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눈에는 여기 수록된 글들이
인간의 공포심을 다룸으로써
아이러니와 인간의 나약함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 정신의 위대함을 역설하고 있는 것 같다.
실은 가동되지 않고 있던 냉동고 안에서 스스로의 착각 때문에 얼어죽은 사람에 관한 도시괴담처럼,
그렇게 될 수 있었던 인간의 상상력과
그런 강력한 정신에 복종하는 육신과 불가사의한 화학작용을 찬탄하듯이.
죽어가는 찰나 속에서 생을 맛보고
스스로 만들어낸, 존재하지 않는 공포에 사로잡히고
자신이 믿는 것을 현실로 만들고.
인간이란 참으로 대단하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