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콩쥐 실밥을 뽑는 날이라 발걸음도 정말 가비압게 집으로 왔지요. 콩쥐가 어제부터 밥도 먹고 그저께 밤부터는 평소처럼 제 배 위에 올라와 코를 맞대고 골골거리면서 목에다 꾹꾹이도 하고, 딱 예전처럼 돌아오고 있어서, 실밥만 뽑으면 이제 완전히 좋아질 줄 알았죠.
집에 와서 병원에 가기 전, 현관 앞에 평소처럼 누워있는 녀석 상태를 살짝 보려고 붕대를 들춰봤다가 기절하는 줄 알았습니다. 오른쪽 배에 말 그대로 구멍이 뚫려 있더라고요. 마치 안에서 총알이라도 관통해 나온 것처럼 구멍이 나 있고 피부는 바깥쪽으로 벗져서 피고름이 줄줄 흘러내리고 있고. 그걸 보자마자 기겁을 해서는 진짜 정신없이 애를 가방에 쑤셔넣고 동물병원까지 땀을 뻘뻘 흘리며 미친듯이 뛰어갔습니다.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콩쥐 배에 구멍이 났어요!”라고 외쳤더니만 의사선생님이 “뭐라고요?”라고 하시더군요. 상태를 보고는 복막염이면 큰일난다고 곧장 마취하고 수술실로 직행. [구멍 깊이를 알아보려고 겸자를 집어넣더니 한도 끝도 없이 들어가서 무서워 죽는 줄 알았습니다.] 저보고 같이 들어갈 거냐고 하셨지만 제가 아무리 비위가 좋다고 한들 차마 같이 사는 애 뱃속을 들여다볼 자신은 없어 거절했어요. 하지만 결국에는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중간에 안으로 불려 들어갔습니다.
다행히도 복막에 구멍이 뚫리지는 않았더라고요. 피부와 내장 사이, 지방층이 있는 곳이 무슨 이유에서인지 괴사되어 고름이 들어차 있다가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터져나온 것 같답니다. 상처에서 고름을 긁어내고 다시 꿰맸어요. 거죽과 내장이 들어있는 근육 사이가 진짜 뻥 뚫려 있더군요. [윽,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끼칩니다. 전 실제 제 눈으로 그걸 봐야했다고요. ㅠ.ㅠ ] 안에 다시 고름이 찰 가능성이 있어 몇 땀만 꿰매려다가 그냥 완전히 봉하고는 한동안 날마다 통원치료를 하기로 했습니다. 중성화수술을 한 자리 실밥 바로] 왼쪽인데, 이상하게도 그 상처는 괜찮더군요. 결국 중성화수술한 실밥은 풀었어요. 잘 아물 것 같더군요. 그럼 뭐합니까, 그 옆을 다시 꿰매고 붕대도 다시 감아놨는데. 게다가 죽은 피부는 꿰맬수가 없어서 오른쪽 피부를 팽팽하게 당기는 바람에 뒷다리가 땡기기까지. 사실 이렇게 곪아서 터질 정도면 왼쪽에 비해 많이 부풀어올랐을 텐데, 제가 월요일 이후로는 붕대를 풀어보지 않아 몰랐던 거죠. 미안해, 콩쥐야. 다 내 잘못이다, 엉엉. 오늘 아침까지는 괜찮았는데, 세상에, 이런 일도 있을 수 있는 거군요.
아마 밥도 그 때문에 안 먹었을지도 모릅니다. 어쩐지 제가 들어올릴 때마다 낑낑거리더라니. 전 수술한 자리가 아파서 그런 줄만 알았죠. ㅠ.ㅠ 진짜 십년감수하는 줄 알았습니다. 복막까지 감염되어서 구멍이 났더라면 어떻게 되었을지 상상하고 싶지도 않군요.
여하튼 앞으로 며칠간은 상태를 지켜봐야 합니다. 지금 마취가 안 풀려서 바닥에 힘없이 누워 있어요. 지난번 생각이 나서 더 죽겠군요. 그때는 주말이기라도 했죠, 내일 당장 출근해야 하는데 가슴 아파서 어떡해요, 아 제길. 오늘 콩쥐 실밥 풀면 맛난 것도 이젠 잘 먹고 옛날의 건강한 먹보로 돌아갈 줄 알았는데, 이게 진짜 무슨 날벼락이랍니까.
그래도 의사선생님이 수술을 하기 전에는 멀쩡했는데 하고 난 뒤에 이리 되었으니 그 동안은 공짜로 치료를 해주겠다고 하시더군요. 크흑.
제발, 빨리 나으렴. 그리고 내일 아침에는 제발 뭣좀 먹자. ㅠ.ㅠ 약도 먹어야 하는데, 흑.
헉! 실밥만 풀면 되는 줄 알았는데 정말 이게 무슨 일이에요? 정말 많이 놀라셨겠어요. 그래도 복막까지 상하지 않아 정말 다행이에요. 늦었다면 어떻게 됐을 지 상상만으로도 아찔해요.
마취가 안 풀려 축 늘어진 애를 보는게 얼마나 안쓰러운데요.ㅠㅠ
얼른 콩쥐가 건강해져 lukesky님의 사랑스럽고 귀여운 먹보가 되기를 바랍니다. ㅠㅠ
이게 무슨 날벼락입니까. ㅠㅠ
아이구 이걸 어쩐답니까. 이럴 땐 진짜 녀석들이 말을 해줄 수 있었으면 좋을텐데요.
계속 봐주고 계시니 곧 다시 나을 거예요.
;ㅁ; 엄청 놀라셨겠어요. 얼마나 아프고 힘들었을까. 당장 내일도 떼놓고 나오려니 가슴이 많이 아프시겠어요. 듣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안쓰러운데.. 많이 예뻐해 주세요. 금방 좋아질 거라고 믿어요.ㅠ_ㅠ
아플때 어디가 아프다고 말이 통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저희 보리도 아주 가끔씩 간질 비슷한 증상을 보여서 그런 날은 뜬눈으로 지낸답니다…;ㅁ;
뜨어어어. 그래도 큰일나기 전에 발견해서 다행이에요. 힘내세요 콩쥐도 얼른 회복하길 ;_;
어쩐답니까.간만에 왔더니 그런 무서운 소식이. 콩쥐양이 부디 빨리 회복하여야할 터인데요. 세상에……루크님 힘내셔요! 파이팅! 간호하는 사람이 튼튼해야 간병도 잘 할 수 있는 겁니다.
헉!!!!! 콩쥐야~
부디 어서어서 낫기를
으헉 근데 왜 그렇게 된거지…암튼 더 나빠지기 전에 발견해서 다행이다 너도 놀랐겠네.
콩쥐도 그렇고 루크님도 엄청 놀라셨겠어요.ㅜ.ㅜ 말 못하는 짐승들이 아플 때 가슴이 더 아프더라구요.ㅜ.ㅜ 그나마 더 늦기전에 발견해서 정말 다행이에요. 루크님이 많이 예뻐하시니까 콩쥐 얼른 기운 차릴거예요.
고름이 터져서 어제부터 상태가 조금 나아졌던 걸지도..
흑, 아팠겠다, 콩쥐. ㅠ.ㅠ
아이고 콩쥐야ㅠㅠㅠ 말도 못하고 얼마나 아팠을까요.. 그래도 정말로, 더 늦기 전에 발견해서 다행이에요. 빨리 나아서 건강하고 활기찬 먹보가 될 거라고 믿습니다. 콩쥐도, 훈님도 화이팅!!
이유가 있어서 안 먹었던 거군요….ㅠㅠ 빨리빨리 건강해져서 밥을 퍽퍽 먹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어…그런데 ‘사과쨈’님이세요, 아님 ‘젬’님이세요?
헉 가끔 줄여서 쓸때가 있어서…사과쨈입니다.^^;;;
아우 콩쥐야 ㅠ_ㅠ 빨리 나아야 할 텐데요 ㅠ_ㅠ
핑백: 루크스카이, 하늘걷기
고양이는 이게 문제예요. 아파도 활동량이 줄어들 뿐이지 아픈티를 안냅니다. 크흑…
그래도 그 선생 양심이 있네요. 치료비를 안받겠다니. 아직 날이 더우니 조금만 방심하면 고름이 금방 다시 찹니다.(경험있음;) 약 잘 먹이시고요. 어서 말끔하게 새살이 차오르길 빌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