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날

30 댓글

저라는 인간이 세상에 나온 날이니 특별한 날일 수 밖에 없습니다.
몇십년 전 오늘이 있었기에 여러분은 지금 저를 만나고 계신 겁니다. [아, 오만하군요. ^^*]

올해는 저 자신에게 주는 생일선물이 없어 뭔가 허전하군요.
계획했던 여행은 취소되었고,
대타로 준비했던 넷북은 식구들에게 받아버렸고
기대했던 스타워즈 아디다스 운동화는 기회가 날아가버렸으니 말입니다.

사치품이라고 하긴 좀 그렇지만 오라비한테 용돈이나 받아내 – 넵, 서른 넘어서까지 이러고 있습니다. – 노트북 배터리라도 살까봅니다. 이녀석이 좀 오래되다 보니 배터리가 한 시간도 안 가더라고요, 흑. 이래서야 노트북을 받은 의미가 없잖습니까.

얼마 전 사촌언니들과 함께 자동차를 타고 가다 그중 한 분이 – 그날 내내 연애를 하라고 종용하던 – 생년월일시를 물으시더군요. 음력으로 대답을 해드렸더니 간단히 사주풀이를 해 주셨습니다. 일단 천문이 세개나 들어 있어서 공부할 팔자라더군요. 비록 전 게을러 빠진 까닭에 공부는 커녕 하릴없이 방바닥이나 굴러다니지 않으면 다행일 판이지만요. 평생 책과 연필을 끼고 살거라니 그건 맞는 이야기 같습니다만.

“그리고 천관도 하나 있다.”
“그건 뭔가요?”
“관직에 앉는 거니까 교수나 공무원이나 아니면 종교쪽으로 가도 성공할겨.”

그러자 운전을 하고 계시던 다른 사촌언니가 물으셨습니다.
“그거 두개가 같이 있으면 좋은 거 아닌가? 그런 쪽 관직에 오르면 출세하는 거 아냐?”
“어, 근데 그럴러면 천권이 필요한데 이 녀석은 그런 거 없삼.”

…..한 마디로 자리 하나 꿰차면 승진이고 나발이고 관심없이 골방에 틀어박혀 자기 할일에만 골몰하는 그런 팔자 되겠습니다. 생각해보니 전 너무 팔자대로 살고 있는 듯 합니다. 운명에 대항하는 개척정신이라고는 병아리 눈곱만큼도 없네요. 만화 주인공이 되긴 글러먹었군요. 어쩐지 열혈 주인공들은 성에 안차고 묵묵히 일하는 친구 A가 좋더라니만.

어머니가 며칠 전에 미역국을 끓여주시고 가셨습니다.
앞으로 이틀은 더 먹을 수 있을 것 같네요. ^^

“특별한 날”에 대한 30개의 생각

  1. 젬

    그렇군요, 오늘은 축하 받으셔야하는 날!!!!!!!!!
    이렇게 루크님을 만나게 되어서 기쁜날이예요. 오오.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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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아론

    생일 축하축하…
    선물 뭐 필요하나 물어봤는데 답이 없었으니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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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디오티마

    생일 축하해요~
    내가 없으면 이 세상이 있어 무엇하겠습니까. 특별한 날인 겁니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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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191970

    축하드려요! 그런데 스스로에게 주는 생일 선물이 없다니 이건 좀 섭섭한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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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아프

    축하드려요~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을 소소하지만 부띠끄 블루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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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세류

    축하하오~ 그저 오늘만큼이라도 빠른 퇴근을 기원하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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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Deirdre

    하루가 다 지나갔지만, 생일 축하드려요~~~~
    (그럼 이제 지구 멸망까지 몇 년 남은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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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misha

    축하드려요~ 즐거운 일만 가득한 하루 되셨기를 빕니다(더불어 칼퇴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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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체셔

    축하드립니다! 자신에게 선물 하나 주셔야죠.저는 아디다스 스타워즈 컬렉션 실물 보고 사려고 기다리는데,매장서 이것저것 물어보니 이상하게 쳐다봐요.여덕 처음보세요 직원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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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 소심늘보

    와앗! 늦었지만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언제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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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 하늘이

    하객들이 많은걸? ^^

    축하한다. 용돈은…수상 겸 재무부장관의 결재가 있어야…쿨럭;;;-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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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 therrion

    늦었지만 축하드립니다~

    근데 …..한 마디로 자리 하나 꿰차면 승진이고 나발이고 관심없이 골방에 틀어박혀 자기 할일에만 골몰하는 그런 팔자 되겠습니다 <-전 이런팔자 너무 부러워요.;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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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 지그문트

    아악 늦었…. 생일 축하드립니다~. 세상에 안 힘든 일은 없을 테니 기왕이면 적성에 맞는 일 하는 것도 복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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