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발견한 미오와 콩쥐의 차이점

어제 오랜만에 레이저포인터를 가지고 놀아보았습니다.

콩쥐는 웬만큼 나이가 든 뒤로 레이저포인터도 쥐돌이에도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아서
구석에 넣어두었거든요.
[이 애늙은이 같은 놈!!!!! ㅠ.ㅠ 뭐, 그래서 나랑 사는 거겠지만. 아흑. 이 키우기 편한 녀석 같으니. >.< 우리 모두 불출산을 올라보아요, 꺄아!]
그런데 미오는 워낙 잘 노니까 한번 해보자는 생각에 들었는데,
와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
아으, 얘 진짜 웃겨요.
콩쥐는 정말 정상적인 고양입니다.
어렸을 때 오뎅꼬치를 흔들거나 레이저포인터로 놀아주면
열심히 발랄하게 뛰어다니다가도 한순간 구석에 조용히 멈춰서서 몸을 웅크린 다음
엉덩이를 씰룩씰룩 조준하다가 핑~하고 순식간에 목표를 향해 달려들거나
흥분하면 공중을 날아 덮치기도 하는 등
전형적인 ‘사냥놀이’를 즐겼단 말이죠.
그런데 미오는!!!
그런 게 없음다!!!
애는 ‘사냥’을 하는 게 아니라 그냥 놀기만 해요.
꼬치를 흔들흔들 움직이면
그냥 그 흔들거리는 걸 손으로 만져보고, 물어서 현관앞에 갖다두고 싶은 거고
레이저 포인터를 이리저리 움직이면
빨간 점을 그냥 졸졸졸졸졸졸졸졸졸졸졸졸졸
한없이 쫓아”만”다녀요.
노리고 찍고 덤벼들고 뭐고 없습니다.
그냥 졸졸졸졸졸졸졸졸졸졸졸졸,
때로 제가 속도를 높이면
후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은 리듬으로 쫒아다닙니다.
쫓아”만” 다닙니다.
공중에 점프? 그런거 없음다.
이 녀석 점프력이 대단해서 쓸데없이 식탁 위에 올라가고 별별 곳에 다 올라가려 드는데
이상하게 쥐돌이 쫓아서 공중을 나는 건 못해요, 아니 안해요!!
[팔다리가 짧아서인가, 털뭉치라 몸이 커서인건가.]
기껏해야 앞발들고 허우적대다 끝이에요.
빨간점을 격렬하게 움직이다 제가 가끔 잡아보라고 한 자리에서 꾸물거려주면
콩쥐는 당장 등을 낮추는 사냥자세로 들어갔는데
얘는 그러면 느긋하게 엉덩이를 깔고 앉아서 구경해요!!!!!
그래서 점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면 일어나서 그 뒤를 또 따라가요!!
웃겨 죽어요, 진짜!!! ㅠ.ㅠ
얘 고양이 맞나요. ㅠ.ㅠ
밖에 나가면 반드시 굶어죽을 놈입니다, 이거. ㅠ.ㅠ

또 발견한 미오와 콩쥐의 차이점”에 대한 10개의 생각

  1. 토끼

    그리고보니,  전에 언니네서 잘때 미오가 아침에 꾹꾹이 해줬어요 ㅠㅁ ㅠ(감동의 눈물 두빠께쓰) 제가 글케 털을 뽑아놨는데도 꾹꾹이를 해주다니, 성격 참~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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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ukesky

      우잉, 미오 이자식 나한테는 한번도 해준적 없는데! 흑흑흑흑흑흓, 넘해애애애애….ㅠ.ㅠ 내가 콩쥐한테만 넘 신경써서 그런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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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eponine77

    같은 고양이끼리라도 취향이 다르군요. 미오는 팔자가 사냥은 스스로하지 않고 먹이를 누군가 갔다 바쳐줘야 하는 귀족 팔자인가 봅니다. 열심히 돌보셔야 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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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ukesky

      아, 정말 비슷한 구석을 찾을 수가 없을 정도로 여러모로 대조적이라서 신기해하는 중입니다. 윽, 어쩐지 갸는 밥만 봐도 골골거려서 먹이는 보람이 있더니만 그런 의미가 있었군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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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디오티마

    콩쥐랑 미오가 이제 같이 자나요? 많이 친해졌을 거 같아요. 미오는 후후~ 뭐랄까 세상물정 모르는 아가씨 같은 느낌이에요. 딴에는 사냥한다고 뛰댕기는 걸지 모르죠.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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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ukesky

      많이 가까워지기는 했는데 아직도 디폴트는 싸움모드입니다. 일단 콩쥐가 제 발치에서 자는데 제가 초기에 미오를 침대에 못올라오게 했더니만 잠잘 때는 침대에 안 올라와요. 그런데, 정말, 둘이 껴안고 자는 게 가능한가요. 애들 하는걸 보면 영원토록 불가능할 거 같아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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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polly

    으하하하 저희놈들 둘은 그래도 디폴트가 사냥 모드이긴 한데,흰둥이 몸짓이나 이런게 너무 어설퍼요.ㅠㅠ흑흑 점프도 거의 하지 않고.. 둘째는 장난감도 정확히 물고 낚아채고 하는데 첫째는 발만 버둥버둥ㅋㅋㅋ 그래도 지치지도 않고 씐나게 놉니다. 고양이 다운 행동은 아무래도 어릴때 어미의 역할이 중요하긴 한거같아요;ㅂ;

    근데 미오는 진짜 고양이의 탈을 쓴 개네요.ㅋㅋㅋ으잌ㅋ귀여워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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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ukesky

      으악, 폴리님 댁 첫째가 울집 둘째랑 비슷한 수준인가봐요. 그런데 미오는 귀족 아가씨라 그렇게 한 15분 뛰고 나면 숨을 색색거리면서 지쳐 나가 떨어지더군요. 처음에 어디서 이상한 소리가 난다 했더니 세상에, 그게 애 가쁜 숨소리였을줄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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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worry

    근래 주변 분들 사이에 불출산 등정기가 봇물처럼 나와서 저는 행복합니다. ㅎㅎㅎㅎ 콩쥐랑 미오 조금씩 더 더 더 좋아질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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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ukesky

      흐흐흐, 불출산이야 한번 오르면 그 맛을 못잊어 내려오지 못하는 곳이잖습니까. ^^* 앞으로 애들 사이가 정말 많이 좋아졌음 좋겠어요. ^^* 이제 먹는 건 대충 정리된 것 같은데 콩쥐가 미오한테 조금만 경계를 풀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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