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때문에 잠 못 이룬 인간이 여기 하나 있습니다.
침대가 큰 길 창가에 인접해 있는데
괴상하고 끔찍한 소리가 밤새 포효하고
창문이 덜그럭거리다 방충망이 날아가고
맞은편에 있는 현관도 난리가 나고
정말 뭔 일 생기는 게 아닌가 두려웠다죠.
그나마 태풍이 인적 적은 새벽 네다섯시에 최고조에 이르렀다는 게 다행입니다.
아침에 눈을 뜨니 출근을 늦게 해도 좋다는 메시지가 떠 있고
창밖에서는 여기저기서 청소가 한창이고
…….케이블이 나갔습니다.
전 뉴스를 보고 싶다고요!!!!
거기다 케이블방송국은 전화도 안 받아!!!!
– 허거, 태풍 때문에 이쪽 케이블 다 나갔다는군요.
으으, 잠을 못자서인지 몸상태 최악입니다.
차라리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고 해 주지. ㅠ.ㅠ
비바람이 몰아쳐도, 눈보라가 몰아쳐도 직장인은 출근하는거죠,,네..ㅠㅠ
먹고 살아야하니까요. ㅠ.ㅠ
빌어먹을 콤파스 때문에 새벽에 일어났습니다;; 동네사람들 모두 일어나 옥상부터 치우더군요. 출근해보니 7/24 돌아야 하는 장비가 셧다운 되어 있어서 초긴장 긴급상황에 빠지고… 최악입니다. ㅠ_ㅠ
점심에 잠깐 눈을 쉬게 해줘요, 누나. 오늘은 꽤 힘든 하루가 될 거예요.
나도 새벽에 일어나서 한참 창 밖을 내다보다 콩쥐한테 말걸다 차츰 눈좀 붙여볼까 했더니 벌써 알람이 울리고 있더라고. ㅠ.ㅠ
그건 그렇고 장비는 잘 해결된겨? 고생했다.
간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모르고 곯아떨어졌던 1인 여기 있습니다. 은행 가려고 밖에 나왔다가 기함했어요 – -;;;
헉, 방음이 잘 되는 집에 사시는군요!
흐아~ 옆집에 큰 감나무가 있는데 그 녀석 가지가 꺾여서 제 방 창으로 날아들고 난리도 아니었어요. 이러다가 창문 부서지는 거 아닌가 걱정했어요. 이제 정시 출근을 안해도 돼서 아침에 눈 좀 붙였습니다.
아이고, 깜짝 놀라셨겠습니다. 나중에 뉴스보니 창문 깨지고 담 무너진 집이 꽤 되더라고요. 바람이 진짜 장난이 아니었나봐요.
아침에 깨보니 책상위에 올려놨던 커더란 전지를 내가 덮고 자고 있더라;; 이쪽 동네는 그래도 평온한 쪽에 속한 것 같은데 서울이랑 인천 쪽은 난리가 났더라;;
그러게. 그냥 출근하지 말라고 해주지 ㅠㅠ 퇴근길은 지옥일 것 같은 예감이 드는데;;
전지가 절로 아래로 내려온겐가. 그래도 퇴근길 나쁘지 않았어. 아침에 비가 안 온 게 어찌나 다행인지. 그래도 그대 집 쪽은 나았다니 다행이구만.
난 아침에 일어나서 미친듯 흔들리는 가로수를 보고… 다시 잤다가 자네랑 같이 ‘맛있는 식당’을 찾아 헤메는 꿈을 꾸었다오…그리고 자네가 식당을 겨우겨우 발견한 시점에서…잠에서 깼지.
출근길 길바닥이 처참하더구려…
본가가 인천이라 걱정했는데, 30년령 목련나무가 전기줄쪽으로 휘청하며 담벼락을 들어올릴 기세로 기울어서 아버지께서 출근 못 하시고 오전내내 가지치기를 하셨다고 하시더구려 ;ㅁ; 덕분에 그 나무에서 진치고 살던 새들이 난리쳤다고…
그 와중에 마당냥이 이쁜이는 밥달라고 애웅거려서 고기를 얻어먹었다는 후문…;;
제가 요즘 맛난 것에 굶주려 있긴 하지만…오늘 같은 날 누이의 꿈을 방문하다니, 거 참 묘하군요. 그런 김에 제게 맛난 것을 사주시는 겁니다. [퍽!] 혹시 그 어린 냥이가 제 모습을 취해 나타난 거라든가…
여기저기서 나무가….-_-;;; 아버님이 고생하셨네요. 어디선가 몇백년 묵은 나무가 부러진 건 정말 안타까웠어요. ㅠ.ㅠ
그래도 전기 안 나간건 다행이네요. 전기나가면 냉장고 안 음식이 다 상해요. (주부의 마음;)
저희 집의 기울어진 큰 대추나무는 세워지질 않아요ㅠㅜ 안방 창 앞을 가리고 있어서 꼭 세워야 하는데;ㅁ:
콩쥐는 괜찮나요? 놀래진 않았을지~
저희 회사 동료 한 분은 아파트 사시는데 전기가 나갔대요. 어디선가 전봇대가 쓰러져서 그 근방이 다 정전되었다고 하시더군요.
사실 콩쥐도 새벽에 많이 놀랐어요. 계속 눈을 둥그렇게 뜨고 창가 쪽을 보길래 제가 달래고 쓰다듬어줬습니다. 그나마 정말 새벽에 몰아쳐서 다행이어요. 낮에 콩쥐 혼자였더라면 걱정했을 거여요.
밤새 세상이 뒤집혔더군요. 그래도 방충망만 날아가고 유리창 안 깨진 게 다행이십니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저희 동네에서 바람 방향으로 난 아파트 발코니 창문들이 상당수 박살나 있더라구요;
으으, 창문이 깨졌으면 어찌 되었을지 상상만 해도 두렵습니다. 저도 사실 계속 덜그럭거리고 찬 바람이 창틀 사이로 새는 게 느껴져서 많이 무서웠어요.
저희 동네 아파트 상가는 교회 철탑이 뜯겨 나갔더라고요. 아침에 횡단보도를 건너려는데 그 거대하고 육중한 철탑이 도로 위에 뭉개져 있는 것을 봤을 때의 그 오싹함이란. 사람 있었으면 어쨌을까 싶고요;ㅅ; 심지어는 그거 뉴스에도 나오더라니까요… ㅠㅠ 정말 무시무시했사와.
헉, 저 그거 사진 봤어요. 거기가 피피앙님 사시는 곳이군요. 진짜 섬뜩하더라고요. 정말이지 새벽에 지나갔길래 망정이지 이번 태풍이 낮시간에 몰아쳤더라면 사상자가 수배로 늘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