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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처음부터 늘 그랬던 것은 아니다. 네살 터울의 동성 형제란 그 간극만으로 무거운 존재다. 열 살짜리 꼬마 소년에게 형은 열네 살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권위를 지닌다. 열두 살짜리 샘에게 열여섯 살의 딘은 감히 넘어다 볼 수 없는 우상이나 진배 없었다. 비록 또래들보다 훨씬 어른스럽다하나 안경과 교정기로 비뚤어진 얼굴을 가리고 키득거리는 꼬마들 사이에 파묻혀 있는 샘에게 아버지의 재킷을 걸치고 자동차 핸들을 돌려가며 교사들에게 이죽거리는 딘은 모방과 경애의 대상이었다. 언제까지고 등을 보며 따라가야 할 길잡이였다. 쫓아가도 쫓아가도 가랑이가 찢어질 운명이라면 상대방이 몸을 돌려 나를 바라보게 만들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샘은 언제나 초조했다. 영원히 다가갈 수 없는 제논의 역설. 소년은 그 사이에 늙어 죽어버릴 것이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딘은 뒤에서 걸어오는 동생을 결코 잊지 않았다. 키우기 귀찮은 애완동물인 양 기어오르는 엉덩이를 장홧발로 걷어차며 무시하다가도 지나치게 멀리 떨어질라치면 마지못해 혀를 차며 서둘러 거둬들였다. 딘은 고개를 돌리고, 샘은 눈동자를 빛냈다. 배는 곯지 않았다. 애정도 곯지 않았다. 그저 매일같이 앞서 가는 자와 뒤처져 따라가는 자의 신경전이었을 뿐이다. 승자도 패자도 없는 평범한 실랑이. 샘은 온갖 기예를 발휘하여 형의 앞모습을 제것으로 만들려 애썼고 딘은 농담과 무시로 방어하며 철갑을 둘렀다. 그러나 알든 모르든 원튼 원치않든, 결론은 늘 정해져 있었다. 둘은 모두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 역시 늘 그랬던 것은 아니다.
그러고 보니 난 따라갈 손윗 형제가 없어서…. 이런 시선으로 세상을 본 적이 없었다는 걸 깨달았다. 아…
…. 뭔가…
좋아. 성장 이야기.
이거 좋다고 하는 건 자네 뿐인 것 같아. ^^
약간 완고한 맏이인 저는 이해하기 위해 한 번 더 읽어야 했죠. ㅎㅎ 상대의 입장에서 보는 것이라서 “흠, 저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하고 말이죠.
물론 동생들이 모두 저러는 건 아니죠. ^^ 샘이라서 좀 과장을 많이 섞긴 했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