 이 걸 고민해야한다니 말이 되냐고.
아, 창피하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