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마리에 님의 팬픽 ‘헤븐 앤 헬 컴퍼니’ 설정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되도록 4시즌 16화를 보신 분들만 읽으시길 권합니다.
[#M_[SuPerNatural] 헤븐 앤 헬 컴퍼니 – 일상 Scene 4. |less..|사장아들 샘은 알바생 딘의 퇴근 시간에 맞춰 헤븐 앤 헬 컴퍼니에 도착했다. 준비는 완벽했다. 오늘 이후 과거의 시행착오는 망각 속으로 사라질 것이다. 하나부터 열까지 알바생 딘의 취향에 맞춘 데이트가 끝나면 샘은 그를 낭만이 뚝뚝 넘쳐 흐르는 자신의 아파트로 데리고 갈 테고, 그리하여 두 사람은 내일 아침 우아한, 아니 푸짐한 아침 식사를 함께 하게 되리라. 참으로 오랜 고난과 기다림 끝에 오늘 저녁만큼은 샘의 앞날에도 노란색 벽돌길이 깔려 있었다.
들뜬 마음으로 사무실에 도착한 샘을 가장 먼저 반긴 것은 알바생 딘의 신경질적인 목소리였다.
“하지만 그건 불가능하다고요! 책상 몇 개도 아니고 사무실 가득 쌓여 있는 저 서류더미를 좀 보십쇼. 저걸 밤새 추리고 정리하고 기록하고 복사하고 일일이 스태플러 찍고 아침 8시까지 각 부서장, 팀장한테 돌린 다음에 9시 전체회의 전까지 주요 파워포인트랑 차트까지 만들어서 대령하라는 게 말이 돼요? 게다가 캐터링 업체 연락해서 조찬 준비랑 간식까지 내오라고? 에이 씨, 내가 무슨 로보트야? 아님 나한테 요술램프라도 맡겨 놨나? 제가 정신줄 놓고 노처녀 두꺼비한테 장가를 가든가 아니면 복사기랑 컴퓨터에 귀신이라도 들리지 않는 한 하룻밤 안에는 불가능하다고요. 아차, 진짜로 귀신 들리면 사냥 해야 하니까 그건 더 안 되지. 하여간 어차피 나 오늘 저녁에 약속 있으니까 안 돼요. 죽어도 안 돼요!”
샘은 사무실 안에 들어섰다. 우대리는 한대 쥐어박고 싶다는 표정을 애써 감추고 반쯤 웃는 얼굴로 뺨을 실룩거리며 딘에게 말했다.
“자네는 우리가 왜 자네를 쓰고 있다고 생각하나? 자넨 알바야, 알바. 아무도 안 하는 일 대신 처리하고 갑자기 문제 터지면 시키는 대로 땜빵하는 게 바로 자네 일이란 말일세! 더구나 자네, 밤새서 이런 일 해 보는 게 한두 번인가? 이제껏 자네가 알과장 밑에서 이런 식으로 일해 왔다는 걸 자네도 알고 나도 알고 카대리도 알고 하늘땅 별땅 헤븐파 헬파 다 아는데 정말로 이렇게 나올 건가, 응? 솔직히 말해서 여태까지 알과장이 시키는 대로 다 하고 아직까지 제정신으로 살아있는 사람은 카대리와 자네 뿐이란 말일세. 대체 이 정도 일을 하룻밤 새에 해 낼 수 있는 사람이 알과장이 총애하는 자네 정도 아니면 누가 있겠냐고!”
그 때 피곤에 찌든 몸을 책상에 기대 가까스로 버티고 있던 카대리가 후들거리는 팔로 책상을 밀어내며 똑바로 서려고 시도했다. 사실 사장아들 샘은 그 때까지 카대리가 거기 있다는 사실조차 알아채지 못했다. 카대리의 와이셔츠와 넥타이는 평소보다도 더욱 구질구질했고 코트 자락은 빨리 다림질을 해달라고 온 몸으로 자기주장을 하고 있었으며, 뺨에는 평소보다 훨씬 거뭇하게 수염이 자라 있었다. 그의 트레이드마크로 불리는 다크서클은 며칠 전에 비해 기하급수적으로 세력을 넓혀나가 이제는 온 몸을 거의 다 장악한 듯 보였다. 무엇보다 가장 놀라운 사실은 평소에도 인간만사를 초월한 양 무슨 일에도 동요하는 법 없는 그의 눈동자가 초점도 거의 맞추지 못하고 반쯤 풀려 있었다는 것이었다.
“딘.”
“카대리님, 제발, 오늘은 안 돼요.”
알바생 딘이 신음에 가까운 소리로 애원했다.
“나도 정말 이러고 싶지 않네만, 어쩔 수 없네.”
카대리는 듣고 있는 사람이 지쳐 나가떨어질 정도로 피로에 절은 목소리로 담담하게 딘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자네밖에 부탁할 사람이 없어. 나도 자네에게 이런 힘든 일 따위 시키지 않고 저기 사장아들과 마음 편히 데이트 하라고 보낼 수 있다면 무슨 짓이든 하겠네. 한데 문자 그대로 2주일 동안 한 숨도 못자고 일했더니 똑바로 서 있기도 힘들군. 부탁이니 내 목숨 한번 살리는 셈 치고 이번만 좀 도와주게. 자네가 이 일을 해주지 않는다면 지난 2주일 동안 내가 고생한 일이 모조리 헛수고가 된다네. 그러면 알과장이 나한테 무슨 짓을 할지 한번 상상해보게나.”
카대리가 잠시 말을 멈추자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카대리의 운명을 떠올리고는 저도 모르게 몸서리쳤다.
“만일 시간 내에 업무를 완수해주면 앞으로 한달 간 내가 자네 점심을 책임지지. 회사 식당 말고 바깥에서 말일세. 아, 그리고 저녁 때에도 가고 싶은 데가 있다면 불평않고 원하는 대로 어디든 다 데려다 주겠네. 물론 일단 야근이 없어야 가능한 일이겠지만. 그리고 다음부터는 창고와 복사실 문을 예고없이 벌컥벌컥 열지도 않겠네. 자네 책상에 있는 이상야릇한 물건들의 쓰임새를 묻지도 않을 거고 자네가 원한다면 담배와 커피도 끊을 용의가 있어. 그리고 또 …”
점점 더 심각해지던 카대리의 횡설수설이 이윽고 집이라도 팔아 딘의 식비를 대겠다는 곳에 이르자 알바생 딘이 바람 소리를 내며 우대리를 향해 휙 몸을 돌렸다.
“알았어요. 할게요!”
“응?”
우대리는 딘의 갑작스러운 대답에 잠시 말을 더듬거렸다.
“한다고요, 제기랄. 시간 내에 반드시 완수할게요. 내일 아침에 거의 좀비같은 몰골을 하고 나타나면 우리 회사 예쁜이들이 많이 실망할테지만, 천사같은 우리 카대리님이 곧 기절할 표정으로 저러고 있는데 안 할 수가 없잖아요. 에잇, 이건 사기야!”
딘은 툴툴거리며 재킷을 벗어들고 소매를 걷어부쳤다. 그리곤 카대리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카대리님이니까 제 한 몸 희생해서 해 드리는 거예요. 결과가 제대로 나올지는 모르니까 나중에 저 원망하시면 안 돼요. 아, 그리고 아까 한 약속은 다 지키시는 거죠?”
딘은 카대리의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책상 위에서 서류를 한아름 안아들더니 끙끙대며 복사실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어…..딘?”
순식간에 벌어진 일에 보릿자루마냥 멀뚱하게 서 있던 샘이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딘의 소매를 붙들었다.
“저기… 우리 오늘 데이트는?”
“아, 맞다. 샘, 미안. 보다시피 이렇게 되어 버려서 오늘 약속은 취소해야 할 것 같은데. 며칠 뒤에 내가 체력 회복한 다음에나 보자고. 그건 그렇고 우리 한 달 동안 점심은 같이 못 먹겠다. 방금 카대리 님이랑 장기계약 맺었거든. 아, 그렇지!”
딘이 어깨 너머로 우대리를 돌아보며 장난기 어린 얼굴로 씨익 웃었다.
“우대리님, 앞으로 우대리 님도 한달 동안 혼자서 밥드시려면 쓸쓸하니까 여기 사장아들 샘이랑 같이 먹는 건 어때요? 이 친구 징징대는 거 꽤 귀엽거든요?”
과감하게 찡긋 윙크까지 해 보인 딘은 누구에게 엉덩짝이라도 채일까 두려워하는 사람처럼 말을 끝내자마자 쪼르르 문 밖으로 달려나갔다. 갑자기 사무실 가득 정적이 내려 앉았다. 한참 뒤, 딘이 사라진 문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던 카대리가 중얼거렸다.
“딘은 정말 착하지 않나?”
곰같은 덩치를 제외하고는 공통점이라고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는, 헤븐 앤 헬 컴퍼니 최고 앙숙인 우대리와 사장아들 샘은 순간 서로 인정하고프지 않으나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동지애에 휩싸였다. 두 사람은 마치 다크서클이 한 꺼풀 벗겨진 듯 가까운 사이가 아니라면 절대 눈치챌 수 없을 정도로 미묘하게 밝아진 카대리의 얼굴을 바라보며 동시에 중얼거렸다.
“……타락해 버릴까.”
+++++
대세는 넘어갔다.
이 시리즈 카대리 히로인 확정!! >.<
_M#]
난 샘이 데이트 바람 맞고 열받아서 알과장님 뭉개는 장면이 나오는 줄 알았는데. ㅋㅋㅋ 너무 웃겨. 카대리 너무 귀엽다~
아무래도 우대리하고 샘하고 정들겠어. >.<
알과장님 뭉개러 가야 하나. ^^*
우대리….우대리를 어이하면 좋을꼬.
으하하하하하하하하. 우리 카대리님 불쌍하면서도 귀여워서 어떡해요. 일에 치여 좀비 직전의 모습이 안쓰러우면서도 너무 귀엽고 딘의 친절에 흐뭇해 하는 모습은 너무 사랑스럽고. 엉엉엉. 너무너무 귀엽고 큐티하고 차밍하고 사랑스러우신 것이와요.
그리고 우대리와 사장아들 샘의 연대가 곤고해져 나름대로 알바생딘과 카대리를 훼방놓기를 기원합니다. 우히힛.
카대리의 히로인 확정을 감축 또 감축 드리오며 16화 사랑스러우신 천사님을 한 번 더 보러가야겠어요. 재미있는 글 정말 감사히 읽었습니다~^^
카대리님 너무 귀엽죠. ㅠ.ㅠ 한 문장만 설명해도 다들 그 “얼굴”을 떠올릴 수 있다는 게 정말…ㅠ.ㅠ 아아, 어쩜 그리 사랑스러운지 히로인에 등극시키지 않고서는 배길 수가 없었어요. ㅠ.ㅠ
큭큭큭큭큭큭큭큭큭큭
불쌍한 표정 짓는 카대리도 귀엽고, 거기 넘어가는 딘도 귀엽고 열받은 샘도 귀엽고 딘 괴롭히는 우대리도 귀엽고 ㅋㅋ 이 회사 사람들 다 왜 이래.
이 회사 사람들이 원래 좀 이래. >.< 이런 데서 보람 찾는 사람들이라, 으하하하하하핫.
아아..카대리님…;ㅂ; 이런것 저런것 까지 다 해주고서야 겨우 시키는 일을 해 준 딘에게 착하다니..
우리엘이 타락한 심정이 이해가 가요.
아 정말 이 회사의 카대리님은 왜이렇게 사랑스러운건가요.;ㅂ;
카대리님은 천국에서도 무지 사랑받으실 거 같지 않나요? 우리엘도 그렇고, 애나랑 다른 상관님도 그렇고. 카스티엘 사랑으로 대동단결하고 있을 거 같아요. 흑흑흑.
우대리랑 새미가 동지애에 휩싸이는 장면을 보게 될 줄이야….ㅋㅋㅋ 가뜩이나 피곤해보이셔서 보듬어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 카대리님…2주동안 야근하신 카대리님보고 어떻게 ‘싫어욧’ 할 수가 있겠어요.>.<
돈 모아서 보약이라도 한 첩 지어드리지 못할망정 말이죠. ^^*
핑백: 루크스카이, 하늘걷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