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란 끔찍한 시기다. 소년 자신에게도,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지시에 따라 이제야 겨우 익숙해진 학교를 내일 당장 그만두고 짐 목사님 댁으로 옮겨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열세 살의 샘 윈체스터는 발정기에 접어든 늑대인간 못지않게 불쾌한 소리로 찡찡거리며 온갖 불평과 짜증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10분 뒤, 고개를 숙이고 묵묵히 짐을 싸고 있던 딘 윈체스터가 드디어 폭발했다.
“야, 이 씨발년아. 제발 그 주둥아리 좀 닥치지 못해? 네가 무슨 오뉴월에 머리 풀어헤치고 속옷 바람으로 뛰어다니는 광년이냐? 아니, 네 입에서 한 마디라도 더 듣느니 차라리 광년이랑 한 방을 쓰겠다. 이거 뭐 사내자식인지 불알 떨어진 고자놈인지 계집년인지 입만 열면 하루 종일 불평불만에 이거 싫어 저거 싫어 쫑알쫑알 징징징. 바람맞은 미친년도 아니고. 제발, 새미, 제발 한 번만이라도 그 잘나빠진 밥구멍 좀 다물고 시키는 대로 하면 안 되냐? 응? 지금 당장 그 아가리에 지퍼를 채우지 않으면 내가 친히 그 안에 암염탄을 채우고 내 장화를, 그것도 두 짝 다, 안에 일주일 묵은 양말을 쳐넣은 채로 쑤셔 박아줄 테니 좋은 말로 할 때 그만 두는 게 좋을 거다, 알았냐? 알아들었으면 닥쳐, 닥쳐, 제발 좀 닥치라고!!”
샘은 속사포처럼 쏟아지는 욕설의 향연에 할 말을 잃었다. 딘은 머저리처럼 입을 휑하니 벌리고 서 있는 샘을 무시한 채 다시 옷을 개기 시작했다.
“씨발년.”
딘이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들으라는 듯이 중얼거렸다. 딘 윈체스터는 또래들보다 입이 험한 편에 속하긴 했지만 어린 동생에게 장난스레 던지는 욕설에는 늘 자그마한 애정의 기미가 남아있었다. 샘이 눈가에 눈물을 달 때마다 계집애라고 놀리긴 해도 그것은 욕이라기보다 애칭에 불과했다. 그래서 딘의 어조에서 이제껏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격렬한 분노를 접했을 때, 샘은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듯한 충격을 느꼈다.
그러나 샘 윈체스터는 딘 윈체스터의 동생이었다.
몇 초 후, 부당한 욕을 얻어먹었다는 억울함이 소년의 감정에 호소하기 시작했다. 전신의 뼈마디가 뜨끈하게 저려오면서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질 정도로 화가 치밀었다. 마침내 샘은 주체할 수 없는 분노에 온 몸을 부르르 떨며 새빨개진 얼굴로 소리쳤다.
“이, 이, 머…멍청아!”
순간 방 안에 정적이 감돌았다. 깜짝 놀란 딘이 손을 멈추더니 잠시 후 어깨를 부들거리기 시작했다. 샘은 반항적인 자세로 두 다리를 벌리고 선 채 숨을 씩씩거리며 형을 노려보았다.
영원과도 같은 시간이 흘렀다.
“어, 그래, 내가 멍청이 할 테니 넌 씨발년 해라. 맙소사.”
딘이 한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목구멍 사이로 새어 나오는 웃음소리를 막기 위해 최대한 쥐어짜는 목소리로 말했다. 샘은 딘의 상태를 눈치 채지 못한 채 아직도 양 주먹을 꼭 쥐고 도끼눈을 뜨고 있었다.
“잔말 말고 짐이나 싸, 임마.”
딘이 한층 누그러진 목소리로 샘의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그로부터 두달 뒤, 아버지가 목사관으로 형제를 찾아왔을 때에야 비로소 샘은 그 동안 아버지가 병원에 입원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 끝
+++
바로 그 단어들의 유래.
이랬던거였군요. ㅋㅋㅋ 그동안 도대체 언제부터 저렇게 부르기 시작한건지 궁금해 했었는데 말이죠. 새미에게는 충격이 컸겠지만……진심으로 폭발해서 욕하는 딘희는 참으로 섹시하군요…^^; 새미는 정말 어쩔 수 없엉 빗취구요. 아우~ 귀여워라. 그나저나 사춘기 시절의 새미 성질 받아내느라 딘형아 고생 좀 했겠어요.
솔직히 새미 사춘기 때 얼마나 뾰족했을까 생각해보면 딘이 측은하게 느껴집니다. 덕분에 지금 이렇게 약간은 말랑말랑하게 넘어갈 수 있는 애가 되지 않았나도 싶고 말이죠.
딘희는 욕을 해도 섹쉬하지요! >.<
으하하하하하하
와하하핫. >.<
역시 루크님.
진짜 똘똘하게 할말 다하는 새미였지만 어쨋든 그냥 성질나서 하는 욕지거리엔 약했던거군요.
저 사건을 계기로 샘은 부단히 노력해서 형을 말빨로 이기게 되는건가요.ㅎㅎ
샘은 말다툼은 조목조목 따져서 잘 할 것 같은데 상대가 저렇게 나오면 무지 당황할 것 같지 않나요? 특히 저 때는 워낙 어렸으니. ^^* 물론 나중에 나이가 들면 딘한테 익숙해져서 거침없이 대꾸하고 빈정거리게 되겠지만요.
와하하하하하하 이렇게 그 기나긴 전통이 시작된 거구나. ㅋㅋㅋ 빗취를 우리말로 하면 저 정도로 쎈 욕이었던거지? 얘네들 때문에 귀엽게 느껴져서리ㅋㅋ
뭐, 사실 여자한테는 심한 욕이지만 남자한테 “bitch”라고 하면 장난기가 들어있으니까 말이야. 울 나라 남자들도 남자들끼리는 “미친년” 운운 하고 장난치며 놀더라고.
이 씨*년아,에서부터 미친 듯이 웃었어..
푸핫. 분노에 떨면서 겨우 뱉은 말이 멍청아라니. 아 이렇게 귀여워도 되니?
나 ㅆ이 들어가는 이렇게 심한 욕 내 블로그에 글로 쓰는 거 처음이라우, 푸하하핫. 샘이 저 말을 들었을 때 딘이 얼마나 힘이 빠졌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