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해운대”의 불법동영상 유출 경로를 듣고.
직장을 그만두고 한동안 지내던 백수시절, 인터넷에서 발견한 “시각장애자들을 위한 오디오북 녹음 성우” 모집에 응시하려 했던 적이 있었다. 물론 직업이 아니라 자원봉사에 가까운 일이었는데 어쩌다 갑자기 일자리를 구하게 되는 바람에 포기했었지. 어차피 나는 발음이 부정확하고 연기력도 제로이니 가망성 없는 일이었지만.
그저 늦든 빠르든 언젠가는 장님이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늘 가슴에 안고 있는지라 내가 한 권의 책이라도 더 많이 그런 데이터로 축적해 놓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난생 처음 그런 사무실이나 단체에서 보람있는 일을 할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난 사람들 대하는 능력이 젬병이라 학창시절 적성검사나 컴퓨터점에서 ‘종교인/봉사자’에 높은 점수가 나온 걸 보면서 역시 신빙성 제로라고 대놓고 비웃었던 인간인데 말이다. 인간은 언제나 자기 처지를 먼저 생각한다더니만. 탈무드에 나오는 부자 이야기가 떠올랐었다. 장님 거지에게는 적선을, 가난한 철학자에게는 홀대를. 딱 그 꼴이 아닌가.
예전에 출판사에서 점자책 만들라고 텍스트파일 보내준게 인터넷으로 퍼져서 아직도 돌고 있는걸요
거기다 외국 영화들 보면 배급사 내부용 자료라는 글자가 떠있는 파일들도 부지기수인 현실이라
간혹 출판사 내부에서 유출된 것 같은 애들도 있는 것 같더군.
다들 무슨 생각인건지. -_-;;
친구가 그 일을 한 적이 있어요. 성우 지망생이던 시절이라 연습 겸 봉사활동으로 한다고 그러더군요. 후천적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하던 사업이던 걸로 기억되네요. 보이던 것이 보이지 않게 된다면 너무 외로울 것 같아요. ;ㅁ;
와, 주변에 하신 분이 있군요. 대단하세요. 가끔 취미생활을 즐기다가 시력을 잃으면 이 모든 걸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면 섬득하지요.
안타까운 건 장애인들을 위한답시고 소스 가져가서 저런 짓을 하는 비장애인들 때문에 소스제공의 기회가 점점 줄어들면 정작 피해를 보는 건 선의의 장애인들이 될 거라는 악순환이죠(…)
저도 기사를 보자마자 그 생각이 먼저 떠올랐습니다. “아이고, 왜 하필..”의 심정이었죠. 언제나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따로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