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나 씨….

제가 한 말은 아닙니다만, 인용하겠습니다.
‘반지의 제왕은 신화입니다. 트로이 역시 신화입니다. 하지만 광개토대왕은 역사입니다.”


우리는 잘못된 역사를 배워왔다.
통일신라에서 비롯되어 일제 강점기와 분단의 시대를 거치면서 우리만큼 왜곡된 역사서를 자손에게 외우게 한 나라가 또 있으랴. 그것도 스스로의 손으로 왜소화시킨 자신의 역사를.
그 과정에서 우리는 고조선의 뿌리를 잃어버리고, 만주의 고구려를 빼앗겼으며 대륙백제를 상실했다.
잃은 것은 땅만이 아니었다.
좁은 반도 내에 갇혀 살게 되면서 우리는 본연의 혼(魂 )도 잃었다. 끼리끼리 당파를 짓고 눈앞의 이익에만 집착하여 서로를 뜯으며 하루하루를 연명하고 있는 오늘 우리의 모습이 그 결과다.
단군 조선에서 뿌리내려져 이어져온 우리의 진짜배기 역사를 한점에서 조명해보고자 한다. 광개토태왕이 살았던 그 시점이다.
그 작업은 최소한 나의, 우리의 진짜 모습이 어떤 것인지를 깨닫게 해주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 태왕사신기 ‘시놉시스’ 중에서

반지의 제왕과 같은 신화를 만들고 싶다면, 당신네들의 신화를 만드십시오. 당신들의 인물과, 당신들의 설정과, 당신들의 상상력이 해방되는 한 한껏, 멋진 신화를 만드십시오. 주몽의 오이,마리,협보가 사실은 형태를 바꾼 단군의 풍백, 운사, 우사 라든가, 저같은 만인이 인정하는 상상력부족 인간도 신화는 만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역사 드라마를 만들고 싶다면, 역사 드라마를 만드십시오. 물론, 작가분이시니 아래쪽에서 자료를 열심히 모아다 주시겠지요. 네, 하지만 기억하세요. 인터넷에서 긁어온 것들이나, 어디선가 본듯한 내용으로, 혹은 ‘이게 더 재미있을 것 같아서’ 라는 생각으로 역사를 왜곡하진 말아주세요. 우리에게 잃어버린 역사를 찾아주고 싶다면서요? 고구려로 스스로 자랑스럽게 여기게 만들고 싶다면서요???? 중국따위 신경쓰지 말고 만들라는 말을 들으셨다면서요? 그렇다면 다시 한번 시놉과 설정을 읽어보고 잘 생각해보십시오. 과연, 저게 ‘자랑스러운 고구려의 역사’입니까? 당신네들은 우리의 고구려를 깎아내리고 있는 게 아닙니까? 가벼운 생각으로 신화와 역사를 결합시키면, 돌이킬 수 없는 실수가 될 수 있음을 기억하십시오.

환타지라는 이름으로 역사를 왜곡하지 말 것이며, 환타지라는 이름으로 남의 상상력을 도용하지 마십시오. 가장 무서운 것은,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이어온 바람의 나라가, 사람들의 가슴 깊이 새겨져 있다는 사실입니다.
무서운 일이죠. 어떤 가요 작곡가가 어느날 노래 한곡을 작곡한다고 어떤 멜로디를 자랑스레 내밀었는데, 그 노래를 듣는 사람이 다들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아’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면. 그리고 그 노래가 비틀즈의 노래를 연상시키고, 평소에 그 작곡가가 평소에 비틀즈의 곡을 쓰고 싶다고 말해왔다면 말이죠.

당신들이 ‘바람의 나라’를 드라마화 하고자 김진 선생님과 접촉을 했다는 것은 [비록 송지나씨는 들은바 없다고 말씀하시지만] 벌써 프로덕션 내부에서 그 내용에 대한 조사와 자료검토가 끝났다는 이야기입니다. 내 장담하건대, 당신들이 시나리오를 쓴다고 모아온 자료에는 분명 ‘바람의 나라’가 들어 있을 것이며, 옆에 두고 읽어보면서 고개를 끄덕거리고 있을 겁니다. [네, 아래 쪽에 있는 다른 분들의 사정은 송지나씨도 모르기는 마찬가지죠 ^^* 그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고 어떤 자료를 어디서 모아 어떻게 구성해서 넘겨주는지, 송지나씨도 모르시겠죠. ^^* 그럼요, 그럼요]

서적, 게임, 영화등 다양한 소스로 만드시겠다구요? 물론이죠. 광개토대왕 정도면 그럴 자격이 충분할 겁니다. 그게 ‘순수한’ 당신네들의 광개토대왕이라면, 그게 ‘역사적으로, 정치적으로, 도덕적으로, 사회적으로’ 올바른 내용이라면 말입니다. [내 보기엔 오히려 중국에게 좋은 일을 해주고 있는 듯 보입니다만]

억울하시죠? 우리가 이상한데서 딴지 거는 것처럼 보이시죠? 스스로 열심히 이야기를 만들고 자료를 조사하고 있는데, 조금 비슷하다고 도용이라니? –;; 김종학 피디님과 만나고 오셨다고 하더군요. 솔직하게 말해달라고 하십시오. [하긴, 가장 솔직한 이야기는 역시 ‘자금문제’일 것으로 생각됩니다만] 정말로 허심탄회하게, 김진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던 다른 피디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십시오. 권력과 돈을 가진 자들이 어떤 식으로 작가들을 억압하고 그들의 작품을 모욕하고 왜곡하는지는 ‘작가’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당신이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제발 그러길 바랍니다. -_-;;;;] 이 기본 시놉을 함께 만든 다른 시나리오 작가들과 이야기해 보십시오. 과연, 순수한 당신의 상상력과 창조력으로 저 이야기가 만들어진 것인지 되새겨보십시오. [하느님 맙소사, 보지 않고서는, 의도적이 아니고서는 저렇게 동일 인물에 저런 동일 설정이 나올 수가 없어요 -_-;;;]

그리고 제발, 저 레포트를 짜집은 듯한 여기저기 기운 ‘소위 광개토대왕’ 스토리만은 그만두길 권하고 싶습니다. 우리도 ‘자랑스러운 고구려’이야기 좀 가져봅시다. -_-;;;;

별님사랑 – 송지나 씨의 글
네이버 애나님의 글

송지나 씨….”에 대한 9개의 생각

  1. 핑백: 내 마음 속 폭탄상자

  2. Hyades

    너무 어이없어서 언급할 가치도 못느끼고 있지만. 역시, 말을 않하는건 봐주는걸로 넘어갈 수 있을 듯. 요샌 다들 심심하면 한방씩 터뜨려주니 엊그제 뉴스에서 무슨 큰일이 있었는지도 기억안나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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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핑백: 냐옹냐옹냐옹

  4. 아이스

    이것도 설마 ‘만화를 우습게 보는’ 우리네 풍토인가요?-_-+
    신일숙님때 리니지 패소사건도 분통 터졌는데 이젠 아예 인용했다는 시늉조차도 안내는군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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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lukesky

    아이스/그렇다고 봐야겠지요…-_-;;; 요즘 살빠지고 혈압오르고…장난이 아닙니다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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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핑백: 내 마음 속 폭탄상자

  7. 핑백: 내 마음 속 폭탄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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