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는 보시다시피 “무형문화재 82호”
상당히 기대했던 작품인데, 뭐랄까,
매우 미묘하다.
과거 서구세계가 일본이나 중국을 다루는 모습을 보며 가까운 곳에서 그들과 역사를 함께 한 극동 아시아인으로써 느꼈던 그런 감정을 고스란히 느낄 줄은. -_-;;; 우리나라 전통 음악에 대해 최대한의 감동을 느끼고 경의를 표할 준비를 단단히 하고 앉아있었는데, 그들의 눈으로 한꺼풀 필터를 씌운 우리 자신의 모습을 보고나니 기분이 상당히 묘하다. 내용을 떠나서 – 나는 우리 장단이 정말 최고라고 생각하고 ‘기’라는걸 믿고, 그들의 설명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우리의 이른바 공통적인 정서를 소중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하지만 – 이렇게 “낯설음”이 극대화된 모습을 보는 건 근 십수년 간 처음인 것 같다. 표현된 것을 받아들여 다시 전달하면서 얼마나 많은 중간 과정을 거쳤는지 심지어 분명 익숙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이건 뉴에이지 프로파간다 영화냐”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아, 당신들의 눈에는 정녕 이렇게 보인단 말인가?
물론 이 영화를 찍은 본인들의 의도는 그게 아니었겠지만, 이제 중국과 일본의 신비로움이 어느 정도 사라지고 나니 렌즈가 한국으로 향하는 것일까. 그것도 이런 모습으로. 하지만 우리는 중국이나 일본과 근본적으로 너무나도 달라 국악의 “무장단”과 마찬가지로 – 아, 이거 정말 마음에 들어. ㅠ.ㅠ 빌어먹을 무장단이라니! ㅠ.ㅠ – 형식이라는 것이 거의 부재하고 훨씬 “감성과 정서” 중심이니 안으로 들어오기가 훨씬 어려울 터인데.
뭐, 천릿길도 한걸음부터니까.
여하튼 예상한 것과는 상당히 다른 영화였다. 그 점을 유념하셔야 할 듯.
그쵸. 예상한 것과 많이 달랐어요. 하지만, 저는 그렇게까지 낯설지는 않았는데… 그리고 중간에 그 사이먼 바커가 드럼 치는 장면에서 넌 정말 드럼으로 우리 장단을 치고 싶었구나란 느낌이 들어서 좀 귀여웠어요.
뭐랄까, 분명 다른 상황에서 들었더라면 뻔하게 느껴졌을 이야기가 이들의 눈으로 보니 무척 멀게 들리더라고요. 확실히 접근하는 방식 자체가 다르니 우리 문화까지도 타자의 것으로 느껴지더군요.
바커씨 드럼에서 나는 우리 장단, 신기했어요. ^^*
궁금해서 검색해봤는데.. 예고편을 보아하니 재밌어보여..
나.. 재즈 좋아하는데 ㅋ 그리고 국악 장단은 진짜 최고지!!
내가 말솜씨가 부족해서..ㅠ.ㅠ 확실히 예고편하고는 느낌이 많이 달라.
내가 한국인이라 그런지 우리 장단은 어디에 가져다 놔도 딱 튀어. 진짜 최고라니까. 괜히 대~한민국 구호가 나온 게 아녀.
배철수 진행 라디오에 나온 적이 있었죠.
김씨를 만나고 싶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바커가 열정을 불태웠더군요. 지리산에서 만났는데 폭포 밑에서 소리를 내는 김씨를 보고 전율하며 눈물을 흘렸다는 전설이….
다큐는 소개 수준을 목표로 했다고 감독이 말하더군요. 한국이란 나라가 있고, 거기엔 이런 게 있다, 라는 수준조차 외국엔 없다고 해요. 우리에겐 이 점이 이 다큐의 약점이 될 듯하지만, 의미는 있다고 봅니다. 🙂
폭포 밑에서 판소리하는 김씨는 그 김씨가 아니지만. ^^* 그런데 그 판소리 하시는 분은 내가 봐도 좀 질리더라. 아직도 그런 식으로 수련하는 분이 있을줄은 몰랐어. 아니 그보다 몸을 너무 혹사하는 건 아닐까 싶어서. -_-;;; 어, ‘소개’ 수준이긴 한데, 그 바라보는 시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